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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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 역사학자식민사관과 능력지상주의
“조선 왕조는 중기 이후 사화(士禍), 당쟁(黨爭) 등의 내분을 거듭하면서 정체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위기를 맞이해서도 청국(淸國)에 기대어 잔명(殘命)을 보존하려는 면모를 보였을 뿐이다. 일본이 청국 세력을 몰아내고 조선을 독립시켜주는 한편으로 선의(善意)에서 우러나온 충고와 조력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그를 거부하고 다시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이는 등 사대주의적 구태(舊態)를 답습했다. 비정(秕政)은 계속되었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으며, 러시아의 야욕은 갈수록 노골화하여 결국 일본은 전쟁을 통해 동양평화의 항구적 기틀을 다지는 수단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후에도 일본은 조선이 독립의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힘써 도왔으나, 조선은 오히려 헤이그 밀사 사건이나 안중근의 흉행(兇行) 등으로 일본의 선의를 배신하고 동양 전체의 화근(禍根)이 되었으니, 일본 천황은 마침내 조선인이 일본인과 함께 문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병합의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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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 칼럼니스트
민주주의 셔터를 누를 준비가 되셨습니까
가을이 깊어갑니다. 이 글이 올라갈 즈음이면 설악산에는 단풍이 절정을 지나고 있겠네요. 10월이 가기 전에 속리산, 내장산까지 백두대간을 따라 한반도의 산들이 불 타듯 물들겠지요. 한국의 가을은 한번 보고 지나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색의 미학을 과시합니다. 한해 내내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도 문득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숲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우러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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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 변호사카카오의 책임, 이렇게 물어야 한다
최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평가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와 SK의 책임소재는 법정 공방에 의해 판가름날 것인데, 어느 한쪽만의 책임으로 결론날 것 같지는 않고 양측의 책임이 인정되고 과실 비율을 다툴 것이다. 필자는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본 뒤, 각 관계자의 입장을 하나하나 생각해보고 글을 쓰는 편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엔지니어의 입장을 더 잘 설명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분쟁을 다루는 변호사의 관점에서 각 플레이어들의 이해 충돌, 조정에 모든 생각이 귀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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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님 · 칼럼니스트기악음악의 여왕 ‘협주곡’
언젠가 방송에 나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께서 젊은 시절의 이런 일화를 들려주었다. 데뷔하고 얼마 있다가 유럽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게 되어 리허설에 들어갔다. 차이콥스키의 D Major 협주곡을 연주하기로 되어있었다. 리허설 전에 악장이 “D메이저 협주곡!” 하고 단원들에게 싸인을 주었고, 잠시후 지휘자가 나와서 연주를 시작하는데, 그 서주가 차이콥스키가 아니고 브람스 아닌가! 그렇지않아도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순간 아찔했고, 급히 정신을 가다듬고 브람스의 악보를 떠올리며 독주 바이올린이 나오는 부분부터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무사히 리허설을 마치자 단원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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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 심리상담사
가족내 ‘침묵이라는 폭력’에 대해
조폭 영화에서는 두목이 부하에게 직접적으로 상대방을 죽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한마디를 흘릴 뿐이다. “저 새끼가 참....” 그 말을 듣게 된 부하는 알아서 두목이 싫어하는 사람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죄 값을 치르기 위해서 감옥을 가게 된다. 박중훈이 나왔던 <게임의 법칙>이라는 영화의 장면이다.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다. 영화는 우두머리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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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부산에서 만난 ‘아름다운 동화’같은 영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영화들은 새로운 형식의 연출로 신선함을 주었고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적인 서사나 연출방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영화에는 늘 옛것과 새것이 교차한다. 색다른 방식이 파격적으로 튀어나온다기보다는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앞선 감독들의 연출로부터 영향을 받고 조금씩 변주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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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희 · 경희대 국제지역연구원 교수문화는 어떻게 계급화될까요?
나는 이따금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인터뷰 영상을 만듭니다. 마음이 내켜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기적이지도 않고 형식이 따로 있지도 않습니다. 올 초에는 음악 여행가 신경아 선생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신경아 선생님은 『세상 끝에서 만난 음악』의 저자입니다. 이 책은 지중해 국가와 아프리카 북부의 오지를 여행하면서 박물관이 아닌, ‘지금’ 살아서 숨 쉬는 음악들을 현장에서 채록하고 그 과정에서 겪은 일화들을 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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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리즈’가 실패한 이유는 ‘진주’를 추종해서?
리즈 트러스(Liz Truss) 영국 총리가 사임했다.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에 시달려 왔기에 사임 자체는 놀랍지 않지만,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사임한 것은 다소 놀랍다. 영국 타블로이드지인 데일리스타(Daily Star)는 ‘트러스 총리가 양상추보다 오래 버틸까’(Will Liz Truss outlast this lettuce?)’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둘의 대결을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양상추가 시들기 전에 물러나는 바람에 패배를 안고 말았다. 이로써 임명된 지 44일 만의 퇴임이라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의 오명까지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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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노벨 물리학상의 의미②...굴하지 않은 과학자들
양자역학이 벨의 부등식을 위배한다는 사실을 훨씬 정확하게 실험으로 보인 사람은 알랭 아스페였다. 1974년에 파리 근교에 있는 광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게 된 아스페도 벨의 논문에 마음이 꽂혔다. 그는 벨의 부등식을 실험으로 확인하겠다고 지도교수였던 크리스티앙 잉베흐(Christian Imbert)와 상의했는데, 다행히 클라우저의 지도교수와는 달리 아스페의 지도교수는 아스페를 격려하며 제네바에 가서 벨을 만나보라고 했다. 벨을 만난 아스페는 그에게 자기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그런데 벨은 아스페의 기대와는 달리 이렇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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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노벨 물리학상의 의미①...아인슈타인 너머
알랭 아스페, 존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 2022년 올해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자들이다. 노벨상 위원회에서는 “얽혀있는 광자 실험과 벨 부등식의 위배와 양자 정보과학을 개척한 공로로 위 세 명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얽혀있는 광자, 벨 부등식의 위배, 양자 정보과학. 세 가지 모두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하기란 무척 힘든 내용이다. 하지만 굳이 위 세 가지 내용이 담고 있는 심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물리학을 떠나서 이 세 명이 이룬 업적이 지닌 또 다른 의미를 살펴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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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유명우보다 못한 딱 한가지, 윤석현의 아쉬움
며칠 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년 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다 접고 연락이 두절된 윤석현 관장이었다. 통화내용인즉 복싱 후배가 개관한 복싱체육관에 한 달 전부터 출근,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윤석현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윤석현은 1972년 4월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윤영수옹은 청년 시절 당진에서 개최된 20㎞ 단축마라톤 대회를 여러차례 석권한 마라토너였다. 그 때문인지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선수로 활약한 윤석현은 천부적으로 체력과 힘이 특출났다. 윤석현이 나고 자란 충남 예산은 추사 김정희, 매헌 윤봉길의 고향이고 운동선수로는 축구의 황선홍, 씨름의 박광덕이 이 고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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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엘리자베스’가 가고 ‘리즈’가 왔지만...
최근 영국 정치계에는 두 명의 엘리자베스(Elizabeth)가 서로 바톤을 주고 받았다. 첫 번째 엘리자베스는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이고 두 번째 엘리자베스는 총리 리즈 트러스(Liz Truss)다. Liz도 Elizabeth의 약칭(diminutive)이기 때문이다. 리즈 트러스의 여권에는 Elizabeth Truss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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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 대중문화평론가‘작은아씨들’ 소설에서 드라마로, 여성 서사의 진화
소설 <작은 아씨들>은 오랜 시간 다양한 매체의 수많은 작품으로 ‘재매개’(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의 표상 양식, 인터페이스, 사회적 인식이나 위상을 차용하거나 나아가 개선하는 미디어 논리-편집자주)됐다. 작은 아씨들이 처음 쓰여진 19세기, 당시로서는 진취적이고 다소 파격적으로 보였던 네 자매의 인생 여정은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이 살고 싶은 삶의 방향을 찾아 떠나는 자매들의 모습에 당시 여성들은 열광했다. 이 소설은 네 자매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매우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그려,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까지 명작 소설로 꼽히며 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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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 칼럼니스트무책임하고 위험한 “전술핵 재배치” 주장
북한의 핵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북한은 전략핵은 물론 전술핵의 사용 가능성까지 명문화하며 노골적으로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부산지역 한 여당 국회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를 관철시키겠다는 공약으로 당대표 경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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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 파리 통신원술 권하는 사회, 프랑스에서 금주하기
‘응답하라 1994’에도 나왔던 스텐 대접 그릇에 술 말아먹던 대학가 MT문화. 사회에선 회식 문화, 밤문화까지 이어지곤 했던 우리의 음주 문화. 그래서 대한민국은 술 권하는 사회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 했다. 지난 2018년 세계건강보건기구(WHO)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의 음주량은 세계 평균 6.8리터(ℓ)를 월등히 추월하는 남자 16. 7리터(ℓ), 여성 3. 9리터(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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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구 · '백만개미' 유튜브 운영자‘증시의 봄’은 언제쯤 올 것인가?
요즘은 “무주식이 상팔자!”란다. 주식 계좌 상태가 너무 무서워서 열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생각하면 “내가 이 짓을 왜 시작해서 이런 고생을 하지?” 후회가 막심하다. 신용으로 주식거래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내돈 주고 좋은 주식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으던 ‘삼성전자’, ‘카카오’를 사서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몇 십프로(%)가 졸지에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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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 글쟁이(주)대표“한자음(音) 위해 창제?” 세종 ‘육성’ 들어보자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목적은 한자음(音)을 정확하게 배우고 구사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널리 퍼진 낭설이다. 이를 퍼뜨린 인물 중 한 명이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다. 그는 책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중 ‘백성에게 바른 한자음을 가르치다’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다음은 그의 인터뷰 중 관련 부분. - 한글 창제의 목적에 대해 논란이 있다. 당시 중국어를 잘 표기하고 배우기 위해 발음 기호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다. 서문에 보면 어린 백성이 의사소통을 못 하니까 … “중국과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 백성이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이야기 아닌가? “아니다. 정확히 읽어보면, 어린 백성들이 중국과 말이 달라서 뜻을 펴지 못한다. 이렇게 돼 있다. 그러니까 중국인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 그렇게 돼 있다.” - 어린 백성이라는 것은 조선의 민중이 아니라 ‘어린 우리 조선사람들’이 되는가? “왕의 통치를 받는 대부(大夫), 사(士) 계급을 말한다. 문자를 사용해 중국과 외교 관계를 갖거나 시문을 짓거나 하는 사람들이 중국과 말이 달라서, 음이 달라서 뜻이 안 통한다는 뜻이다. 노비까지 포함하는 전 민중적인 그런 의미의 백성은 아니라고 본다. -출처: 중앙일보, 「역사에서는 성공이 실패의 어머니」,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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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 · 이코노미스트환율, 금리, 그리고 죄수들의 딜레마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다시 ‘빅 스텝(50bp)’으로 인상했다. 지난 7월 당시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을 단행할 당시만 하더라도 다시는 50bp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였던 상황이 불과 3개월 만에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말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연준의 잭슨홀 미팅, 8월 물가 쇼크 등을 통해 종전과 비교할 때 “(연준의 행보에 대한) 전제가 달라졌다”며 빅 스텝 재개를 시사했다. 따라서 엄밀히 보면 이번 인상은 통화당국이 자신들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해 적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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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 · 독서 인플루언서급급한 스트라이크보다 삶을 즐기는 볼의 가치를
간만에 배꼽을 잡고 웃으며 포복절도하다가 권력의 서늘한 계략에 놀라고, 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게 만드는 소설을 읽었다. 작가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프로야구 원년에 출범해 만년 하위팀으로 머물다 4년만에 해체된 추억의 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와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자라난 한 소년의 성장기를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의 권력 속성을 조명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