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
칼럼니스트
박정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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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내란척결·윤어게인’ 걷어찬 유권자의 승리
한마디로 “정치의 무가치함과 싸운 유권자의 승리”였다. 인기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이 ‘변은아’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되찾는 것과 비슷했다고나 할까. 유권자는 ‘변은아’고 정치권은 ‘황동만’이었다. ‘국민의 삶과 유리된 채 따로 가는 무가치한 정치 말고 제대로 된 민생 정치를 하라’는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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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종교와 유튜브: 카리즈마적 권위의 함정
1997년 대선 TV 토론회장.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후보 간의 라이브 토론이 끝난 뒤 로비에서 기사를 정리하는데 누군가가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아무개 라고 합니다. 기자님이시죠?” “네 그렇습니다만.” “저는 한나라당 경신회 멤버로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경신회요?” “네 경신회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전국의 역술가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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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②차기대통령, 보수 후보 물건너 갔을까?
파면의 세번째 요인인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 는 워낙 잘 알려져 있어서 길게 부연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집권하면 제왕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그걸 쟁취하기 위해 사생결단으로 싸운다. 싸움에 이겨 집권하면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마음대로 휘두른다. 야당이 따지면 외면하고, 외면당한 야당은 더 호되게 몰아세운다. 그러다 대통령이 한번 엉뚱한 실수를 하면 국정이 파국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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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① 왜 보수는 두 번이나 대통령 파면 당했나
보수진영 대통령이 두 번 연속 파면을 당하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대통령 본인의 문제, 둘째 소속 정당의 문제, 셋째 정치구조의 문제다. 어느 한 가지 요인만으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파국이 오지는 않는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굳이 비중을 따지자면 지난 두 번의 파면은 첫째 요인인 ‘대통령 개인의 문제’ 가 컸다. 두 대통령 모두 권력을 운용하는 방식이 낡았다. 권력의 사유화, 밀실정치, 여론에 대한 무관심, 집권당의 사당화, 국회 무시 같은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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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계엄..그 미스터리
평생 또다시 계엄을 겪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더구나 이렇게 황당하고 부실한 비상계엄을 겪을 줄은 정말 몰랐다. 대통령 담화가 발표될 때 마침 젊은 세대 직장인들과 저녁 자리를 파하기 직전이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42살이었으니 아무도 계엄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였다. 대통령 담화 소식에 자리가 술렁거리자 20대 친구가 “계엄이 뭐에요?”라고 내게 물었다. 옆에 있던 또래의 대답이 이랬다. “야! 너 <서울의 봄>도 못봤어? 계엄을 모르게.” 우리 세대가 이들에게 죄를 또 하나 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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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사진과 정치 ② 우연과 기획과 조작의 상징들
1993년 3월의 어느 날 남아공 출신 사진기자 케빈 카터는 혹독한 기근에 시달리는 수단의 아요드 마을 식량 배급소 근처에서 한 아이를 발견한다. 바닥에 엎어져 있는 아이의 뒤에는 무섭게 생긴 독수리가 보였다. 며칠 뒤 <독수리와 어린 소녀> 사진이 《뉴욕타임즈》 1면에 실리자 먼 나라 얘기 취급받던 수단의 기근은 세계적 관심 한가운데로 끌어 올려졌다. 카터는 이듬해 퓰리처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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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사진과 정치 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담은 한 컷
죽음이 주는 이미지는 강렬하다. 아기의 탄생이나 남녀의 사랑 못지 않게 인간 감정을 자극한다. 유명인이 죽음을 맞거나 가까스로 죽음을 피한 순간의 이미지는 대중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는 이미지 한 컷이 국면의 흐름을 순식간에 바꿔버리기도 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당한 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fight”를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이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AP 수석 사진기자 에번 부치가 찍었다. 이미 퓰리처 상을 받은 베테랑에게도 인생에 남을 샷일 게 분명하다. 단지 극적인 순간을 포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통령 후보가 유세 중 저격당한 급박한 상황에서 촬영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사진이어서 더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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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시사프로, 대한민국의 해악이 되고 있지 않은가
SBS(서울방송)는 현재 지상파 편성 전체를 통틀어 드라마가 한 편만 방송되고 있다. 금토 드라마 <커넥션> 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일일 아침드라마, 일일 저녁 드라마, 월화 드라마, 수목드라마, 주말드라마가 줄줄이 편성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유는 제작비 부족이다. ‘규제’ 때문에 지상파 방송은 자체 재원 외에 투자 같은 방식으로 제작비를 충당하지 못한다. 드라마 제작비는 로켓의 속도로 치솟는데 지상파 방송의 광고수입은 따라가지 못하니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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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성난 민심의 요구는 다시 ‘겸허한 정치’
총선의 시대정신은 결국 ‘불통’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 대통령이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고(의료대란), 잘못에 사과와 시정도 없으며(부인 김건희씨 문제), 측근들이 자꾸 국민을 화나게 했다(이종섭, 황상무). 이 정도면 여당이 앞장서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어야 하는데 심판 받아야 할 쪽이 오히려 야당을 심판하자고 하니 유권자들을 더욱 자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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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가치 있는 총선 체크리스트
22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사전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본 투표일에 한 표를 행사할 분들을 위해 내 한 표가 보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해보려고 한다. 특정 정당의 공약에 힘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 모든 공약을 아우르기도 어렵다. 총선이 치러지는 이 시점에서 유권자가 특히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들을 추렸다. 정권에 힘을 실어줄지 또는 심판할지와 같은 정치 이슈도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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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막말·망언이 선거패배의 지름길 되도록
공인의 막말이나 망언은 대부분 상대적이다. 내게는 막말이어도 반대편은 “할 말 했네”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국어사전이나 법이 그어준 선은 없다.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듣기 불편한 말인 경우가 막말, 망언이라는 가상의 경계가 보일 뿐이다. 언어의 사용에 엄격한 사회는 그 경계도 좀 더 엄격하다. 우리는 어디 쯤에 경계선을 긋고 있을까? 전 세계에서 공인의 개념이 가장 포괄적인 대한민국이다. 텔레비전에 얼굴 몇 번 비치거나 유튜브 구독자 수가 십만 단위만 넘어도 공인의 범주에 등 떠밀려 들어간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공인의 자세가 틀려먹었다’고 비난 받기 일쑤다. 시시콜콜한 일과나 프라이빗한 연애조차도 ‘공인적’ 방식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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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친명’ 공천이 ‘진박’ 공천보다 위험한 이유
20대 총선을 눈 앞에 둔 2016년 3월, 새누리당은 뚜껑 열린 팝콘 기계 같았다. 한편에서는 최경환, 조원진 같은 이른바 ‘진박’ 감별사들이 대구, 경북을 휩쓸고 다니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실한 사람’을 세례주듯 지명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비박’ 김무성 대표가 ‘친박’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을 재가할 수 없다면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 버리는 ‘옥새(玉璽) 런(RUN)’ 사건이 벌어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방으로 팝콘 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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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준석과 한동훈이 쏜 화살의 향배는?
총선을 한 달 남짓 앞둔 지금 선거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두 인물이다. 총선하면 아무래도 여야 거대 정당들의 맞대결에 시선이 쏠리기 마련인데 언론과 대중은 두 인물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어쩌면 관심의 편중이 총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이준석과 한동훈. 누가 봐도 황금 스펙을 갖췄다. 전형적인 ‘엄친아’들이다. 엄친아가 총선의 관심대상으로 떠오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총선에서 엄친아 시늉을 하다간 대중의 질시를 받아 표를 깎아 먹기 쉽다. 그래서 전형적인 엄친아 엄친딸인 나경원, 조윤선, 홍정욱도 선거 때만 되면 ‘서민 코스프레’를 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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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동훈의 전쟁, 한동훈의 타협
5.16 군사 쿠데타의 실질적인 리더였던 JP (김종필)는, 당시 기준으로 볼 때 단연 ‘스타일리쉬한’ 엘리트였다. 서울대를 나오고 육사 8기로 임관한 뒤 미 육군 보병학교에서 연수한 학력이 그랬다. 여기에 유려한 언변과 잘 생긴 외모까지 신언서판이 따로 없었다. JP는 명실상부한 쿠데타의 기획자였다. 그가 계획하고 그가 추진한 대로 쿠데타는 진행됐다. 집권 이후에도 중앙정보부 창설을 비롯한 굵직한 국가개조 플랜을 도맡았다. 심지어 야당을 설득 회유하는 일마저도 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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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총선의 시대정신, “87년체제 청산”될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18대 대선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권교체, 부정부패척결, 노무현 정신의 부활 같은 주제들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의 연장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시대에 독재자의 딸이 다시 청와대 주인이 된다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박 후보 당선의 당위를 뒷받침하는 논리라고 해봐야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 지도자를 배출할 때가 됐다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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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서울 메가시티 구상: 강력한 파괴력, 더 강한 위험성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경기도 59개 선거구 가운데 불과 7군데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은 51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고양갑 한 군데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내줬다. 현재 국회 의석분포를 보면 민주당 168석, 국민의힘 110석이다. 두 정당간 의석수 차이는 58석. 경기도의 민주당 의석 51개 가운데 29석을 국민의힘이 탈환하면 두 당의 의석 수는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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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의의 선거’가 부른 참사
포커에서 상대의 패를 일부라도 볼 수 있으면 게임을 이기거나, 적어도 크게 잃지 않을 수 있다. 내 카드가 ‘원 페어’인데 상대방 카드가 ‘풀하우스’일 조짐이 보이면 지금까지 베팅한 걸 잃더라도 깨끗하게 포기하는 게 상책이다. 영화에는 별 볼일 없는 패를 갖고도 과감하게 판돈을 올려 상대가 겁 먹고 카드를 던지게 만드는 경우가 흔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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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미동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외교는 타협이다. 타협은 내가 원하는 것 100% 가운데 일부를 양보하면서 갈등을 피하는 것이다. 나는 점심에 짜장면을 먹고 싶은데 상대방이 초밥을 먹고 싶다고 하는 경우를 예로 들자. 무조건 중식당으로 끌고 가거나 각자 따로 먹자고 하지 말고 좀 멀더라도 푸드코트에 가서 각자 원하는 걸 주문한 뒤 같은 테이블에서 먹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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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대통령 홍보수석실 개편해라
대통령 부인이 해외 순방을 나갔다가 짬을 내 명품 편집샵에 들렀다. 수행 기자단에는 안 알렸으니 들통날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현지 언론이 파파라치처럼 사진을 찍어 보도했다. 그 매체는 사심 없이 화제성으로 기사를 쓴거니 항의할 수도 없고 난감해졌다. 마침 국내에는 폭우로 물난리 탓에 수 십 명에 이르는 인명피해가 났다. 야당은 비난의 기관포를 쏘기 시작했고 여론도 좋을 리가 없다. 지난 12일 리투아니아에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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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KBS 개혁, 본질은 수신료 분리 징수가 아니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KBS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도 심각하게 떨어졌다. 과거 정권이 KBS에 대해 수신료 문제를 카드 삼아 압박한 경우는 흔했지만 이번처럼 실제로 실행에 들어간 적은 수십년 간 없었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시각에 눈길이 간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자리에서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콘텐츠 매체가 허다한데 굳이 세금 같은 수신료를 받아가며 공룡 조직을 유지할 이유가 뭐냐는 생각이다. KBS에 대해 정치적인 불만을 넘어서 존재 이유 자체에 의문을 갖는다는 얘기다. KBS에게 그동안 진보 보수를 반복하면서 가해졌던 정권의 압박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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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노무현 이해하기
나는 정치인 노무현을 직접 취재해 본 경험이 없다. 대통령 임기 중에는 대부분 해외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노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가 일반인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한다. 이 글을 쓰겠다고 하니까 노무현 대통령과 길고 짧은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 말렸다. 말투는 점잖았지만 뉘앙스는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런 글을 쓰냐”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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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번엔 성공?...’신당’에 거는 도박
1994년 제1회 4대 지방선거 당시 주니어 정치부 기자였던 필자는 JP(김종필)가 새로 만든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대한 현장의 느낌과 선배들의 호언장담 사이에서 혼란에 빠졌다. 선배들은 “제 아무리 JP라도 여당에서 쫓겨난 처지에 정치적 지분을 되찾기는 어려울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배들의 관측이 정치부 회의를 지배하던 그 순간에도, 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현장기자들은 자민련 유세장에 몰려드는 자발적 유권자들의 열기에 놀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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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내년 총선 여당에 ‘김건희 공천’ 이뤄질까
여당 총선 공천의 또 한 가지 변수는 ‘김건희 공천’이다. 실제 대통령 부인이 공천에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다. 상식적으로 그러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사와 관련해 대통령 부인을 둘러싼 수 많은 잡음들을 돌아보면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갑작스런 사직을 놓고도 김건희 인사란 소문이 돌았다. 선거는 온갖 연줄의 잔치다. 대통령 부인과의 인연을 거론하며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걸 당 차원에서 차단하지 못하면 뜻밖의 지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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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미리 엿보는 22대 총선 여당 공천 시나리오(1)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여의도 커피숍마다 두 셋씩 모여 뭔가 속닥거리는 장면이 부쩍 늘었다. 공천을 받으려는 정치 유튜버들의 말이 험해진 것도 그렇다. 어떻게든 남보다 더 눈에 띄어야 하니까. 여당은 김기현 대표 당선을 계기로 다음 총선이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가 됐다. 공천은 대통령의 뜻이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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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당정일체론의 허상...YS시절로 돌아가려고?
김영삼 대통령(YS) 시절, 여당인 민주자유당 출입기자들 가운데 말진의 담당은 당 대표였다. 사무총장은 그 위의 선배가 맡았다. 담당 기자 순서가 당직 서열과 거꾸로였다는 사실이 당시 당 대표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시사한다. 대표의 역할은 당 총재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것이었다. 여당의 경우 대통령이 당에 상주하며 매일 당무를 챙길 수 없으니 대리인을 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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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없는 적’ 만들어내는 대통령의 피아 구분법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용산과 여의도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외교부 장관 자리가 희망 1순위이고, 다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란 소문이 돌았다. 그러다가 조각이 끝나고 몇 달이 지난 뒤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장관급)과 기후환경 대사에 잇따라 임명됐을 때 “뭘 두 자리나 겸하나”하는 말이 나왔지만 크게 무게가 실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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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검찰식 언론관을 버릴 때 됐다
유신정권 시절 이름을 날렸던 원로 뉴스 앵커 한 분이 필자에게 직접 들려준 비화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매일 저녁 정권을 비판하는 앵커 멘트를 했더니 청와대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꿈쩍 않고 멘트를 계속하니까 어느 날 청와대 비서관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지금 중정 (중앙정보부)에서 너를 잡으러 가고 있으니 빨리 달아나!” 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줄행랑을 쳤다. 우선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중정 요원은 보도국에 그가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고는 보도국장과 차 한 잔하고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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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어설픈 저격수들을 위한 고언(苦言)
2017년 10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 노회찬 전 의원이 갑자기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드러누웠다. 기자들이 “무슨 일이야?”하면서 몰려가 이 장면을 취재했다. 구치소의 재소자 과밀도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정도로 높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였다. 호통을 치지도, 증인을 몰아세우지도 않았지만 반향은 크고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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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민주주의 셔터를 누를 준비가 되셨습니까
가을이 깊어갑니다. 이 글이 올라갈 즈음이면 설악산에는 단풍이 절정을 지나고 있겠네요. 10월이 가기 전에 속리산, 내장산까지 백두대간을 따라 한반도의 산들이 불 타듯 물들겠지요. 한국의 가을은 한번 보고 지나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색의 미학을 과시합니다. 한해 내내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도 문득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숲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우러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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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캐주얼한 대통령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박해일의 얼굴을 붙잡고 한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는 한국 영화사 최고의 애드립으로 흔히 언급된다. 영화에서 애드립은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살리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대통령들도 간혹 애드립을 한다. 영어가 약했던 김영삼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과 통역없이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마디 하는 모습이 멀리 있던 취재진에 포착된 적이 있다. 기자들이 급히 취재해 보니 영어로 별로 할 말이 없어 침묵하던 김 대통령이 우리 수행 기자단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Korean Press”라고 소개한 것이었다. 클린턴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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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권력의 가격은 얼마일까
권력에 가격을 매기는 게 엉뚱해 보이기는 하지만 옛 마야문명의 역사를 뒤져보면 흥미로운 사례를 만날 수 있다. 마야제국의 최대 국정과제는 저녁에 지는 해가 다음 날 아침 반드시 떠오르도록 신에게 잘 보이는 일이었다. 그걸 못하는 황제는 민심을 잃어 권좌를 위협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마야의 지배층은 해마다 네 번씩 제전을 열어 산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신에게 바치는 의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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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지지율 하락의 예언서 된 ‘도어스테핑’
미국 대통령은 장거리 이동에는 에어포스 원(Airforce one)을 타고, 캠프 데이비드 같은 워싱턴 DC 외곽 정도로 가는 중거리 이동에는 마린 원(Marine one) 헬리콥터를 탄다. Marine one은 백악관 앞 마당에서 이륙하는데, 건물에서 헬리콥터까지 걸어가는 길목에 출입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대통령이 잠시 멈춰 문답하는 걸 취재한다. 일종의 ‘도어스테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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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어린 정치초년생 박지현을 위한 변명
소울리스좌. 최근 조회수 1천8백만회를 넘긴 유튜브 깜짝 스타 김한나씨에게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눈빛에 영혼은 없어 보이고 에너지는 최소한만 쓰지만 맡은 일은 똑바로 해낸다는 뜻이다. 용인 에버랜드 아마존 익스프레스에서 안내를 담당하는 23살 여자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동영상을 보면 “다 젖습니다, 아마존 조로존존..존존존”하면서 리듬에 맞춰 안내 멘트를 쏟아내는데 시선은 허공을 향하고 온 몸에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멘트를 듣는 사람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어서 필자도 동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른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두세 번을 반복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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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합스부르크와 케네디가 실패한 이유
알프스 시골의 그저 그런 집안이던 합스부르크가에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1세가 나온 건 교황과 제후들 사이의 정치적인 담합 때문이었다. 누구도 위협할 주제가 못되는 일종의 ‘바지 황제’를 고른 것이었다. 하지만 합스부르크 집안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슬금슬금 오스트리아를 집어 삼키는가 싶더니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카를 5세가 중부 유럽 대부분과 스페인까지 호령하는 대제국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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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동훈 밖에 보이지 않는 ‘청문회의 시간’
윤석열 정부의 첫 각료 후보자 인선을 세 글자로 요약하자면 ‘한동훈’이다. 이 화두를 넘어서기는커녕 필적할 만한 이슈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측근 중에도 최측근을 법무행정과 검찰장악, 그리고 사라지는 민정수석 역할까지, 만능 스위스나이프로 쓰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미국 변호사 자격이 있고 영어를 잘해서 법무 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사법 시스템을 정립하는데 적임자”라는 설명을 보고는 실소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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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공간에 지배당하지 않는 소통이 필요한 때다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은 명⋅청 왕조 500년간 중국 황실의 상징부로 군림했다. 푸이가 청의 마지막 황제 자리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황제 24명이 이곳에서 중국을 통치했다. 옛부터 자금성에는 황제용(用) 말고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하늘과 동급인 절대군주의 궁궐에서 누가 감히 지저분하게 배설을 한단 말인가. 1997년의 기억이니까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필자도 자금성 한복판에서 화장실이 없어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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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현실주의 대통령, 짬짜면 대통령, 투명 대통령
박빙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승부였다. 인구가 5천만 명이 넘는 나라에서 대통령을 뽑는데 당락의 표 차이가 24만7천 여명, 0.73% 포인트에 그쳤으니 말이다. 선거 당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보다도 적은 수치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인구 수로 22위인 금천구가 29만 명을 넘는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선거기간 조사기관들은 대부분 윤석열 후보가 비교적 여유있게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한다. 필자는 선거 전날 나름 선거정보를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지인들과 만나서 지지율 격차 맞추기 내기를 했는데 최대 격차가 11.5%, 최소 격차가 7.5% 포인트였다. 모두가 윤 후보의 당선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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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030의 보수화? 변심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가 경향신문 칼럼에 써서 한때 회자됐던 글의 일부이다.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어크로스, p61) 결혼은 기성 세대와 2030 세대 간에 생각의 간극이 가장 큰 쟁점이 됐다. 2030은 더 이상 ‘결혼 적령기’라는 표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살다가 좋은 사람 만나면 20대 초반이든 40대 중반이든 아무 때나 결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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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멸공’ 논란의 승자는 누구일까?
스산한 바람이 불거나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면 우리는 종로 2가의 지하 다방에 모였다. 머리카락이 목덜미와 귀를 덮는 장발들 서넛이서 은하수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DJ가 틀어주는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이나 레드 제플린의 ‘스테어웨이 투 헤븐’을 감상하곤 했다. 누군가가 다리를 꼰 채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얘기하면 마주 앉은 친구는 다방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트로츠키와 체 게바라의 일생을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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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애매한 사과, 가부장적 사고, 얼굴공개 이벤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사실 많은 이들은 사과 내용보다 ‘김건희가 어떻게 생겼어?’에 더 주목한 이벤트였다. 어쩌면 김 씨나 윤 후보 캠프 입장에서 다행일 수 있다. 굳이 평을 하자면 이래저래 독특한 사과였다고 하고 싶다. 사과문에서는 아쉬운 점이 몇가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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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쌍 무지개가 뜨더라도, 결코 속지 말지니
[박정인 칼럼니스트] 고교 시절 어느 날. 넋놓고 놀기만 하다가 결국 기말고사 날이 다가와 등교하는 길이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요행을 바라며 정문을 들어서는데 서쪽 하늘에 무지개가 보였다. “그래. 하나님이 이번 한번만은 봐주시는 모양이구나!” 신이 나서 1교시부터 열심히 객관식 답안을 ‘찍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무지개는 무지개였을 뿐이었다. 전교생이 등교 길에 무지개를 봤으니 나만 ‘은혜’를 입을 도리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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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TV토론 시청설명서...모여서 ‘치맥’ 먹으며
[박정인(필명) 칼럼니스트]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 돌아왔다. 5년에 한번씩 서는 국내 최대의 정치 시장이다. 시장에는 대권 대박을 노리는 거상들이 있고, 거상들에게 용역을 팔아 새 정권에서 한자리를 꿈꾸는 도매상들이 있고, 또 그들이 구성한 캠프에 정보와 컨텐츠 같은 것들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자재상들이 있다. 이들이 유권자라고 불리는 손님들을 맞는 장이 바로 언론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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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하고 있네’ 소리를 안들으려면…이것 지켜라
[박정인(필명) 칼럼니스트] 부시의 치밀한 ‘쇼’ 연출 2001년 9월 14일. 하늘을 찌르던 맨하탄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로 속절없이 무너진 현장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단도, 마이크도, 스피커도 없었다. 시멘트 더미 위에 올라선 대통령의 등 뒤로는 포크레인이 보였고, 갖가지 피부색을 가진 노동자들은 복구작업에 분주했다. 부시는 소방관 한 명을 옆에 세워 어깨동무를 한 채 휴대용 확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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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보도, 좋은 소재 두고 왜 ‘나쁜 논쟁’에 빠졌나
[박정인(필명) 칼럼니스트]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 우리 선수단 숙소 앞에 걸린 현수막 사진이 개막을 8일 앞둔 7월 15일 국내 언론에 일제히 게재됐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 나서면서 선조에게 올린 장계 (제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尙有十二 舜臣不死)를 패러디 한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