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역설, 문화는 운명이 아니다
한국인은 참으로 흥미로운 사람들이다. 엘리베이터에 타면 문이 조금이라도 빨리 닫히도록 ‘닫힘’ 버튼을 누르고, 식당에서는 종업원을 기다리기보다 테이블 위의 벨을 누른다. 무엇이든 빨리 처리하려는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한국인이 자녀교육이나 입시, 취업 준비처럼 미래의 중요한 목표를 위해서는 놀라울 만큼 오랜 시간을 참고 견디며 노력한다.
한국인은 참으로 흥미로운 사람들이다. 엘리베이터에 타면 문이 조금이라도 빨리 닫히도록 ‘닫힘’ 버튼을 누르고, 식당에서는 종업원을 기다리기보다 테이블 위의 벨을 누른다. 무엇이든 빨리 처리하려는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한국인이 자녀교육이나 입시, 취업 준비처럼 미래의 중요한 목표를 위해서는 놀라울 만큼 오랜 시간을 참고 견디며 노력한다.
일본의 거장 영화감독으로 꾸준하게 영화를 만들어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을 발표했다. 한국에 팬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신작 발표 때마다 관심을 끈다. 고레에다 감독 하면 가족영화 장르가 먼저 떠오르는데, 한때 자신은 “이제 가족영화는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언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계속 가족이나 가족과 유사한 관계에 관심을 보인다.
19세기 프랑스 문단에 ‘남장 작가’로, 여성해방문학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르쥬 상드(George Sand, 1804~1876)는 자유분방한 연애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다. 어린 시절 프랑스 중부의 노앙(Nohant)에서 할머니 손에 자랐으며, 루소를 좋아하며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으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편과의 성격 차이와 구속적인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낀 상드는 1831년 두 아이를 데리고 파리로 옮겼다. 1832년 소설 『인디아나』를 발표해 일약 유명해졌으며, 이때 필명 ‘조르주 상드’와 남장 차림으로 문인들 사이에서 문필 활동을 이어갔다.
가을이 왔다. 날이 선선해졌다. 긴팔옷을 찾아 입고 슬로우 러닝을 하면서 우리는 또 잊는다. 폭염과 산불이 유럽을 덮쳐 수만 명 이상이 죽었고, 네팔에 최악의 빙하호 범람형 홍수(GLOF)가 발생했었다는 것을. 그리고 방콕에 대홍수가 발생했다. 얼마 전 다녀왔던 곳이라 남의 일 같지 않다. 네팔 홍수로 9월 말 기준 사상자 6,545명, 실종자(티베트인 519명 포함) 6,664명, 피해 지역은 네팔 5개 주요 지역과 티베트 국경 지역, 인프라는 수력발전 748㎿ 손상, 도로 40㎞ 파괴, 19~35개 교량 붕괴 등 네팔은 GDP 10%가 증발했다.
지난 8월 24일 칼럼 <팬덤의 축제? 박진영과 최휘영의 축제?> 을 통해 정부와 대형 대중문화기획사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한류 축제 ‘패노메논’ 행사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물었다. 어제(10월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는 그 질문을 상표권과 사업 참여 절차로 구체화했다. 팬덤을 앞세운 사업에서 기업의 권리는 어떤 과정을 통해 확보됐으며, 정부는 그 과정에서 무엇을 판단하고 승인했는가가 질문의 주요 대목이다.
수능이 가까워지면 상담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부모라면 온 우주가 우리 아이의 편이 되어 오랜 시간 준비한 시험에 좋은 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시험에도 ‘운’이 있을까요? 명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시험에도 분명 때와 흐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운을 단순히 ‘붙는 운’과 ‘떨어지는 운’으로 나누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입니다. 시험운이 좋다고 공부하지 않은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도 아니고, 그날의 운이 좋지 않다고 몇 년 동안 쌓아온 실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새벽녘에 읽고 있던 『세종실록』의 한 구절이 가슴에 와닿았다. 자세히 인용한다. ‘세종 4년, 굶주림으로 살던 곳을 떠나려는 백성들이 있었다. 관리들은 그들을 붙잡아 두자고 청했다. 백성들이 떠나면 고을의 호구(戶口)가 줄고, 세금과 역을 부담할 사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종은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진제소 (賑災所, 흉년이나 재난을 당한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설치했던 임시 관청-편집자주) 를 설치하여 그들을 진휼( 賑恤, 구휼과 같은 의미-편집자주 )토록 하였다’
‘쌍차’를 다룬 영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선생님, 영화 <가능한 사랑> 보셨어요? 쌍차를 다룬 거라던데요.’ 2017년 즈음 경향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에서 글쓰기를 가르칠 때의 수강생이 보낸 것이었다. 그해 수강생들이 첫 과제로 써낸 글을 읽으면서 자동차 만드는 일을 하다가 해고에 직면해서 파업에 참여했던 당사자가 수업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하면서 표현력이 좋아 전달이 잘 되는 문장을 쓰는 사람이었다.
한 사람의 삶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 한마디가 한 인간의 삶을 온전히 설명해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구 10월 항쟁의 핵심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최문식 목사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목사이자 기독교인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했고, 해방 이후에는 좌익 정치세력의 중심에서 활동했다. 1946년 10월1일 시작된 대구 10월항쟁에도 참여했으며, 한국전쟁기에는 인민군 점령 체제 아래에서 정치적 활동에 관여했다. 이런 행적 때문에 그는 오랫동안 ‘붉은 목사’, ‘빨갱이 목사’, ‘공산주의 목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성실이란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며, 쉼 없이 움직이는 몸짓으로 증명되어 왔습니다. 조직은 직원의 바쁜 일상을 곧 헌신과 능력으로 평가했고, 개인 역시 바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식은 지금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쁨’이 만드는 산출물의 상당 부분을 기계가 인간보다 빠르고 싸게 만들어 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재귀’라는 낱말은 본래 再歸, 즉 ‘다시 돌아간다’가 원관념이다. 그처럼 평범한 어휘가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재귀적 자기개선’(RSI, Recursive Self-Improvement)이라는, 난해한 철학용어 같은 개념으로 등장했다. 이를 나의 이해를 바탕으로 정의해 본다. ‘AI agent(이후 agent)가 자기 자신을 반복적으로 호출하며 누적적으로 개선하는 현상이다. 이는 진화와 성장이 동시에 빛의 속도로 진행되어, 인류사회가 유사 이래 믿고 따르고 의지해온 물리법칙을 무너뜨린다. 그 이후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국제스포츠 중계는 경기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흩어진 국민을 같은 시간과 감정 속에 묶어 ‘우리’를 만든다. 국가대표 선수의 승리는 국민의 승리가 되고, 패배는 국가의 좌절이 된다. 방송은 국기와 국가, 선수의 눈물과 관중의 함성을 반복해 보여주며 이 감정을 조직한다. 스포츠 중계는 공동체를 발견하는 방송이 아니라 공동체를 생산하는 방송이다.
현대 연극의 문법을 바꾼 ‘혁신가’라는 평가와 함께 천재적인 평가와 함께 “지적으로는 자극적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차가운 이론가”라는 평가를 받은 특별한 인물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극작가, 시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서사극( Episches Theater, 관객이 극을 보면서 계속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드는 연극-편집자주 )’이론을 발전시키고 ‘낯설기 효과’ 기법을 통해 관객이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니라, 연극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능동적인 참여자’로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연극을 본 관객에서 “얼마나 감동했는가?”만 묻는 것이 아니라, “왜 세상은 이렇게 되어 있는가?”, “다르게 만들 수 있는가?”라고 묻도록 했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은 정말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태어날 때 주어진 유전자, 부모의 자산과 교육환경, 성장한 지역, 우연히 만난 사람과 기회, 그리고 시대의 흐름까지 생각하면 개인의 성취에는 ‘상당한 운’과 ‘구조적 조건’이 개입한다. 한 사회가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는 그 사회가 가장 자주 부르는 단어를 보면 드러난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공정’을 말해 왔다. 입시에서, 채용에서, 승진에서, 부동산과 자산 시장에서 사람들은 ‘공정’을 요구한다.
헬게이트(gate of hell)는 판타지에서는 지하 세계 지옥의 문이 열리며 혼돈과 파괴가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판타지가 아니다. 고생대에 지구가 대기를 뜨겁게 하던 것들을 잡아 지하에 꼭꼭 묻어 둔 탄소는 오늘날 ‘지하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처럼 작용하는 헬게이트에 다름없다. 그 문을 열면 폭염, 산불, 빙하호 붕괴, 홍수 같은 악마적 재난이 현실 세계로 쏟아져 나온다. 그 결과는 영화 속 <헬보이>처럼 귀엽지 않다.
명리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질문입니다. 사주(四柱)는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라는 고정된 시간의 좌표를 바탕으로 구성됩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 한 번 부여받은 사주 역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운명은 최초에 입력된 프로그래밍대로 평생 작동하는 굳어진 굴레일까요? 운명은 결코 업데이트될 수 없는 것일까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콜로라도 사막 내 코첼라 밸리에서 매년 봄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다. 미국에 코첼라가 있다면 한국에는 ‘패노메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최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진하기로 했다는 대형 K-컬처 축제다. 2027년 서울에서 공연과 시상식을 열고, 2028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코첼라와 그래미에 버금가는 행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논란은 한 연예인 집안의 문제가 아니다. 친일 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국가의 역사적 실패가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난 사건이다. 비판의 중심에 서야 할 대상은 조상을 선택할 수 없었던 후손이 아니라, 친일 세력을 보호하고 그 책임을 방치한 국가다. 하영은 2026년 8월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 한국에서 병원을 개원한 최초의 의사였다”고 소개했다. 방송 제작진도 그가 ‘고종을 치료한 인물’이라고 자막으로 설명했다. 하영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언니까지 의사인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도 공개했다.
화면은 군더더기를 덜어 더 간결하게, 사진보다 글이 먼저 눈에 들어오도록 꾸몄습니다. 깊은 붉은빛으로 품격을 더했습니다.
세계는 지금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경제와 문화 역량도, AX(AI 전환) 시대의 기술도 함께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혼란을 넘어 급변하는 세계를 희망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혜를 담아내겠습니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