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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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 요청한 외교전문가
중국은 왜 ‘세로형 세계지도’를 만들었을까
독자들은 아래 보이는 세계지도를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지도는 지난 2014년 중국과학원(中国科学院) 정밀측정과학기술혁신연구원의 하오샤오광(郝晓光) 연구원이 제작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지도는 마테오 리치가 처음 구도를 잡은 ‘가로형’ 세계지도이지만, 이 지도는 북극과 남극의 왜곡을 해결하고 주변 지역 간의 관계를 바로잡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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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② 월드컵 중계 독점, JTBC는 괜찮을까
JTBC의 월드컵 중계 독점(중계권료 1900억 원)은 공공성의 훼손이라는 규범적 문제를 넘어, 결국 방송사 스스로에게도 적자 구조를 안기는 비효율적 선택이다. FIFA 월드컵은 국민 다수가 동시에 경험하는 공적 사건이며, 그 핵심 가치는 ‘동시에 함께 본다’는 집합적 경험에 있다. 그러나 특정 사업자인 JTBC가 이를 독점중계하는 순간, 이 경험은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독점 자체가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지 않은 구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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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① 월드컵 중계권,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
JTBC의 월드컵 중계 독점은 단순한 사업 전략의 문제가 아니다. ‘보편적 시청권’을 제도적으로 설계하지 못한 정책 공백이 낳은 구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FIFA 월드컵은 국민 다수가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장면을 공유하는 ‘공적 사건’이다. 이 사건의 핵심 가치는 ‘동시성’과 ‘집합적 경험’에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같은 시간대에 모든 국민이 같은 경험을 공유했다. 이것이 ‘공동체의 서사’가 되고 공동체를 지키는 핵심가치로 자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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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SBS노조 반발, 언론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조폭 연루설’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허위로 확정되면서,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언론단체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논쟁은 단순한 오보 논란을 넘어, 한국 언론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보도에 대한 책임을 언론 스스로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그 인식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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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BTS공연, ‘감동’이 아니라 ‘경고’다
지난 토요일(21일) BTS 광화문 공연은 공적 영역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사유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이 공연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공공 공간·플랫폼·행정 권력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다. 그 과정에서 시민의 공간은 점점 더 통제되고 동원되는 대상으로 전환되었다. 우리는 공연을 즐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공공성이 어떻게 해체되는지를 경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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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균 · 에너지11 기술 대표② 애플은 왜 ‘예쁜 오답’에 집착했을까
①편에 이어 자연계에서는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많은 장식은 그저 아름답기 때문에 선택된 결과일 수도 있다. 이는 진화가 반드시 진보나 최적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의미로 보면 동물도 주체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사례를 들어 보여준 셈이다. 이 흥미로운 생물학적 통찰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산업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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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서울의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
히피 문화에 취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상상하는지. 전설적 그룹 퀸이 공연했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환상을 기대하는지. BTS(방탄소년단)가 오는 3월 21일 ‘완전체’로 컴백하는 첫 공연으로 서울의 광화문 광장 일대를 이용하게 된다.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에서 팬덤이 몰려오고, 서울시, 문화체육부는 행정지원까지 나섰다. BTS는 경복궁 근정문에서 시작해 홍례문,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걷는 오프닝, 아리랑 국악단과 협업해 보이는 대규모 퍼포먼스를 펼친다. OTT플랫폼 기업 넷플릭스는 공짜로 구한 광화문광장과 수십만 응원단을 배경으로 한 공연을 전세계 190여개 국에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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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현 · 한국외대 특임교수유해진의 비밀: 두려움을 껴안는 ‘다정함’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장에서 엄흥도 역을 맡은 주인공 유해진은 최고의 연기를 위해 특별한 장치를 고안해 놓고 있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는 중요한 씬을 촬영할 때, 장항준 감독은 비극의 어둠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주 맑은 날을 원했다. 하지만 당일은 그와 스태프들의 강한 바람과는 달리, 강에서 아름다운 윤슬을 볼 수 없는 흐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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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KBS가 대하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요즘 사극 드라마의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보듯 오늘날 많은 사극은 역사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극의 외피만을 입은 채 역사적 사실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궁중 의상과 시대적 배경만 차용할 뿐 실제 역사적 사건이나 정치 구조, 사회적 맥락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정통 사극은 빠르게 사라지는 장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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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복 · 미술평론가파리 대표 슈퍼리치 미술관 ‘루이뷔통 재단’
지난해 10월 19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야밤의 절도도 아니고 박물관이 개관한 직후인 오전 9시 반경, 사다리차로 박물관에 진입해 불과 7분만에 시가 1,400억 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난 겁니다. 프랑스 혁명 직후인 1793년 개관이래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연 평균 1천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던 루브르의 체면이 이만저만 구겨진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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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넷플릭스 10년, K-서사는 플랫폼 감옥에 갇혔다
지난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한국을 포함한 130여 개국에 서비스를 동시 개시한 후 올해로 진출 10년을 맞았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은 한국 드라마를 세계로 확장시킨 사건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 산업의 기준을 플랫폼 자본으로 이전시킨 구조적 전환이었다고 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반복된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성공”이라는 표현은 산업의 외형을 설명할 뿐, 권력의 이동을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제작은 한국이 담당했지만 유통과 평가 기준, 데이터 접근 권한, 수익 구조의 핵심은 플랫폼이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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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 기자뉴욕타임즈의 ‘고독한 전쟁’을 응원하며
지난 20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엔 수많은 언론인이 홀을 가득 채웠습니다. 2년여 만에 재개된 네이버의 언론 검색제휴 정책설명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저도 회사 동료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신규 미디어 입점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 수많은 언론 경영인과 콘텐츠 개발자들이 눈을 반짝이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그들의 절박한 희망은 하나였을 겁니다. ‘우리 콘텐츠를 넘겨줄 테니, 수많은 독자가 모인 세상에 닿게만 해달라’는 것.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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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 전 중앙홀딩스 상무7만 원 AI영화 공습, 다시 ‘기획’이다
최근 공개된 중국 바이트댄스의 생성형 AI ‘시댄스(Seedance) 2.0’의 등장은 전 세계 영상 산업을 단순한 파장을 넘어선 ‘실존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영상으로 바꾸는 수준을 넘어, 단 두세 줄의 명령어로 복잡한 카메라 워킹(팬, 줌, 틸트)과 인물의 완벽한 립싱크를 구현해내는 기술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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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수돗물 건배, 알면서도 속아주는 가족 사랑
왜 우리는 가족 앞에서 더 어색해질까. 그럼에도 왜 그 관계를 놓지 못할까. 설날 아침, 한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의 얼굴을 가만히 살핀다. 가장 가깝지만 때로는 타인보다 멀게 느껴지는 관계. 명절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우리에게 가족은 안식처인 동시에 때로는 견뎌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 미묘한 온도의 차이를 미국 독립영화계의 아이콘, 짐 자무쉬(Jim Jamusch) 감독은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를 통해 특유의 무심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지난 1월 초 개봉한 이 영화는 근사한 극적 화해 대신, 삐걱거리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족의 민낯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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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식 · 경북대 인문학술원 교수유배지 끼니 챙기며 싹튼 ‘진짜 내 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았다. 장항준 감독의 풍부한 상상력도 인상적이었지만, 유해진(엄홍도 역), 박지훈(노산군, 단종 역), 유지태(한명회 역), 전미도(궁녀 매화 역) 등의 연기는 이 작품을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라 관계와 윤리에 대한 사유의 장으로 확장시킨다. 영화 속 인물들은 선과 악, 충성과 배신이라는 도식적 구분을 넘어, 권위가 어떻게 작동하고 관계가 어떻게 의미를 획득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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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 전 한국일보 동경특파원“화장실 씨”라고요? 캐논 회장의 기막힌 성씨
일본경제신문(日經· 닛케이)은 일본에서 종합지인 요미우리(讀賣),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신문 등과 더불어 손꼽히는 4대 일간지이다. 특히 경제신문으로서는 가히 독보적으로, 세계 제일의 경제지인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WSJ)과 비견되는 퀄리티 페이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닛케이’에는 인기 연재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나의 이력서’라는 컬럼이다. ‘나의 이력서’는 1956년 첫선을 보인 이래, 지난 70년간 중단됨이 없이 일본 識者들이 애독하는 ‘닛케이’의 최장수 컬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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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현 · 한국외대 특임교수디카프리오, 너 무대공포증 있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열연을 펼친 고윤정 배우는 2024년 연말 시상식에서 극도의 긴장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여러 방송매체에서 이를 다뤘는데, 예능에 출연한 고윤정 배우는 생방송이 주는 과도한 긴장으로 너무나도 떨렸다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고윤정 배우의 증상을 ‘무대공포증’이라 예단할 순 없지만, 사실 많은 배우들이 공공연히 무대공포증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 예술가의 약 75%는 무대공포증을 경험하며, 그중 상당수는 약물 처방을 받거나 또 이를 고민할만큼 절박한 순간을 마주한다. 무대를 업으로 삼는 이들이 무대 위에서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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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영국 BBC, 한국 EBS 본받았어야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최근 2035년을 목표로 정규 지상파 방송을 폐지하고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겠다고 빌표했다. 이 구상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공영방송이 스스로 공영성을 축소하는 선택이다. 이 결정은 시청 행태 변화에 대한 ‘적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기간 누적된 재정 압박과 정치적 공격 속에서 공공 인프라를 유지하는 책임을 포기하고 플랫폼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후퇴하는 전략에 가깝다. 공영방송의 위기를 해결하는 해법이 아니라, 공영방송이라는 제도 자체를 가볍게 만드는 선택이다. 우리 공영방송에게는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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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정 · 자유기고가아, 참으로 아름답구나
짙은 밤하늘에 하얀 눈이 나부끼던 1964년 겨울 어느 날. 일본 나가사키의 타치바나 야쿠자 조직 신년회 장소에서 이 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사차 들른 오사카 가부키 명문가의 2대손인 하나이 한지로는 이곳에서 열린 작은 가부키 공연을 보다가 온나카타 역( 일본 가부키에서 여성 역할을 하는 남성 배우 )을 드물게 소화해내는 아이를 발견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키쿠오. 아이러니하게도 야쿠자 보스의 아들이었다. 1년 후, 우여곡절 끝에 부모와 친척을 다 잃고 혈혈단신이 된 키쿠오를 한지로는 자신의 집에 받아들여 가부키를 가르치기로 한다. 한지로에겐 키쿠오와 동갑내기인 슌스케라는 아들이 있었기에 영 못마땅한 아내 사치코는 불만을 토로하지만 한지로는 아랑곳없이 밀어붙인다. 그날 본 키쿠오의 연기가 마음에 깊이 남아서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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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더이상 특별할 것도 없는’ TV속 외국인
JTBC의《싱어게인 4 - 무명가수전》에 출연한 도라도와 SBS의《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의 전태풍은 더 이상 ‘외국인 출연자’라는 말로 따로 분리해 설명해야 할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가장 일상적인 장면에 가깝다. 한국 텔레비전은 더 이상 단일민족 사회라는 오래된 상상력 위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외국인은 예외적 구경거리가 아니라, 서사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사회 구성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