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문화
-
홍성광 · 번역가소크라테스 ‘악처’ 크산티페를 위한 변명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의 사랑 이야기 홍성광 번역가 오늘은 독일의 철학자나 작가가 아닌, 서양의 ‘악처’ 대명사 크산티페와 그녀의 남편 소크라테스 이야기이다. 지난번 모차르트 아내 콘스탄체 베버의 악처 소문에 이은 후속편쯤 될까. 소크라테스(Socrates, BC 470∼BC 399)는 평생을 철학적 토론에 바친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사상가다.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치며 무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의 시작이라 가르쳤고,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지 말고 지행합일을 통해 올바르게 살 것을 강조했다. 자신을 깊이 성찰하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라고 역설한, 참으로 인류의 스승다운 면모였다.
-
김세준 · 역할상담연구소 대표청소년을 위한, 풀뿌리 관계맺기운동 벌이자
한국은 부끄럽게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다. 변함 없는 부동의 1위다. 월드컵 16강으로 자긍심이 올라가고 경제적 부흥으로 자축하는 순간에도 어디선가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우리의 어두운 그림자다. 그 가운데 청소년들의 죽음은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한다. 최근 고등학교 여학생 3명의 동반자살은 우리를 더욱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
박승룡 · 프리랜서 작가어떻게 셜록 홈즈처럼 프롬프트 할까
프롬프트(Prompt)는 질문이다. 그러나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대화할 때, 우리는 단지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 대답이 어떤 형태로 돌아오길 기대하는지, 어떤 논리로 결론에 도달하길 원하는지를 함께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프롬프트는 단순한 입력 문장이 아니라, 사고의 구조를 담아낸 지시이자, 하나의 의도된 설계다. 그리고 이 설계 과정을 들여다보면, 셜록 홈즈가 사용한 논리적 추론법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
박상욱 · 영화 칼럼니스트우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19년 전 <크래쉬(Crash 2006)>라는 제목의 미국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했었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영화로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폴 해기스의 이름을 보고 눈길이 먼저 갔다. 폴 해기스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명성에 더해 제 77, 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까지 했으니 연타석 홈런을 친 각본가 겸 감독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호평받았던 ‘브로크 백 마운틴’을 제치고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
류동규 · 경북대 국어교육과 교수1962년의 구운몽, 2025년의 ‘구운몽’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1960년 4.19혁명이 낳은 자유의 공간에서 쓰인 작품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1960년 11월 <새벽>에 처음 발표되었는데, 그 서문에 작가는 ‘저 빛나는 4월이 가져온 새 공화국에 사는 작가의 보람’을 느낀다고 썼다. 4.19혁명은 『광장』의 입구에 비석처럼 서 있다.
-
박선화 · 한신대 교수‘눈부신’ 오징어게임 3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최근 OTT 글로벌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한 두 편의 작품이 있다. 하나는 이미 세계적인 드라마로 자리잡은 ‘오징어 게임3’ 이고, 다른 하나는 슈퍼스타급의 K-Pop 걸그룹이 악귀를 사냥하는 특이한 내용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하 ‘케데헌’)다. 장르도 분위기도 다르고 제작된 국가도 다르지만 두 작품엔 공통점이 보이는데, K-콘텐츠만의 개성과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메시지의 포착이라고 할 수 있다.
-
박승룡 · 프리랜서 작가생성형AI, 너에게 나는 무엇을 물을 것인가
인공지능이 어떤 작업을 잘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말 그대로 AI가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려면, 먼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익히고, 기준을 세우고, 판단력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학습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이다.
-
정재헌 · 칼럼니스트로마의 몰락이 화폐 탓? “역사는 돈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우리는 학교에서 역사란 과거를 기록하고, 그 안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라 배운다. 하지만 강승준의 『역사는 돈이다』를 읽고 나면, 그 역사가 얼마나 잔혹하게, 때로는 절망적으로 흘러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말한다. “돈을 빼고는 어떤 역사도 설명할 수 없다”고. 저자는 공무원 출신의 경제학자로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거쳐 한국은행 감사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외국제부총장 직을 맡고 있다.
-
강웅구 · 서울대 의대 교수개혁의 시대, 전문가 집단과 신뢰성
전문성(professionalism)은 특정 분야에서 개인이 표준, 행위 준칙, 직무 수행의 적절한 품질을 준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문성에는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태도까지 포함된다. 전문분야의 직무는 다른 사람(또는 공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내가 아닌 대상자를 이롭게 하기 위해 나의 전문성을 사용한다는 것이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태도다.
-
홍성광 · 번역가뜨거운 남자 모차르트...아내 향한 불타는 사랑
역사상 세계 3대 악처(惡妻)가 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그리고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를 흔히 세계 3대 악처라고 일컫는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과연 악처였을까? 불멸의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음악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모차르트의 사랑 이야기는 그의 음악만큼이나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그의 사생활은 음악적 천재성과 함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의 가장 유명한 사랑 이야기는 콘스탄체 베버(Constanze Weber, 1762∼1842)와의 결혼이지만, 그전에 그녀의 언니 알로이지아(Aloysia)와 열렬히 연애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
이영훈 · 가요연구가“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진 아무 할 말이 없다이”
오늘은 1987년 6·10민주항쟁이 있은 지 38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 주최로 오전 10시 민주화운동 관계자와 유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완료돼 이를 기념하는 개관식도 함께 진행됐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5년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 고문 사건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등 민주인사에 대한 강압적인 조사와 인권 탄압이 자행됐던 장소다.
-
이영훈 · 가요연구가그해 여름, 그들의 선택이 세상을 바꾸다
①편에 이어 그런데 박종철 사망 후 부검을 실시해 본 결과 시신은 수많은 피멍과 물고문, 전기 고문의 흔적들이 역력했고 당시 부검의가 고문에 의한 사망임을 정식으로 확인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국민들은 분노의 표시로 경적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결국 고문 경찰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전두환은 “개헌 논의는 곧 있을 서울올림픽 끝나고 하자”는 4․13 호헌 조치를 발표하면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논의를 묵살했다. 국민들의 민심은 격앙되었다. 1985년부터 야당인 신한민주당(신민당)은 대통령 간선제안(案)에 대해 ‘헌법 개정 1000만인 서명 운동’을 추진하는 등 직선제 개헌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당인 민주정의당(민정당)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어 대통령 간선제안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던 시점이었다.
-
안승택 · 경북대 교수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축 재개하자
지난 5월 7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7년 만에 개최된 대한민국의 인종차별철폐협약 이행 여하의 심의 결과로 최종 견해를 채택했다. 그 내용을 보면, 위원회는 우선 한국 사회에 이주민들을 향한 혐오 표현과 증오 범죄가 증가함에도 이를 규정하고 금지하는 법제가 없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추성목 · 칼럼니스트佛 언론의 과거청산 : ②전쟁 앞에 서다
‘빨리 끝날 것이다. 아니, 빨리 끝내겠다. 여름이 가고, 가을도 가고 겨울이 오기 전까지 전쟁은 끝난다. 그럼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낼 수 있다.’ 1914년 6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페르디난트 대공 부부가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계 과격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손에 암살되자 유럽 강대국들은 일제히 열차 시간표처럼 그동안 나라들 사이에 오고 간 비밀 조약과 협약에 의해 전쟁으로 가는 급행열차에 올라탔다.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
정연복 · 미술평론가일본 니조城에 핀 역사의 꽃 ‘안젤름 키퍼 전시’
지난 4월부터 일본 오사카에서는 세계 엑스포가 한창입니다. 때마침 도쿄, 오사카, 교토 등 여러 도시에서는 많은 전시회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교토의 니조성(二條城)에서 열리는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 전시가 흥미로왔습니다. 도대체 키퍼는, 그리고 교토는 왜 이곳을 전시장으로 선택했을까요? 니조성으로 가기 전에 20세기 이후 다양해진 전시공간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
박승룡 · 프리랜서 작가셜록 홈즈를 따라간 ‘생성형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은 인공지능 기술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핵심 개념이다. 이름 그대로 ‘깊이 학습한다’는 뜻을 가진 이 기술은,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람의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뉴런)가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전달하고 판단한다. 딥러닝 역시 이와 유사하게,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여러 층으로 깊게 쌓아올려 데이터를 처리한다.
-
박승룡 · 프리랜서 작가현대판 추리 게임, 인공지능의 탄생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생성형(Generative) AI는 이제 사람처럼 언어를 이해하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 정도로 진화했다. 그리고 이 생성형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이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셜록 홈즈가 사용했던 다양한 논리적 추론기법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의 연결을 탐구해보자.
-
김희은 · 갤러리 까르찌나 관장《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 왜 위대한가?
이제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이 작품은「요한복음」 1장 29절 “보라,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그림 중앙에서 십자가를 들고 있는 세례 요한이 저 멀리 보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키며 이렇게 외친다. ”저기 우리 앞에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도다.”
-
김희은 · 갤러리 까르찌나 관장러시아 미술 역사를 바꾼 3대 그림- 제1편
“러시아 미술사상 가장 뛰어나고 훌륭한 러시아 그림이며, 생생한 표현력이 최고인 작품이다. 특히 예술을 향한 작가의 순교자적인 자세는 모두가 본받아 마땅하다” 러시아 최고 화가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일리야 레핀이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러시아 미술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으며 한 말이다. 알렉산드르 이바노프의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는 18세기 초상화 시대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작이며 명작이다. 솔직히 러시아 그림의 역사는 이 작품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
정재헌 · 칼럼니스트이 건물, 너무 따분해!
따분한 건축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이제는 ‘더 인간적인 건축’을 말할 때다 사람들은 왜 도시를 좋아하지 않을까. 분명 편리하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인데도 우리는 자주 도시에 지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그것은 직사각형의 회색빛 벽과 금속 유리로 덮인 건물들 때문이라는 것을. 『더 인간적인 건축』은 그런 깨달음을 하나의 확신으로 밀어붙인다. “이 건물, 너무 따분해”라고 말할 수 있는 감정의 회복,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