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은
갤러리 까르찌나 관장
김희은은 20년 가까이 아트 딜러, 전시기획자,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그림 전문 '갤러리 까르찌나'를 운영중이다. 일반인들에게 그림 이야기를 전하는 도슨트 활동도 열심이다. 러시아 트레챠코프 국립 미술관과 푸쉬킨 박물관 전문 도슨트다. 저서로 <소곤소곤 러시아 그림 이야기>, <미술관보다 풍부한 러시아 그림 이야기>가 있다. 유튜브 채널 <갤러리 까르찌나>를 운영하며, 러시아 예술의 한국 대중화를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김희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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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현대 미니멀리즘과 단색화 탄생시킨 ‘순수’
드디어 꽃 피운 말레비치의 절대 추상 <검은 사각형>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일련의 작품들을 창작해 내면서 말레비치는 대표작 『검은 사각형』에 다다르게 된다. 모든 그림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소재가 있다. 하지만 말레비치는 과감히 소재와 대상의 재현을 배제했다. 원래 이 그림은 말레비치가 1913년에 오페라 <태양에 대한 승리>의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맡게 되면서 고안한 커튼 디자인이었다. 하얀 바탕 위에 놓여 있는 검은 사각형. 마치 칼로 자른 듯 명확히 가장자리 처리된 『검은 사각형』은 보이는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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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1조원짜리 그림,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저 까만 네모가 세계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대작 중의 대작이라 한다. 그림 가격이 1조 원이 넘어 세상 모든 그림을 통틀어 가장 비싼 작품으로 꼽힌다.( 주- 한번도 경매에 나온 적이 없지만, 전문가들이 미술사적 가치, 예술적 혁신성, 그리고 문화적 상징성을 고려해 비공식적 평가한 가격이다 ). “도대체 뭐야?” “이 정도면 나도 그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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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브루벨 ‘앉아있는 악마’ 어떻게 탄생했을까②
미하일 브루벨이 그린 삽화를 하나씩 보면서 레르몬토프의 연작시 <악마>를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해 보자. 단순히 책 속의 그림이라고 하기에는 삽화의 예술성이 가히 천재적이다. 검은 눈동자의 악마. 우수에 젖은 서글픈 눈빛이 악마의 공허한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절대 고독을 품은 인간의 모습을 화폭에 옮기면 바로 이런 모습일까? 공허한 눈빛과 꽉 다문 입술이 고독에 몸부림치는 악마의 슬픔을 대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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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악마로 추락한 ‘천사’, 절대고독 보다 더한 고통 ①
“세계 미술사에 세잔이 있다면 러시아 미술사에는 브루벨이 있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1839~1906)은 모더니즘 회화가 등장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작가다. 그가 없었다면 현대의 추상 미술은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런 면에서 미하일 브루벨(1856~1910)은 ‘러시아의 세잔’이라 할 만하다. 브루벨이 등장하기 전 러시아 미술 언어는 소재를 복사하듯 묘사하는 사실주의가 대세였다. 그런 예술 환경 속에서 브루벨은 러시아에서 최초로 비재현적인 회화 언어를 개척했다. 그는 예술이 인간 정신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보이는 세계 이면에 숨겨진 영혼의 힘을 형상화하는 수많은 상징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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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 왜 위대한가?
이제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이 작품은「요한복음」 1장 29절 “보라,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그림 중앙에서 십자가를 들고 있는 세례 요한이 저 멀리 보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키며 이렇게 외친다. ”저기 우리 앞에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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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러시아 미술 역사를 바꾼 3대 그림- 제1편
“러시아 미술사상 가장 뛰어나고 훌륭한 러시아 그림이며, 생생한 표현력이 최고인 작품이다. 특히 예술을 향한 작가의 순교자적인 자세는 모두가 본받아 마땅하다” 러시아 최고 화가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일리야 레핀이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러시아 미술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으며 한 말이다. 알렉산드르 이바노프의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는 18세기 초상화 시대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작이며 명작이다. 솔직히 러시아 그림의 역사는 이 작품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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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Russian Genre Painting: Into the Lives and Pain of the People
Paintings that resonate with the times, telling stories of people and their lives. Russian artists of the 19th century proclaimed, “Art that doesn’t reflect reality is worthless,” and became the eyes and ears of the people, capturing the grim realities of their era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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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The Breath of a Thousand Years”: On Russian Art
By Kim Hee-Eun, Director of Gallery Kartina Russia Cannot Be Understood Through Reason Alone It Cannot Be Measured by Universal Standards There is Something Special in Russia That Can Only Be Believed with th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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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일리야 레핀의 러시아 혁명화와 풍속화③
일리야 레핀의 혁명화와 풍속화는 시대 모습 그대로다. 과장이 없다는 말이다. 그림 속에 러시아 민중은 주인공으로 단단히 서 있다. 그림 속 민중은 헐벗고 고난에 차 있을지라도 비굴하거나 초라하지 않다. 현실을 딛고 미래로 나아갈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바로 역사 속에서 예술이 보여줘야 할 가치를 2차원 화폭에 창조해낸 이가 바로 일리야 레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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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일리야 레핀의 대표적인 역사화 그림앨범②
러시아의 천재 화가 일리야 레핀은 ‘역사화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 라는 질문 앞에 이런 말로 화답했다. “시대를 이야기할 때 현실만을 주제로 삼아야 하나? 현실은 분출을 멈추지 않는 화산과 같다. 분명 과거를 되짚어야만 현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의 러시아를 똑바로 보기 위해 과거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일련의 역사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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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러시아 리얼리즘 회화의 최고봉 일리야 레핀①
톨스토이에 버금가는 러시아 화가 러시아 문학에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있다면, 미술에는 일리야 레핀(1844~1930)이 있다. 러시아 미술사에서 레핀이 차지하는 업적은 ‘문학의 최고봉’ 톨스토이가 이룩해 낸 것에 비견된다는 말이다. 역동적인 붓터치가 만들어내는 그림 속 서사는 톨스토이 소설 속에 보여지는 스토리 전개 호흡과 유사하고, 19세기 러시아 민중을 품고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레핀 미술의 예술성은 대우주의 진리를 담고 있는 톨스토이의 문학성과 결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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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러시아 리얼리즘 풍경화 사계의 ‘그림 앨범’ ②
흔히 사람들은 ‘러시아’ 하면 1년 내내 추워서 어떻게 살까 걱정한다. 하지만 러시아에도 꽃 피는 봄이 있고, 맑은 여름이, 황금빛의 가을이, 그리고 새하얀 겨울이 있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섭리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화려함에 눈이 부신 나라다. 그런 사계가 가져다 주는 선한 아름다움을 화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화폭에 담아낸다. 이상향의 경치만을 그리는 아카데믹한 풍경화에서 벗어나 일상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감흥을 화폭에 그대로 옮긴다. 러시아 대자연의 위대함과 작가의 눈에 비친 주관적 감흥을 더해 러시아 사계를 재탄생시킨 일련의 그림들을 ‘러시아 무드 풍경화’라 한다. 러시아만이 가진 독특한 미술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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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뜨거운 국토 사랑, 러시아 무드 풍경화①
“사람이 행복한가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가, 즉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라고 대문호 톨스토이는 소설 <까자끄 사람들>에서 말한다. 행복의 척도가 자연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인들 만큼 자연친화적인 민족이 또 있을까? 서구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원시적인 자연을 하나씩 정복하면서 현대 문명 질서로 향하는 상태를 진화, 발전이라 생각하지만 러시아인들은 반대다. 러시아인과 자연, 어머니 대지는 하나이며 태고적 모습을 잘 지켜 그 자연과 호흡해야만 인간으로서 성숙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러시아 예술 전반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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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위대한 트레챠코프 미술관의 ‘그림 앨범’②
나의 고향은/ 저 산 넘어 또 저 구름 밖/ 아라사의 소문이 자주 들리는 곳 - 김기림의 <향수> 중에서 우리에게 러시아는 예전에도, 지금도 김기림의 시구처럼 소문으로만 듣는 아라사(俄羅斯· 한자로 음역한 러시아)의 나라다. 동토의 땅 답게 가깝고도 먼 나라로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런 러시아를 짧은 시간에 알고 싶다면 트레차코프 미술관 관람을 권하고 싶다. 시대별로 잘 전시되어 있는 러시아 그림을 둘러보면 1천년 러시아 역사 상황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러시아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곳이 트레차코프 미술관이다. 가치 높은 러시아만의 수작들이 관람 내내 가슴 찌릿한 예술적 감동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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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러시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파벨 트레챠코프 ①
“문화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사람들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이다. 한 나라의 미래는 이 문화를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트레차코프 미술관’을 설립한 파벨 미하일로비치 트레차코프(1832∼1898)가 한 말이라고 한다. 트레차코프 미술관은 전 세계를 통틀어 자국의 그림을 걸어놓은 박물관 중 최대 규모다. 다시 말해 순수하게 러시아 예술품만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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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리얼리즘의 진수: 러시아 이동파의 ‘그림 앨범’②
시대의 부조리와 싸운 러시아 화가들: 이동파① 에 이어 이동파가 2차원의 화폭으로 보여주는 19세기 러시아인들의 삶은 진솔 그 자체다. 화폭 속에서 삶은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교훈적이기도 하다. 바탕에는 ‘삶과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배어 있다. 지금부터 이동파의 대표 작품을 통해 예술이 민중 속으로 파고 들어가 어떻게 호흡했는지 하나씩 들여다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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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시대의 부조리와 싸운 러시아 화가들: 이동파 ①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김지하 시, 김민기 곡 ’금관의 예수’ 중에서 19세기 참혹한 러시아 현실을 고뇌하는 지식인들은 그들의 개혁 열망을 황무지 돌산에서 웅크리고 있는 예수의 깍지 낀 두 손에 실었다. 러시아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조국을 걱정하고, 나아가 개혁의 소망까지 실려 있는 그림 <광야의 그리스도>는 당시 러시아를 고민하는 수많은 지식인들을 일깨우는 지표가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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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러시아 풍속화, 민중 속으로...민중의 아픔 속으로
그림이 시대의 목소리가 되고 사람과 삶을 이야기 한다. 19세기의 러시아 화가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그림은 가치없다’고 단언하고, 민중의 눈과 귀가 되어 참혹한 시대상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았다.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민중혁명이 성공한 나라다. 조용히 숨죽여 있다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힘을 가진 민족이다. 수많은 원동력이 러시아를 혁명으로 이끌었겠지만 19세기 러시아 풍속화는 민중의 언어로서 문학과 함께 ‘시대정신’이 됐다. 특히 19세기에 폭발적으로 발달한 리얼리즘 풍속화는 세계 어느 미술사에도 찾아볼 수 없는 러시아만의 독특한 ‘예술 혁명’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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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천년의 숨소리’ 러시아 미술에 대하여
러시아는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다 보편의 잣대로 잴 수 없다 러시아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으니 오직 가슴으로만 믿을 뿐이다. -표도르 튜체프(러시아 서정시인, 1803~1873) 러시아 시인 튜체프의 말처럼 러시아는 단숨에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그 곳에서 필자는 30살부터 20년을 넘게 살았고 지금도 러시아와 일을 한다. 인생의 동맥은 대한민국과 러시아이고, 굵은 핏줄을 둘러싼 정맥은 러시아 예술이다. 한국에서 성장하여 생명을 얻었다면, 러시아에서 그림을 만나 예술과 소통하며 사람 언어를 습득했다할 수 있다. 그 러시아가 지금 전범국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민간 희생자를 내고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