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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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 언어탐험가(고려대 국어국문과 교수)발언권이 생긴 당신에게
인생에는 여러 가지 아이러니가 있다. 말하기와 관련한 아이러니도 있으니, 말을 고칠 수 있는 나이에는 발언권이 없어 말할 기회가 별로 없고, 발언권이 생긴 나이에는 말할 기회는 많은데 말을 고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20대 대학생들은 말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말하기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한다. 못하면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몇 번의 피드백만으로도 큰 변화와 성장을 이룬다. 반면에 40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발언권이 생기면서 다양한 말하기 장면에 노출되게 되는데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발언권이 생긴 나이가 되면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 데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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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님 · 칼럼니스트새해에 ‘피보팅’ 전략은 어떨까①
요즘 TV를 보면 왕년의 유명 운동선수 출신들이 예능프로에 나와 활약하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스포츠계의 선수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활동기간이 짧은 편이다. 현역 생활을 접고 난 후에 동종업계의 코치로 나서는 게 대부분일텐데, 강호동, 안정환, 박세리, 같은 프로 운동선수 출신들이 TV 예능에서 기성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기업의 ‘피보팅 전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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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준 · 시나리오 작가/감독위대한 유튜버 ①헬기 직접 만드는 ‘튜너 캠프’
오늘도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그리고 여느 아침과 다를 바 없이, 머리맡에 두었던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손이 가고, 유튜브를 살펴본다. 밤사이 구독 채널에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업로드 했다. 구독 중인 300개의 유튜브 콘텐츠 채널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콘텐츠를 뽐내고 자랑하고 있다. 교육, 생활, 여행, 요리, 정치, 가죽 공예, 자동차 수리, 의학, 명상, 음악, 예능, 영화, 건축, 반려동물, 캠핑, 낚시, 부동산, 심지어 술 제조까지… 나는 각 채널에서 만든 콘텐츠에 깊게 빠져들어, 할 일을 팽개친 채, 이불 밖으로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공부를 유튜브 시청하듯 열정적으로 했으면 아마도 최고의 석학으로 우뚝 서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꽤 마음이 씁쓸하다. 하지만, 나만 이런 게 아니다. 한국인이라면 거의 다 이렇다. 그렇게 위안을 삼으니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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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국가 위해 금메달 양보한 국가대표 박형춘
2022년 숨가쁘게 한해를 달려왔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이번 글의 주인공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1970년 4월 마닐라 아시아선수권, 12월 방콕아시안게임 대회에서 라이트 헤비급 복싱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박형춘이다. 그를 통해 그가 출전한 올림픽과 아시아 경기 대회에 얽힌 숨은 비화를 채굴하기 위해 지난 주말 박형춘 선생의 자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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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 교사·에세이스트새해, 나의 중년 해방일지
탈모약을 복용하면서, 내 몸이 비로소 중년의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받아들였다. 탈모약이 준 또 하나의 교훈은, 중년의 시기에는 새로운 걸 획득하는 것보다 원래 가진 것을 지키는데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서 몸은 어느 시기부터 밑 빠진 독이 된다. 나라는 장독은 계속 물을 머금어야 살아갈 수 있는데, 바가지로 새로운 물을 퍼 넣는 일만큼이나 아래쪽에 생긴 구멍을 메우는 일도 중요해진다. 구멍 하나를 메우면 새로운 구멍이 생겨난다. 나이가 들수록 구멍이 많아지고, 퍼 담는 물의 양에 비해 물을 머금는 효율은 떨어진다. 지금 할 일은 구멍이 하나라도 덜 생기도록, 천천히 생기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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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제 · 변호사복수초(福壽草): 새해 아침에 복과 건강을 빌다
복수초< Adonis amurensis Regel & Radde>는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주로 중부 내륙의 산지에서 자란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동북지역를 거쳐 시베리아까지 널리 분포한다. 높이 10~20cm 정도로 자라며 잎은 깃 모양으로 잘게 갈라지고 꽃은 양성화(한 꽃에 암술, 수술이 모두 들어 있는 꽃-편집자 주)로 이른 봄에 피어난다. 지역에 따라서는 빨리 피는 개체는 1월에 개화하기도 한다. 열매는 5~6월에 성숙한다. 일찍 꽃을 피워 봄 한철을 살아가는 전형적인 봄살이 식물(spring ephemer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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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 언어탐험가(고려대 국어국문과 교수)새해에 ‘발언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한 교수법 강연에서 흥미로운 관찰을 공유할 수 있었다. 연사는 한국계 미국인이며 미국 대학의 교수였다. 그 교수가 한 번은 자신의 대학원생들을 인솔하여 공동연구를 하는 국내 교수의 대학원 연구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그 교수는 미국 대학원생들에게 한국 대학을 방문하고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한 대학원생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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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 대중문화평론가우린 왜 일반인 연애까지 훔쳐보게 됐을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사랑’ 또는 ‘사랑 찾기’를 소재로 다룬 예능을 우리는 “연애 예능”이라 부른다. 지난 2014년 불미스럽게 종영한 SBS <짝> 이후, 오랜 시간 환영받지 못했던 ‘로맨스’ 소재가 2022년 바야흐로 대세 콘텐츠에 등극했다. 2017년부터 연애 예능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였고, 2022년 현재 과히 정점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연애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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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훈 · PD/미술매개자세계의 보물 ‘겐트 제단화’를 아십니까?
요즘 같이 한파가 닥친 날씨였을 것으로 생각되는 눈 내리는 추운 겨울, 한 소년은 그가 아끼는 반려견과 같이 성당의 그림을 보러 길을 떠난다. 관람료가 없었던 소년은 그가 평생에 보고 싶어했던 그림을 보러 성탄전야에 맞춰 성당을 찾는다. 성탄절에는 무료로 그림을 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굶주림과 추위에 지친 소년과 반려견은 서로를 감싸 안은 채 성당의 종소리 속에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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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님 · 칼럼니스트불협화음 사용 설명서
집단 내의 구성원들 사이가 원만하지 않거나, 의견 대립이 있을 때에 흔히 ‘불협화음을 낸다’고 한다. 불협화음(discord, dissonance)은 두 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릴 때, 서로 조화가 되지 않아 불안정한,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비화성음’이나 ‘안어울림음’으로 부르기도 한다. 현실에서 불협화음이 나면 서로 조정을 거쳐 합의나 해결을 해 보려 애쓰듯, 음악에서도 불협화음은 반드시 그 불편한 상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화성진행이 이루어지는데, 이것 역시 ‘해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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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아바타’ 암표 사서까지 볼 만한 영화일까
아바타 1편은 2009년에 제작됐고 아바타 2편이 13년만에 개봉했다. 2편은 ‘물의 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듯이 1편에서의 숲의 배경이 2편에서는 바다로 바뀐다. 아바타 2처럼 각종 영화관을 비교하면서 장단점을 기술하는 열광팬들이 많은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필자는 <아바타-물의 길>을 2D 스크린X로 한번 봤고, 그 다음에는 용산아이맥스몰에서 아이맥스 레이저 3D로 다시 봤다. SNS에는 주로 세 영화관들을 비교하는 포스팅들이 많다. 용산 아이맥스몰,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 그리고 롯데 시네마 슈퍼플렉스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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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 언어탐험가(고려대 국어국문과 교수)발언이 안전한 대학 강의실 만들기
어릴 때부터 질문이 많았던 필자는 질문을 마음껏 하고 싶어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 가면 질문을 마음껏 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대학 강의는 모두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줄 알았다. 교수와 학생이 학문적인 주제를 두고 토론하는 수업이라니! 대학은 정말 가 보고 싶은 신세계였다. 이런 비현실적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바로 고3이 될 무렵 시작한 미국 드라마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소개된 강의실 풍경은 질의응답과 토론이 오가는 치열한 공간이었다. 학생들끼리 모여 하는 ‘스터디 그룹’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학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하버드 대학의 풍경은 그야말로 내게는 유토피아였다. 아, 대학이란 저런 거였구나! 그럼 대학에 가야겠다! 대학은 그때부터 내게 ‘가야 할 곳’에서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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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 건축가3·1독립선언서 타전한 앨버트의 집 ‘딜쿠샤’
딜쿠샤(Dilkusha)는 3·1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처음으로 알린 AP통신의 알버트 테일러 통신원이 살던 집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행촌동 1-88번지)에 있는데, 지난해 3월 1일 개관했다.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때 기업인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하던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1875~1948)와 메리 테일러(1889~1982) 부부가 살았다. 앨버트는 1896년 11월 광산기술자로 조선에 들어온 아버지 알렉산더 테일러의 부름을 받고 동생과 함께 다음 해에 이 나라에 왔다. 앨버트는 연극 배우였던 메리와 191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만난 후, 인도에서 결혼하고 서울에서 살았다. 테일러 부부는 처음에는 한옥을 개조한 건물에서 지내다 현 위치에 집을 지어 이 곳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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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투혼의 화신’ 김득구...쓸쓸한 40주기
1912년 질레트라는 선교사가 이 땅에 권투를 소개한 이래, 1982년 11월 14일은 가장 큰 슬픔이 밀려온 날이다. 그 날은 한국 복서로는 최초로 복싱의 메카 미국 라스베가스 시저스 펠리스 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레이 맨시니와 일전을 벌인 김득구가 14회 비명에 간 날이다. 올해는 벌써 40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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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 골프 칼럼니스트한해 고마운 동반 라운딩 했던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은 바위에 새기고 원한은 모래에 쓰라고 했다. 이는 감사한 마음은 결단코 잊어서는 안되며 원한이나 분노는 빨리 잊으라는 뜻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이와 반대가 되기 십상이다. 고마움은 금세 잊고 원한은 가슴속 깊이 새겨둔다. 감사와 원한을 거꾸로 기억하면 그 인생살이는 고달프다. 시즌 오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밑이 코앞이다. ‘열혈 골퍼’들은 추워진 날씨에도 ‘겨울 골프’를 즐기느라 12월 중순까지도 출격하지만 이젠 손을 놓아야 할 때다. 내년 봄까지 기다리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골프 스트레스’를 한동안 잊는 건 즐거운 일이다. 정 골프가 그리우면 ‘미니 골프’ 격인 파크골프장을 찾으면 되지만 갑작스런 추위가 훼방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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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슈룹’, 웰메이드로 논란 잠재웠다
지난 4일 종영한 <슈룹>은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아주 오랜만에 성사된 김혜수의 사극 연기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이다. 사극의 배역 때문에 귀도 뚫지 않았다는 김혜수의 일화는 이미 유명한데, 그 만큼 사극, 연기에 진심인 김혜수의 중전 연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조선판 <SKY 캐슬>이라는 홍보 전략에 따라 조선 왕실의 교육 전쟁 이야기가 주가 될 것이라는 추측에 기대감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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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한국 축구, 이제 모로코에서 좀 배울까?
모로코는 어디까지 갈까? 12월 15일 새벽,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프랑스 축구팀과 맞붙을 모로코 축구팀은 카리스마 넘치는 감독 왈리드 레그라기(Walid Regragui)의 지휘 아래 대회 시작부터 놀라운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양 팀의 대결은 여러모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의 화려한 아트 사커냐, 아니면 모로코의 견고한 요새 축구냐? 즉 화려한 공격의 프랑스가 난공불락에 가까운 요새를 구축한 모로코를 뚫을 수 있을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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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 교사·에세이스트남자아이의 성장을 도우려면
남성과 여성을 경계 짓는 것처럼 보이는 시도가 비판을 받는 시대다. 그런 분위기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갖는 생리적인 차이, 성향의 특성을 무시한 채 교육하는 문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남자아이답게’, ‘여자아이답게’ 라는 구호를 지우면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생리적 특성, 발달 과정, 성장 프로세서의 차이도 지워버린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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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폭력적 세상에서 자신을 지켰던 여자
염원하던 대로 우리 대표팀이 포르투갈에게 승리를 거두고 월드컵 16강에 진출하자, 바깥 세상이 순식간에 훈훈해졌고 모두 한마음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게 했다. 편 가르기가 극성인 세상에서 한순간이라도 한마음이 될 수 있었으니 긍정적인 환상이다. 인간들이 어떤 형태로든 사회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편 가르기도 시작된다. 영화나 소설은 편가르기 속 다수가 아닌 소수자, 강자가 아닌 약자의 서사를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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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월드컵 비즈니스의 진짜 승자는?
세계축구연맹 FIFA를 창설한 것은 축구 종주국인 영국이 아니라 프랑스였다. 흔히 사람들에게 FIFA가 무엇의 약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없다. 다만 추정은 어렵지 않게 하는데, 두 개의 F는 분명 Federation과 Football이라는 것, I는 International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리고 A는 좀 어렵지만 대충 Association이 아닐까 하고 짐작해 본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추정된 단어들을 막상 배열하려 하면 하나도 영어 문법에 맞지 않고 의미도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적잖이 당황한다. 너무나 당연하다. 왜냐하면 FIFA는 영어가 아니라 프랑스어 약자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