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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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 문학평론가명절 풍속 재현의 묘미 - 백석의 「여우난곬족」
1988년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다. 이 해에 당시 문화공보부 장관인 정한모 시인에 의해 월·재북 문인들의 작품이 약 40년 만에 해금되어 빛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월·재북 문인들은 한국문학사에서 잊혀진 존재였다. 이름조차 함부로 불릴 수 없었고, 부득이 표기해야 할 경우에는 정○용, 이○준, 박○원, 김○림, 임○, 이○영, 한○야 등과 같이 이름자 하나를 지운 채 출판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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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 번역가이 시들을 한여름날에 비할까요?
빌어먹을 사내 놈들이란 꼭 빌어먹을 버스 같아. 너를 1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는 겨우 한 대가 정류장으로 다가오자마자 두 대 아니 세 대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오네. - 웬디 코프, <빌어먹을 사내놈들이란> 중에서 셰익스피어부터, 엘리자베스 1세, 조지 고든 바이런 경, 윌리엄 블레이크,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월트 휘트먼, 로버트 프로스트… 현재 생존하는 대중적인 시인 웬디 코프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의 기간 동안 각 시대를 대표했던 뛰어난 시인들을 다룬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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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 대중문화평론가이강인 사태와 이효리 연설, 어떤 관계있을까
최근까지 이강인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이강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그의 축구인생은 물론 개인 비즈니스에까지 후폭풍이 이어졌다. 나아가 그의 국가대표로서의 입지도 불투명해 보였다. 극적 사과로 끝난 손흥민-이강인의 마찰과 일련의 사태가 현재 겪고 있는 한국의 세대 갈등의 일면처럼 느껴진다면 확대해석일까 싶지만, 밈으로도, 개그 소재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MZ 세대와의 갈등’은 이번 사태와도 굉장히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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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님 · 칼럼니스트슬기로운 음악 생활: 가장 아름다운 자극
설을 지냈으니,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새해 결심을 본격적으로 실천할 때다. 연배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심신의 건강을 소망할 터, 특히 고령층에 접어들며 가장 두려운 게 ‘치매’라고 한다. 80~90대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 이른바 ‘슈퍼 에이저(Super Ager)’로 살아가기 위한 전문가들의 처방엔 인지활동, 사교활동, 신체운동, 영양섭취 등이 일관되게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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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우리가 놓치고 있는 그들의 얼굴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1초만에 매진 사태를 부르며 상영됐던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가 상업 영화관에서 개봉한 뒤, 호평을 받으며 조용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의 올드 오크>는 폐광촌에 이주해온 난민들을 향한 편견의 시선을 다룬 영화다. 대중적인 영화가 아닌데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감독들이 있다. 켄 로치 감독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켄 로치는 일관성 있게 비슷한 성향의 영화를 만드는 이른바 ‘작가주의’ 감독이다. 요즈음처럼 OTT의 판타지성 드라마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작가주의 성향은 살아남기가 힘들다. 불평등한 계층의식을 비롯해 사회적 이슈를 영화에 담아 주목을 끈 봉준호 감독도 작가주의 감독은 아니며 다양한 주제로 영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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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광 · 번역가헤겔 앞섰던 셸링, 엉뚱한 아편 처방으로 사랑 잃어
독일 관념론 철학의 대가 프리드리히 셸링(Friedrich Schelling, 1775~1854)은 지금은 헤겔의 명성에 가려져 빛을 잃었으나 어린 시절 보기 드문 신동이었다. 피히테나 헤겔 보다 더 셸링이 독창성과 천재성뿐 아니라 열정과 진지함을 지닌 철학자였다. 그는 실존주의와 유물론에 기초를 제공한 인물인 동시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의지 철학의 시원이 되는 철학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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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 골프 칼럼니스트스코어 속이기, 미·영 골퍼가 들으면 기절초풍
골프 플랫폼 ‘스마트 스코어’가 지난해 12월 밝힌 국내 골프장 내장객들의 평균 스코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추어 골퍼 전체 스코어가 90대 초반(91.5)인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여성 골퍼 평균 타수가 92.7타로 남성과 크게 차이 나지 않은 것도 수긍이 갔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에서 스코어를 남긴 340만명의 9600만 건의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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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균 ·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아, 화내고 싶다!!
가끔 식당에서 뭔가 불만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들어보면 저 정도는 그냥 참고 넘겨도 될 듯한데, 마치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식당 직원들한테 욕을 하고 소리를 치고 한다. 너무 심해서 잠깐 나서서 식당 편을 들어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이건 말이에요, 손님이 잘못하시는 겁니다…” 이렇게. 그러나, 그런 짓을 했다가는 그 화를 내가 뒤집어쓰게 될 게 자명하니 그냥 비겁하게 담대히 참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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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윤 · 문화활동가사랑, 그 너머의 세계
사랑은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하는 마법의 감정이다. 사랑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희망을 담을 수 있기에, 우리는 사랑의 감정 안에서 다른 곳에 있는 사람과 같은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사랑은 때로는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울리기도 하고, 웃게도 한다. 이번 전시들은 사랑이 지금의 너머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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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 소설가민간전승신화는 왜 이렇게 에로틱할까
우리는 온갖 콘텐츠를 드라마로, 영화로, 혹은 게임으로 즐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이러한 행위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기원은 사라지고 의례만 남은 콘텐츠들은 사람들을 더욱 미혹(迷惑: 마음을 홀리는 것)하는데, 이는 고대의 풍습이 무의식으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내려오는 까닭이다. 미혹하는 강력한 이야기들 중에는 마녀와 마법사, 늑대인간, 뱀파이어 물(物)들이 있다. 이들 장르물에서 신비한 화소를 걷어내면, 풍요를 기원하는 민간전승의 풍속이나 민담이 그 안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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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정 · 언어활동가너희가 컴퓨터를 아느냐, 아니면 철학을 아느냐
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습관이며, 습관이 질병을 낳는다. 나는 목성에 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텔레파시로 지식을 전하기 때문에 눈과 귀가 퇴화했다. 감각하지 않고도 지성만으로 대화할 수 있으므로, 나는 목성은 신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성의 신은 목성을 떠난 적이 없다. 목성 외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센서를 이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센서를 상상할 수도 고안할 수도 없었고, 그러므로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했다. 신이 거주하는 그곳에는 기계가 없다. 나는 이 이상한 행성을 헤매다 겨우 돌아왔다. 얼마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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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정 · 언어활동가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블랙핑크의 붐바야
나는 이제부터 철학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는 목성에 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기를 좋아했다. 표현은 생각보다 심했다. 더 어렵고 더 복잡하게 생각을 표현했다. 그들의 표현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그들에게 생각이란 있는 것일까 의심한 적이 있다. 난해와 복잡이 목성에 사는 사람들의 시민증이었다. 그들에게 앎이란 어려운 것이며 복잡한 것이다. 그곳에서는 쉽고 단순하고 명쾌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식인을 자처했다. 그들에게 아름다운 문법이란 타인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난해와 복잡을 치장하는 일이었다. 목성인들은 백 년을 넘게 공부한 다음 모두 기체가 되었다. 나는 이 이상한 행성을 헤매다 겨우 돌아왔다. 얼마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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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정 · 언어활동가이상한 문과 논리와 똑똑한 이과 바보
지식을 잘 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글을 쓰는 게 좋을까? 나는 목성에 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말은 놀이 수단이지 대화의 도구는 아니었다. 그들의 언어를 제대로 된 문장으로 번역하면 도무지 의미가 전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말하고 토론까지 하는 모습이 기이하다 여기니, 실은 자신들은 텔레파시로 지식을 전한다고 말했다. 존재하는 무생물과 생물로부터도 텔레파시로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목성은 신이 사는 곳이냐고. 나는 이 이상한 행성을 헤매다 겨우 돌아왔다. 얼마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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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K-POP 4대 레이블, 왜 기업가치가 급변할까
작년 K-POP(케이팝) 시장을 뜨겁게 달군 SM 경영권 분쟁이 1년이 지났다. 1년 후 케이팝 레이블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SM 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 이수만 총괄PD 진영과 그에게 반기를 든 이성수 대표이사 진영이 벌인 이른바 ‘왕자의 난’은 SM 매각을 놓고 작년에 첨예한 대립을 벌였다. 이수만 총괄PD는 자신의 주식 보유지분 중 15.78%(4000억 원 규모)를 하이브에 매각하여 하이브가 SM 인수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카카오와 손을 잡으려는 이성수 대표를 위시한 당시의 SM 경영진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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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대승보다 역전승이 더 통쾌한 이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월 3일 새벽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1월 3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먼저 실점하고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역전승을 한 바 있어 두 경기 연속으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더욱이 경기 종료 직전에 기적과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기사회생을 하여 이루어낸 승리라 그 감격이 더욱 컸다. 이로써 한국의 경기는 90분경부터 보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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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윤 · 문화활동가2월의 노래
한 장의 음악 악보가 펼쳐지듯, 우리의 삶은 감동과 감성이 가득한 노래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때론 바쁜 일상의 소음이 우리의 귀를 막고, 떠나야 할 여정을 잊게 만들지만, 결국은 그 노래를 듣고 함께 연주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2월, 2024년의 두 번째 장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 함께 고요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감성적인 감동을 찾아 전시공간으로 떠나보자. 이곳은 우리의 감성과 감각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우리의 삶의 노래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곳이다. 감성의 공간에서 서로를 만나보고, 이곳에서 우리의 삶의 노래를 함께 연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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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 교사·에세이스트복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최근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녀주연상을 비롯해 8관왕을 차지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감독과 배우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안 풀려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한 남자와 삶이 불만족스러운 한 여자가 난폭 운전 사건에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두 사람의 시비는 복수와 앙갚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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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균 ·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갈등을 부르는 ‘다니까’의 저주
2020년대를 사는 우리는 음성을 통한 대화를 더 많이 할까, 카톡, 문자 등 글을 통한 대화를 더 많이 할까? 사람에 따라, 하는 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업무적인 대화라면 글을 통한 대화가 월등히 많은 것 같다.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도 카톡 문자가 수백 개는 오간다. 물론 회의라든가 말로하는 대화를 문자량으로 치면 과연 어떤 것이 더 많을까 모르겠지만 하여튼 빈도나 시간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단연 문자 대화가 더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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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복 · 미술평론가피카소 ‘게르니카’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서울의 봄>이 화제입니다. 개봉한 지 두 달만에 1300여만의 관객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픽션을 가미했다고 하지만 우리의 현대사, 그것도 군내부에서의 반란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이렇게 많은 관객, 특히 젊은 관객을 끌어들였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1979년에 청장년이었던 세대에게는 아주 괴로운 기억이라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나왔다는 사람도 있고, 아예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2030세대를 불러모은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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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아주대 교수무죄(無罪)가 죄가 없는 것이 아닌 이유
지난 26일 1심 법원이 ‘사법농단 사태’로 기소되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한쪽에서는 검찰 수사가 무리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사법부가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제 식구 감싸기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언론에서 떠들썩했던 사건들이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자료로 활용된 의심되는 문건들이 여러 확인되는 등 많은 부분이 사실로 확인된 바 있으므로, 이것이 이렇게 무죄로 결론이 나왔다는 것, 특히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단 하나의 유죄도 없이 전부 무죄가 나왔다는 점에 허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