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4대 레이블, 왜 기업가치가 급변할까

[이동연의 뮤직 인사이드] 케이팝 레이블의 형성과 상징자본(상) 하이브, SM, YG, JYP 4개사, 왜 불안한가 아이돌의 상징적 가치에 의존하는 구조 상징가치(자본) 등락에 따라 회사도 급변

왼쪽부터 박진영, 방시혁, 양현석.
왼쪽부터 박진영, 방시혁, 양현석.

▶ 유튜브로 칼럼 듣기

SM 경영권 분쟁-“쩐의 전쟁”

작년 K-POP(케이팝) 시장을 뜨겁게 달군 SM 경영권 분쟁이 1년이 지났다. 1년 후 케이팝 레이블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SM 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 이수만 총괄PD 진영과 그에게 반기를 든 이성수 대표이사 진영이 벌인 이른바 ‘왕자의 난’은 SM 매각을 놓고 작년에 첨예한 대립을 벌였다. 이수만 총괄PD는 자신의 주식 보유지분 중 15.78%(4000억 원 규모)를 하이브에 매각하여 하이브가 SM 인수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카카오와 손을 잡으려는 이성수 대표를 위시한 당시의 SM 경영진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이에 이성수 대표는 이례적으로 2023년 2월 16일 유튜브를 통해 이수만 총괄PD의 비리를 폭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은 “이수만의 <라이크기획> 해외 법인 ‘CTP’의 총체적 실체와 역외 탈세 의혹”, “나무 심기 프로젝트로 포장한 해외 글로벌 뮤직 시티 플랜 부동산 투자 의혹”, “‘에스파’의 신곡에 나무 심기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종용한 나머지 ‘에스파’ 신곡 발표 및 컴백이 지연된 사연” 등이다.

이 성명이 나간 후 이성수 대표와 SM을 인수하고자 했던 하이브 경영진 간에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오갔고, 양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되고자 크기가 고만고만한 엔터계에서 이례적인 주식 매집 전쟁을 벌였다.

결론적으로 SM 경영권 분쟁의 최종 승자는 예상을 뒤엎고 카카오가 되었다. 2023년 2월 초에 가시화된 경영권 분쟁은 2개월 동안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에 치열한 공방으로 치달았지만, 결국 자본 동원력에서 앞선 카카오가 SM 합병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약 1조 2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자금을 발판으로 4월 26일 SM 주식의 39.87%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 과정에 위법사실이 발견돼 강력한 수사를 받고 있다. 대신 하이브는 보유주식의 절반을 주당 15만 원에 되팔며 시세차익을 남겼고, 하이브의 팬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에 SM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곡들을 서비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에는 카카오와 하이브가 모두 ‘윈-윈’ 길을 선택한 것으로 SM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이브 소속의 최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하이브 소속의 최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SM 경영권 분쟁 1년 후

그러나 1년 후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2024년 2월 6일기준 SM의 주식은 주당 7만5000원에 거래되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반 토막이 났다. 더 심각한 것은 1년 사이에 시가총액이 2조 원(2023년 3월 기준 3조 8000억원→2024년 2월 6일 기준 1조7873억원)이나 증발했다는 점이다. 물론 몇 차례의 공개매수로 인해 SM 주가가 비현실적으로 상승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SM의 주식은 카카오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꾸준히 떨어졌다(일례로 2023년 5월 3일 기준 시총 2조 6810억 원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SM 경영권 분쟁에서 한 발 떨어져 있던 박진영의 JYP는 지난 1년간 꾸준하게 상승해 2024년에 시가총액이 SM을 훨씬 앞섰다. 최근 5년간 4대 케이팝 메이저 레이블사의 매출액과 주가 변동 시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 도표가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적으로 케이팝 메이저 레이블의 상승세는 주식 자본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소속사 ‘트와이스’(TWICE)와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인기몰이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JYP는 소속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매출액이나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둘째, 이와 반대로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반드시 주가 상승에 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이브의 2022년 매출액은 SM의 매출액에 비해 2배 정도이지만, 시가총액은 4.5배를 넘었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 때문이었다. SM은 작년 이수만의 오너리스크가 해소된 후에 주가가 20%나 상승한 것도 SM의 경영 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주식 투자자의 기대 때문이었다. YG의 경우 2022년 매출액은 JYP와 거의 비슷하지만, 양현석의 ‘원정도박’으로 야기된 오너 리스크로 인해 YG의 주가 총액은 JYP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셋째, SM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이들 4대 메이저 레이블 회사의 매출액은 꾸준하게 올랐지만, 역으로 주가와 시총은 1년 동안 꾸준하게 떨어졌다. 매출은 상승하는데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것은 케이팝 시장이 외부 환경 요인이나 내부 경영 이슈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케이팝 레이블의 제작자본 구조와 그와 연동하는 주식 자본의 시장구조가 생각보다 매우 불안정하다. 말하자면 케이팝을 제작하는 경영진의 비즈니스 전략과 제작자본의 형성구조가, 다른 어떤 산업 구조와 비교했을 때, 매우 상징적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것을 케이팝의 ‘상징자본’으로 부르고 싶다.

‘케이팝의 상징자본’이란 무엇인가?

케이팝의 상징자본은 케이팝을 제작하고 돈을 버는 자본의 성격이 매우 상징적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상징적이라는 것인가?

가장 먼저 언급할 것은 케이팝 아이돌의 가치가 매우 상징적이라는 점이다. 아이돌은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가 우선한다. 아이돌의 외모, 안무, 노래, 패션과 스타일은 화폐 가치와 등가를 이루지 않고,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교환가치를 가진다.

스타의 상징가치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은 스타가 가진 상징적 교환가치 때문이다.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로 돈 벌 수 있는 화폐 경제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아이돌의 상징적 가치는 상황에 따라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BTS를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부를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강력한 상징가치로 인해 경제적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 스타의 가치가 스캔들로 인해 한순간에 소멸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둘째, 케이팝 레이블은 아이돌의 교환가치를 활용하여 수많은 파생상품을 제작할 수 있다. 파생상품의 대표적인 종류가 주식, 프랜차이즈, IP(지적재산권)이다. 아이돌의 상징적 교환가치는 단지 음반을 팔고, 콘서트를 열어 돈을 버는 차원을 넘어선다. 아이돌의 인기곡들은 곧바로 주식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아이돌의 투어가 해외 언론에 대서특필되면, 주가는 천정부지로 뛴다.

또한, 케이팝 레이블사들은 아이돌 그룹과 소속 멤버들을 활용해 패션, 뷰티, 푸드 등의 자회사를 차린다(이 이야기는 다음 회에 자세하게 논의하겠다). 또한, 케이팝 아이돌의 지적재산권을 독점화하여 각종 상품등록, 특허권 출연, 디지털 저작권을 행사한다. 대표적인 것이 ‘버블’과 ‘위버스’와 같은 ‘팬플랫폼’이다. 플랫폼 당 100만 명 이상의 전 세계 팬들이 매월 1만원 안팎의 회비를 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과 멤버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플랫폼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이다.

마지막으로 케이팝의 상징자본은 매우 불안정하고 불순해서 일종의 ‘버블경제’의 위험을 안고 있다. 케이팝 레이블사는 상징자본의 가치들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해 아이돌 그룹과 멤버들에게 지나친 감정 노동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 그룹들은 자신의 상징적 교환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 감정 노동이 심할 경우 상징자본은 상징폭력으로 변한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상징폭력은 화려한 무대에 감춰져 있어, 가시적이기보다는 비가시적인 경우가 많다. 지나친 관심, 급격한 인기, 무리한 스케줄, 강요되는 감정 노동은 많은 상징자본을 만들어내지만 반대로 많은 ‘상징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글쓴이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동연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예술학과에서 문화이론, 예술정책, 공연기획을 가르치고 있다. 음악과 축구를 좋아해서 관련된 저술 및 현장 활동을 많이 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음악감독, 글로벌음악도시서울플랜 MP, K-리그 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리버풀FC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현재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주최하는 계촌클래식축제 총감독, 대표적인 문화NGO 단체인 문화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