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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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 칼럼니스트다시 배워야 할 ‘생존의 투자 문법’은
강이 방향을 바꾸면, 사람들은 처음엔 홍수라 부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물길을 지도에 새로 그립니다. 뉴노멀은 바로 그 ‘새로 그려진 지도’입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자주 말하는 AI 시대의 뉴노멀은 단순히 기술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배우는 방식, 투자하는 방식, 인간관계의 방식까지 다시 정의되는 시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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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통역에게 국가의 기술 전략을 묻는 나라
나는 하얼빈에서 초파리를 키운다. 중국에 온 지 5년이 넘었고, 그 사이 한국에서 날아오는 질문의 온도가 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연구가 되기는 하느냐’고 물었다. 딥시크 이후에는 ‘중국이 어떻게 그것을 해냈느냐’고 묻는다. 거부감이 두려움으로, 두려움이 배우자는 결심으로 바뀌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가운 변화다. 중국의 발전을 애써 부정하는 일은 이제 우스꽝스럽고, 반도체 몇 년의 우위를 전 분야의 우월로 부풀리는 착각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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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진 · 대주회계법인 회계사세제개편, 시장의 우리를 어떻게 바꿀까
공인회계사로 일하다 보면 늘 ‘경제적 실질’을 따지는 습관이 몸에 밴다. 형식이 어떻든, 실제로 어떤 거래가 일어났는지가 회계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세무사로서 세법 조문을 읽다 보면 종종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 조문은 왜 이렇게 설계됐을까” 묻고 싶은 지점들이다. 그 답은 대개 하나로 수렴한다. 세법은 경제적 실질만 묻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적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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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화 ·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하우스보이 쑈리 킴과 KIM...한국인의 상흔들
송병수(宋炳洙, 1932~2009) 작가의 단편 〈쑈리 킴〉(1957, 《문학예술》)은 한국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이다. 6·25 직후 미군 부대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미군의 심부름을 하는 ‘하우스보이’를 하며 살아가는 어린 고아의 눈으로 바라본 현실이 가감 없이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미군들이 키가 작은 한국 소년들을 부르던 은어 ‘쇼티(Shorty)’와 가장 흔한 성씨 ‘킴(Kim)’을 결합해, 본래의 이름을 빼앗긴 비극적 기호로서 ‘쑈리 킴’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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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심리상담사영화 ‘호프’는 왜 ‘호불호의 극단’ 달릴까
영화 <호프>는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고 외신에서 좋은 반응도 받았다. 매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던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발표한 영화이기도 해서 국내에서는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국내에서 개봉되자마자 예매율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호불호’가 극으로 갈렸다. 화제작에 대한 호불호는 특별한 반응이라고 할 수 없지만 <호프>는 그 격차가 너무 커서 오히려 관심을 더 끄는 특이한 현상까지 만들어냈다. SNS에서는 마치 이벤트라도 하듯이 <호프>에 대한 평이 잇달아 올라오고 호평 밑에 악성 댓글이 달리는 상황에서 <호프>에 대한 언급 자체가 조심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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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 칼럼니스트AI는 반도체 공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산업계가 목도하는 인공지능(AI)의 진화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나 단답형 질의응답 수준을 완전히 넘어섰습니다. 질문에 답을 출력하던 생성형 언어모델(LLM)의 단계를 지나,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수립하고, 환경 변화를 실시간 인식하며, 적절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도구를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AI 에이전트의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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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광 · 번역가구스타프 말러, ‘팜므 파탈’ 지치게 한 사랑
현대 낭만주의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는 보헤미아 태생의 후기 낭만파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구스타프 말러와 ‘팜므 파탈’ 알마 말러의 사랑은 단순히 ‘예술가 부부’를 넘어, 서로에게 깊은 영감과 동시에 씻을 수 없는 불안과 상처를 주었던 ‘독성 강한 사랑’의 전형으로 회자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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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원 · 역학자‘관(官)’이 저무는 시대...나의 생존 전략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처음 만난 사람과 나누는 이 짧은 인사에는 현대인의 서글픈 자화상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직장의 이름과 직급을 곧 ‘나’라고 여겨 왔습니다. 튼튼한 조직에 들어가 정년까지 버티는 것,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성공적인 삶의 방정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평생직장’은 로망이 아닌 자신을 옥죄는 것이 되었고, 그 변화의 파도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경기 침체나 고용 형태의 변화만으로는 모두 설명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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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 작가 겸 문화마케터‘폭염의 골키퍼’ 도시 녹지를 키우자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과 함께 만드는 녹색도시’를 목표로, 도시 숲 확장 및 보존, 서울숲 일부 운영, 정원학교 & G-브릿지 가드너, 비밀정원(Bee-meal, 꿀벌·나비 등 수분 매개 곤충을 위한 정원 조성) 프로젝트, 시민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시 생태계와 시민 참여형 녹지 문화를 확산하고 있는 곳이다. 나는 서울그린트러스트 사업 감사를 5년째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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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실패한 과학교사와 설명하는 과학교수님
올해 극장에서 나는 두 명의 생물학자를 만났다. 한 사람은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라일랜드 그레이스, 다른 한 사람은 전지현이 연기한 권세정 교수다. 두 영화 모두 잘 됐다. 3월에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국내에서만 200만 명을 넘겼고 전 세계에서 5억 달러 넘게 벌었다. 5월에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열흘 남짓 만에 300만 관객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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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서 · 동국대 국제정치학 석사과정이란을 ‘다윗’으로 만든 혼합·포화공격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끝난듯 끝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휴전과 재개전을 오가는 가운데, 양측은 서로 자국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압도한 승리는 오간데 없고, 세계 경제만 패배의 역사를 쓰고 있다. 당초 약세로 보였던 이란조차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새로운 ‘군사 혁신’처럼 보이는 특유의 전술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섞은 ‘혼합·포화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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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그래미 거부” BTS의 탈식민·문화독립 선언
“문화독립 선언” BTS의 쾌거 방탄소년단(BTS)이 2027년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정규 5집 《아리랑》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문화적 탈식민을 외친 ‘독립 선언’이라 할 쾌거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소감은, 지역과 언어를 기준으로 음악을 재단하는 글로벌 시상식의 관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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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호 · 칼럼니스트AI시대, ‘진짜 승자’는 따로 있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대중의 시선은 대개 새로운 모델의 성능에 머뭅니다. 어떤 모델이 더 높은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했는지, 어느 서비스가 더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지, 누가 AGI에 더 가까워졌는지가 헤드라인을 장식합니다. 그러나 산업의 실제 자본 배분은 점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더 뜨겁게 반응하는 대상은 모델의 화려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을 지속적으로 학습시키고 배포하며 수익화할 수 있게 만드는 ‘물리적 인프라의 구축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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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 대중문화 독립연구가뜨겁게 분노하고 빠르게 잊는 한국 사회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분노했다. 막대한 이익을 한국 시장에서 얻으면서도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고, 사고 이후의 대응에서도 충분한 책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SPC 계열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은 노동자의 생명보다 생산과 이윤을 앞세우는 기업을 비판하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쳤을 때도 전국적인 공분이 일었다. 어떻게 민주화운동의 희생을 경기장의 농담으로 소비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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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정 · 칼럼니스트NATO ‘국방데이터 표준’ 역수입해야
2026년 7월, 튀르키예 앙카라 NATO 정상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집단 방위 결속의 무대였다. 하지만 그 이면은 현대전의 가장 값비싼 전략적 연료인 군사 AI기술과 전술 데이터의 소유권을 둘러싼 동맹국 간 격렬한 영토 전쟁이었다. 미국은 향후 5년간 4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드론 에지(Drone Edge)’이니셔티브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명분은 군집 드론 요격의 지연 시간(Latency) 극복이었지만, 실질적 요구는 단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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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 칼럼니스트레버리지ETF 사태, 정책 책임 물어야 할 때
사람들은 흔히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공부가 부족했는지, 판단이 늦었는지, 위험을 너무 가볍게 봤는지 돌아봅니다. 그런데 정말 그 문제만일까요. 혹시 우리는 애초에 ‘기울어진 판’ 위에서 너무 성실하게 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설계된 판’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금융시장은 중립적인 경기장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규칙이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산이 많고 정보가 많고 제도가 익숙한 쪽에 훨씬 유리하게 짜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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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 · 자연 칼럼니스트살아있는 지구의 가장 날카로운 비명: 지진
단 몇 초에서 몇 분 만에 수십만 명의 인명 피해와 도시 마비를 부를 수 있는 파괴적인 자연재해가 ‘지진’이다. 지진은 이 갑작스런 빠르기 때문에 ‘옥타브’ 비유에서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 ‘옥타브 비유’란 미국의 구조 지질학자 마샤 비요르네루드(Marcia Bjorneurd) 교수가 지구의 여러 차원의 시간 주기를 음 높이 개념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진은 비요르네루드의 분류법에서 날카롭고 빠른 초고음이어서 옥타브가 높고 진동수가 높아 강한 에너지를 가진 자연 현상으로 비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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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준 · 전 주사우디대사대리②사우디 원전, 한국기업에 기회 줄까
한마디로 ‘포스트 오일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첫째, 국내 전력수요 폭증에 대한 해답. 사우디는 여전히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원유 직접 화력발전에 의존한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원유와 연료유를 합해 하루 100만 배럴 안팎을 발전용으로 사용할 때도 있다. 수출하거나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석유를 국내 발전에 태우는 것은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원전 전환은 그만큼을 수출·고부가가치 활용으로 돌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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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준 · 전 주사우디대사대리①미, 사우디에 오일 대신 원자력 패권?
지난 2025년 사우디 근무 시절, 원전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코르 두와이힌(Khor Duwaiheen) 인근을 차를 몰고 가본 적이 있다. 물론 현장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걸프만 해안뿐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 부지가 걸프만 건너편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바라카 원전과 직선거리로 약 90~1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걸프 해안을 따라 원전 개발 축이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리적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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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위트(wit), 부고 없이 떠난 ‘보통 과학자’
며칠 전, 한 초파리 유전학자가 세상을 떠났다. 부고는 어디에도 실리지 않았다. 네이쳐(Nature)誌도, 사이언스(Science)誌도, 그가 평생을 바친 초파리 학회의 소식지조차 그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기예르모 마르케스(Guillermo Marqués).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없다. 그의 부재를 알게 된 것조차 그의 박사 제자였던 한 한국인 과학자가 페이스북에 남긴 짧은 글을 통해서였다. 스승의 아내는 부고 대신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