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준
전 주사우디대사대리
문병준은 외교부 중동 지역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은 외교관 출신이다. 주이집트 대한민국 대사관 공사로 근무했으며, 과거 외교부 중동2과장을 역임했다. 2021년 6월 주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로 부임해 교민 안전, 경제·문화 교류를 담당했고, 202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대사대리(Chargé d’affaires ad interim)로 공관장 직무를 수행했다. 최근 AI반도체기업 리벨리온의 중동전략고문을 맡았다.
문병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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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는 왜 ‘배신의 미국’을 못 버릴까
“카다피 때가, 사담 때가, 무바라크 때가 차라리 나았다.” 리비아에서, 이라크에서, 이집트에서 이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미국이 등을 돌리거나 무너뜨리는 데 가담한 정권의 자리에 무엇이 들어섰는지를 현지 사람들은 그렇게 요약했다. 걸프의 왕들도 같은 장면을 지켜봤다. 그리고 지금, 그들 자신이 비슷한 물음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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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MBS)의 딜레마
아라비아 반도의 예멘 북부를 장악하던 후티 반군은 모카·두바브에 이어 홍해의 바브알만데브해협 한가운데 마윤(페림)섬과 대·소 하니시섬까지 손에 넣었다. 하미스무샤이트·아브하·지잔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고, 제다·얀부·타이프에도 경보가 내려졌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피해 만든 동서 송유관마저 이라크 친이란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지목된 드론 공격으로 멈췄다. 평소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물량을 운송할 수 있는 핵심 송유관이다. 부분 가동은 비교적 빨리 재개될 수 있지만 완전 복구에는 5~6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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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②사우디 원전, 한국기업에 기회 줄까
한마디로 ‘포스트 오일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첫째, 국내 전력수요 폭증에 대한 해답. 사우디는 여전히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원유 직접 화력발전에 의존한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원유와 연료유를 합해 하루 100만 배럴 안팎을 발전용으로 사용할 때도 있다. 수출하거나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석유를 국내 발전에 태우는 것은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원전 전환은 그만큼을 수출·고부가가치 활용으로 돌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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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①미, 사우디에 오일 대신 원자력 패권?
지난 2025년 사우디 근무 시절, 원전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코르 두와이힌(Khor Duwaiheen) 인근을 차를 몰고 가본 적이 있다. 물론 현장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걸프만 해안뿐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 부지가 걸프만 건너편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바라카 원전과 직선거리로 약 90~1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걸프 해안을 따라 원전 개발 축이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리적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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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도대체 왜 안 끝날까
지난 7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2월 28일 개전 이후 이런 식으로 휴전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4월 8일 파키스탄이 중재한 첫 휴전, 5월 오만 채널의 교전 중단이 있었다. 6월 17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체결된 60일간의 협상 기한을 담은 양해각서가 있었지만 매번 며칠 만에 공습이 재개됐다. 세계는 “이번에는 끝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몇 번이나 걸었고, 그때마다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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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중국은 미국을 주저앉힐 수 있을까
오는 14일과 15일, 트럼프와 시진핑이 베이징에서 만난다. 한국 언론은 이 회담을 주로 관세 협상의 틀에서 다룬다. 그러나 외교 현장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이번 회담은 무역 의제에 더해,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까지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큰 정상회담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도 이번 방중 의제에 이란 문제와 호르무즈 상황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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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UAE 탈퇴, 이란 전쟁이 부른 OPEC의 균열?
아랍에미레이트(UAE)가 오는 5월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OPEC+에서 동시 탈퇴한다. 1967년 가입 이후 59년 만이다. ‘더 팔 수 있는’ 나라가, ‘덜 팔자’는 질서에 묶일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이번 탈퇴는 OPEC의 약화를 뜻하고, 국제유가의 방향보다 변동성을 키운다. OPEC은 산유국 12개국이 “이번 달 우리는 얼마만큼만 팔자”를 정하는 카르텔이다. 적게 팔면 유가가 오른다. 사우디가 사실상 리더다. 2016년부터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과 합쳐 OPEC+ 22개국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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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쟁은 멈추지, 봉쇄는 풀리지 않는다
멈춘 것은 전쟁이 아니라 ‘결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 겉으로만 보면 긴장 완화다. 그러나 실제로 연장된 것은 평화가 아니라 시간이다. 공격 옵션은 철회되지 않았고, 봉쇄도 풀리지 않았다.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시점만 뒤로 밀렸다. 4월 21일 오후 4시 24분, 워싱턴 동부시간. 한국 시간 4월 22일 새벽 5시 24분. 트럼프는 Truth Social에 휴전을 시한 없이 연장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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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란혁명수비대는 왜 국가 위에 군림하나
필자가 아프리카 리비아에 근무하던 2013년, 알리 자이단 리비아 총리는 잠옷 차림으로 납치됐다. 그해 10월 10일 새벽 4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코린티아 호텔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외교관과 장관들이 통째로 묵을 만큼 안전하다던 5성급 호텔이었다. 괴한들은 낯선 침입자가 아니라 내무부와 연계된 ‘민병대’였다. 42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가 끝난 자리에 남은 것은 국가가 아니라 수백 개의 민병대였고, 그 현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필자는 매일 눈앞에서 봤다. 총리가 잠옷 차림으로 끌려가는 나라. 그것이 카다피 이후 리비아의 민낯이었고, 지금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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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죽은 협상은 이렇지 않다
지난번 글에서 “(미국-이란 협상 결렬에 대해) 비관은 이르다”고 썼더니 댓글이 꽤 달렸다. “이제 진짜 전쟁 나는 거 아닌가요”부터 시작해서, 트럼프가 군함 15척을 들이밀었다고 링크를 보내온 사람도 있었다. 다들 숫자를 본다. 군함 몇 척, 유가 몇 달러, 협상 몇 시간.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지금 엄청나게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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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결렬? 아니, 진짜 협상의 ‘시작’이다
미국·이란 첫 협상이 깨졌다고 난리다. 그런데 중동 관련 협상, 한 번에 된 적 거의 없다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두고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가 빈손으로 헤어졌다는 소식이 나오자, 국내 언론은 일제히 ‘결렬’을 붙였다. SNS에서는 벌써 “3차 세계대전 오나”는 말이 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