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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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 칼럼니스트
성난 민심의 요구는 다시 ‘겸허한 정치’
총선의 시대정신은 결국 ‘불통’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 대통령이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고(의료대란), 잘못에 사과와 시정도 없으며(부인 김건희씨 문제), 측근들이 자꾸 국민을 화나게 했다(이종섭, 황상무). 이 정도면 여당이 앞장서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어야 하는데 심판 받아야 할 쪽이 오히려 야당을 심판하자고 하니 유권자들을 더욱 자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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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 연세대 법전원 교수무엇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
제22대 총선이 절정이다. 재외국민투표나 사전투표의 열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최소한 누군가를 심판하려는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 누가, 무엇 때문에 더 많은 심판을 받아야 하고 또 받을 것인가? 헌법학도의 관점에서 볼 때, 제22대 총선의 역사적 의미는 한국형 민주공화제의 명운이 걸려 있는 중대선거라는 데 있다. 대한민국은 제2차 대전이후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나라 가운데 성공적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달성하고 중진국을 넘어 선도국의 지위에 도달한 드문 국가이다. 특히 1987년 이후 40년을 넘보는 역사성을 가진 하나의 헌법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민주화와 자유화를 확대해 왔다. 여전히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성취라면 이제 ‘한국형 민주공화제’ 모델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의 새로운 이념형(ideal type)으로 제시할 만한 수준에 다다랐다고도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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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 갤러리 까르찌나 관장러시아 리얼리즘 풍경화 사계의 ‘그림 앨범’ ②
흔히 사람들은 ‘러시아’ 하면 1년 내내 추워서 어떻게 살까 걱정한다. 하지만 러시아에도 꽃 피는 봄이 있고, 맑은 여름이, 황금빛의 가을이, 그리고 새하얀 겨울이 있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섭리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화려함에 눈이 부신 나라다. 그런 사계가 가져다 주는 선한 아름다움을 화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화폭에 담아낸다. 이상향의 경치만을 그리는 아카데믹한 풍경화에서 벗어나 일상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감흥을 화폭에 그대로 옮긴다. 러시아 대자연의 위대함과 작가의 눈에 비친 주관적 감흥을 더해 러시아 사계를 재탄생시킨 일련의 그림들을 ‘러시아 무드 풍경화’라 한다. 러시아만이 가진 독특한 미술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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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 갤러리 까르찌나 관장뜨거운 국토 사랑, 러시아 무드 풍경화①
“사람이 행복한가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가, 즉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라고 대문호 톨스토이는 소설 <까자끄 사람들>에서 말한다. 행복의 척도가 자연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인들 만큼 자연친화적인 민족이 또 있을까? 서구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원시적인 자연을 하나씩 정복하면서 현대 문명 질서로 향하는 상태를 진화, 발전이라 생각하지만 러시아인들은 반대다. 러시아인과 자연, 어머니 대지는 하나이며 태고적 모습을 잘 지켜 그 자연과 호흡해야만 인간으로서 성숙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러시아 예술 전반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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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진 · 경북대 정치학 교수분노의 동원과 민주주의의 역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곧 치러진다. 민주화 이후 역대 어느 국회의원 선거가 그러지 않았을까만은 이번 선거가 한국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은 전 세계적 흐름으로 볼 때 민주주의 제3의 물결의 흐름 속에서 민주화로 이행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은 이번 선거까지 포함하면 10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8번의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4번의 정권교체를 큰 무리 없이 달성했다. 경쟁적이고 주기적인, 그리고 공정한 선거를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한국에서 정치 권력을 교체하는 게임의 규칙이 된 것이다. 세계적 시간으로 볼 때 민주주의 도도한 물결에 다소 늦게 동참하였지만 제3의 물결을 통해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나라 중에서는 가장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를 제도화한 소수의 사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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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 교사·에세이스트놀라워라, 나무의 소통
어릴 적, 4월은 나무의 달이었다. 공휴일이었던 식목일이 위풍당당하게 붉은 완장을 차고 있었고, 붉은 황토가 드러난 산에 수백 그루의 묘목을 심는 장면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어린 마음에도 나무의 영토를 늘리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업적 중 하나로 여겨졌었다. 요즘 식목일은 예전과 같은 기세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에 더 중요하고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공휴일이라는 붉은 완장이 사라져서일 수도 있다. 예전에 비해 우리는 확실히 나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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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 칼럼니스트
가치 있는 총선 체크리스트
22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사전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본 투표일에 한 표를 행사할 분들을 위해 내 한 표가 보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해보려고 한다. 특정 정당의 공약에 힘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 모든 공약을 아우르기도 어렵다. 총선이 치러지는 이 시점에서 유권자가 특히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들을 추렸다. 정권에 힘을 실어줄지 또는 심판할지와 같은 정치 이슈도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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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균 · 경제분야 독립연구자아베노믹스가 한국에 주는 교훈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 晋三) 전총리가 취임한 이후 모토가 된 아베노믹스는 ‘세 개의 화살’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화살은 과감한 금융완화, 두 번째 화살은 기동성 있는 재정정책, 세 번째 화살은 민간투자 촉진 성장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첫 번째 화살의 목표는 금융완화를 통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엔고(高)를 시정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며, 두 번째 화살의 목표는 재정지출을 통해 내수를 부양하는 한편 마지막 세번째 화살은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의욕을 고취하고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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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 영산대 교수또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번 총선의 화두는 단연 ‘심판’이다. 우습지만 여권에선 ‘운동권 심판’과 ‘이, 조 심판’을 외치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정권 심판’의 기치를 내세워 선거를 치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의 분위기만 보면, 유권자들은 야권의 정권 심판 호소에 더 많이 반응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범야권 200석’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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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 역사학자애국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고문기술자로 잘 알려진 이근안은 지난 2017년 한 시사주간지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당시 시대 상황에선 고문이 애국이었다.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그가 자기에게 고문받은 후유증으로 돌아간 김근태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었을 것 같지는 않다. 박종철을 고문해 죽인 경찰들 역시 유족에게 사과한 적 없다. 사람을 고문해 허위 자백을 받아내고 그 후유증으로 죽게 만들었으면서도 죄의식이 아니라 자부심을 느끼는 심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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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K-팝 레이블은 제작 자본을 어떻게 만들었나
2024년 3월 18일 현재 하이브(HYBE)의 주식 가치는 주당 19만7000원으로 시가총액은 8조2096억원이다. 요즘 엔터주가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작년 이맘때 기준(주가 18만5100원, 시총 7조6545억원)으로 보면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다. 1년전 기준으로 4대 케이팝 레이블(하이브, SM, YG, JYP)의 시총은 14조 5687억원이었는데, 현재는 13조 2606억원으로 1조4천억원 정도 감소했을 뿐이다. SM 경영권 분쟁시 공매수로 주가와 시총이 인위적으로 급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 감소액은 그다지 심각한 수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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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복 · 미술평론가살바도르 달리의 기상천외한 극장 미술관
소셜미디어(SNS) 시대 우리의 삶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연극 혹은 놀이동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배우이자 관람객인 연극놀이. 연출자도, 극장도 없지만 다양한 연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집니다. 로그아웃을 하면 무대는 환영처럼 사라지지만 그 마법의 공간으로 언제든 또 달려갑니다. 어떤 매혹적인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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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성 · 중국 북경대 대학원 석사과정정치교육 어떻게 시켜야 할까
필자는 유학생이 아닌 미국 주민의 신분으로, 미국의 공교육을 받으며 컸다. 대학은 미국에서 비교정치학을 공부했고, 지금 중국 북경대에서 정치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이어 중국으로 건너가 정치학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이들 세 나라의 정치를 비교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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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봉 · 가톨릭대 교수‘대파’논란 속 ‘민생’ 타령...표현도 바꿔야
22대 총선 국면에서 엉뚱하게 대파 논란이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농산물 마트 방문에서 “대파 가격이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한 발언이 나온 뒤다. 야당은 이 가격이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가격이라고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물가 점검’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후보가 ‘한 뿌리 가격’이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증폭되는 역효과를 낳고 말았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믿고 그걸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대통령,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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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 모빌리티 칼럼니스트‘자동차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정치적 의미
자동차의 탄소 배출 저감은 내연기관 등장 때부터 화두였다. 물론 당시는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오로지 경제적 목표만 추구했던 게 배경이다.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이용자의 경제적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쉽게 보면 기름 1리터(ℓ)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최대한 확보해야 경제성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면 매우 간단한 공학적 원리가 적용된다. 이동시켜야 할 이동 수단의 무게가 가벼워야 하고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 안에서 최대한 기름 낭비를 억제해야 한다. 동시에 내연기관에서 만들어진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는 과정의 손실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이른바 내연기관 이동 수단의 ‘효율 향상’ 기술은 경량화, 엔진 연소율 증대, 그리고 동력전달율 상승에 집중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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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 뉴질랜드 칼럼니스트세계에서 가장 긴 지명, 그 땅을 흔드는 지진
뉴질랜드의 낭만적인 언덕 이름 타우마타와카탕이항아코아우아우오타마테아투리푸카카피키마웅아호로누쿠포카이웨누아키타나후 Taumatawhakatangihangakoauauotamateaturipukakapikimaungahoronukupokaiwhenuakitanatahu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시겠지만, 와이너리로 유명한 뉴질랜드 북섬의 혹스베이 (Hawke’s Bay) 지방에 있는 한 작은 산등성이 언덕의 이름입니다. 알파벳으로 총 85자에 달하는, 기네스북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긴 지명입니다. 이름은 “먼곳에서 이곳으로 바람에 불려온 타마테아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피리를 불어준 언덕”이라는 아주 낭만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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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최고의 복서에서 멋진 사회인으로...이해정의 성실
봄기운이 완연하던 3월 중순 주말에 귀한 손님이 체육관을 방문해 오찬과 함께 담화를 나눴다. 주인공은 서울 상계 백병원 협력진료센터 이해정 팀장이었다. 필자의 ‘30년 지기 이해정’은 컴퓨터 복서 허영모와 함께 고교생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마지막 선수다. 1963년 1월 충남 대천에서 태어난 그는 1978년 대천서중 2학년 때 복싱에 입문했다. 입문하자마자 그해 3월 서울운동장에서 개최된 전국학생 신인대회(라이트급)에 출전, 3연승(1KO)을 거둔 후 결승에 진출해 김영준에 판정패했다. 이 패배가 그에겐 약이 됐다. 승부욕이 발동한 이해정은 본격적으로 훈련에 매진, 1979년 제3회 김명복 배를 재패하면서 학생대표로 선발됐다. 이어 박재규 경남대 총장의 주선으로 대만 원정도 경험했다. 1980년 서울체고에 입학한 이해정은 김창석 선생의 조련을 받으며 한뼘씩 성장했고 그해 30회 학생선수권 라이트미들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은사인 김창석 선생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밴텀급)로 출전한 복서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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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웅구 · 서울대 의대 교수사례 연구: 대통령이 된 검사의 경우
의료개혁 갈등의 핵심에 있지만 문제의 의미가 정확하게 이해되고 있지 않는 것이 “2천명 빼박” 가설이다. 대통령의 선언으로 어느날 제시된 2천이라는 숫자는 몇 번 다시 강조되면서 ‘가설’에서 ‘법칙’이 되었다. “의대 학생이 내년부터 연간 2천명씩 늘어나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는 붕괴한다”는 법칙 말이다. 이후 전공의와 학생들의 사직 및 휴학이 시작되었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국민 건강을 돌보던 우리 의료는 졸지에 붕괴 직전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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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 팝 칼럼니스트밥 말리: 밝은 리듬으로도 감출 수 없는 슬픔
지난 3월 13일에 개봉한 영화 <밥 말리 원러브>(리날도 마르쿠스 그린 감독)가 상영 막바지에 왔다. ‘레게의 사제’ 혹은 신으로도 불리는 밥 말리에 대한 이야기인데 전기 영화로는 드물게 1976년에서 1978년까지 그의 전성기만을 다루고 있어, 몇 마디 덧붙여 보려 한다. 체 게바라와 더불어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으로 흔히 소비되며 포스터, 기념품 등의 사진으로 접해온 밥 말리가 대중음악에 미친 대단한 업적을 생각한다면, 실제로 우리는 그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