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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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 신라대학교 교수퍼펙트 데이즈: 늙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일본에서 야쿠쇼 코지만큼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을 감당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나가사키 출신으로 도쿄 치요다구 토목과 공무원으로 출발한 그가 일에 지쳐 배우로 전업했으며 그동안 화려한 배우 인생을 살다 이제 70세 노인을 앞두고 있다.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이 평생을 일구어낸 대배우라는 입장에 앞서, 한 늙어가는 남자로서 살아온 인생의 정점에서 맡은 ‘시부야 공원 화장실 미화원’ 역할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영화 주제와 주연을 맡은 한 늙어가는 남자의 인생 스토리가 궁합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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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 역사학자독립운동의 민주주의와 친일의 군국주의
일본이 한국을 강점한 직후인 1911년, 일본 헌병은 ‘데라우치 총독 암살 미수 사건’을 날조하여 한국인 독립운동가 105명을 체포, 고문, 투옥했다. 이 과정에서 1907년에 조직된 ‘신민회(新民會)’라는 조직이 드러났다. 조직 이름은 ‘민(民)을 새롭게 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본디 한자 민(民)은 ‘피눈물 흘리는 눈’을 형상화한 상형문자다. 외부에서 온 전사(戰士) 집단이 특정 지역을 정복하고 토착 농경인들에게 성을 쌓게 한 뒤 자기들은 그 안에 들어가 살면서 성 밖의 농경인들을 수탈하는 것은 고대 문명 형성사의 기본 서사(敍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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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복 · 미술평론가산(山) 위의 뮤지엄, 이인희의 ‘뮤지엄 산’
기후위기가 심각합니다. 지구의 온도는 매년 조금씩 오르고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이미 상당히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큰일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매일 자동차를 타고 에어컨을 틀고 엄청난 음식물을 먹어치우며 지구를 못살게 굴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역설적으로 도시의 번잡함과 열기를 피해 자연을 찾고 우리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원하죠. 오늘은 산으로 가서 자연 속의 공간, 공간과 함께 향유하는 예술을 만나볼까 합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세계적인 ‘뮤지엄 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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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 건축가①개항부터 일제강점기까지...식민도시 인천
건축가로서 새삼 인천을 돌아봤다. 개항장으로 지정되기 전 조선시대의 인천은 한적하다 못해 적막했던 10여 호 남짓한 시골의 자그마한 어촌이었다. 개항 후 조계지로 지정된 후 반세기 만에 인구 20만의 대도시가 됐다. 해방 이후는 일제강점기 때 도시 골격을 바탕으로 인구 300만의 거대도시로 변모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성장 이면을 들여다보면 철저하게 식민도시였음을 알게 된다.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뉘고 식민민중에의 착취와 차별로 규모를 키운 도시였다. 인천은 일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당연한 것이겠지만 조선인은 일본인을 위해 복무하는 존재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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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광 · 번역가바람둥이 괴테, 74세에 청혼한 ‘마지막 연인’
지난 회에 요한 볼프강 폰 괴테와 프리데리케의 사랑 이야기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울리케 폰 레베초(Ulrike von Levetzow, 1804~1900)와의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괴테는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와의 사랑에 실패하고 각지를 떠돌던 중 문필가 조피 폰 라 로슈(Sophie von La Roche, 1731~1807)의 딸 막시밀리아네에게 연정을 느꼈지만 그녀가 상인 브렌타노와 약혼하고 이듬해 결혼하자 심적 타격을 받는다. 그러다가 릴리 쇠네만을 만나 사랑하고 약혼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듯했으나 귀족인 그녀와의 신분 차이로 파혼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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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 교사·에세이스트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요?
우리에겐, 사람은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다. 이는 수많은 문학 작품들이 보여주는 내용이다. 소설과 동화는 일정한 패턴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떤 욕망이나 소망을 가진 등장인물은 거부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다. 등장인물은 갈등에 휩싸이고, 그 갈등을 뚫고 나오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삶의 태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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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소매치기 출신 김성준 챔프, 검사와의 약속 지키다
지난 2월 3일은 전(前)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김성준이 타계한지 36주년을 맞이한 날이었다. 또 6월 3일은 그가 살아있었다면 71살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전 국민의 환호를 받았던 복싱챔피언 김성준에 관해 언론에서 단 한 줄의 기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프로복싱 1백년사에 43명의 챔피언이 탄생했지만, 이중에서 김성준만큼 영욕과 파란이 점철된 챔피언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직도 가슴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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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규 · 음악 칼럼니스트클래식 공연장에서도 ‘시체관극’ 할까요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시간이 나는 한 클래식 공연은 자주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다른 예술 장르는 솔직히 잘 모르기도 하고 관람할 시간도 없어서 접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것은 관람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죠. 그런 입장에서 이번 글을 쓸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결국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흥미로우면서도 난감한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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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 소설가인간과 동식물이 동등한 인도네시아 신화
신화의 세계는 상식과 반대되는 행위와 사고로 자주 우리를 당황스럽게 한다. 그러나 그 원리를 이해하면 사유의 지평이 확대되며 타자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미래에 실현되는 상상력은 종종 과거와 연결되어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신화의 세계에 도착하는 이것이 신화의 힘이기도 하다. 식물은 한자리에 붙박인 생명활동 전략을 선택해 동물과는 다른 계를 구성해왔다. 인류는 힘과 지식을 동원해 식물을 길들이고 재배했으며 인류사는 그렇게 영역을 넓혀온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유로 자칭 ‘만물의 영장’ 인간은 식물계를 동물계보다 하위로 분류하지만, 그것은 일면적 사고일 수 있다. 관점의 문제인데 결국 무엇이 살아남아 전해지는가 하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공룡처럼 언젠가 멸종할 운명이며 ‘공룡 시대’에도, 인류세에도 건재하는 유전자들은 종이나 계를 불문하고 저들끼리 협력하며 ‘진화의 칼날’을 넘어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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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 가요연구가‘단장의 미아리 고개’에 얽힌 사연
오늘은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난 지 74주년이 되는 날이다. 총성이 울리는 6·25전쟁 중에도 노래는 끊이지 않았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고통스러운 전쟁의 상흔과 실향의 아픔을 이런 노래를 들으며 견뎌냈다. 대중가요 중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노래는 흥남철수 때 헤어진 여동생을 찾는 ‘굳세어라 금순아’(가수 현인), 부산 피란살이의 애환과 이별을 그린 ‘이별의 부산정거장’(남인수), 전선의 군인이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전선야곡’(신세영), 전쟁터에 나가있는 남편이 무사하기를 비는 ‘아내의 노래’(심연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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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균 ·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누명 썼고 억울해...어떻게 토로할까 ①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분노가 치미는 상황은 뭘까? 본인이나 자녀가 직장이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특정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비난을 당하거나 욕을 먹는 것? 경제적으로 혹은 연봉에서 남들보다 뒤지는 것? 일본과의 축구 경기에서 지는 것?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어느 것 하나 뒤처짐 없이 ‘상당히 열받는’ 상황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하나의 후보를 추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최고로 꼽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누명을 써서 ‘억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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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 대중문화평론가‘슈퍼리치’가 궁금해진 넷플릭스, 대비되는 두 작품
OTT(Over-The-Top) 콘텐츠의 소재와 심의의 자율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차례해왔다. OTT 시대에 걸맞게, 어떤 경계도 장애물도 없이 다양한 콘텐츠의 형태로 수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디까지 무너졌을까. 감독(혹은 작가)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즘,선정적이든 폭력적이든 어떠한 제한조차 없어 보인다. 고고한 주제의식을 표현할 때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상이다. 어쩌면 반대로 주제의식은 다 제쳐두고 어떻게든 최대한 많은 화제성과 인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일까. 물불 가리지 않는 것이 OTT 업계의 생존방식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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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윤 · 문화활동가인생의 전환점
인생의 전환점은 우리가 삶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는 순간이다. 그 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담긴 미래를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때 우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찾고, 내면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며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순간을 만드는 힘은 바로 내 안에 숨겨진 ‘나만의 하나’를 발견하고 집중하는 데서 나온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통해 ‘나만의 하나’를 어떻게 찾아내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삶의 변화를 이끌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나만의 하나’를 발견하고, 그 힘으로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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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 골프 칼럼니스트골프 잘 치는 비결은 늘 주변에 있다!
LPGA에서 빛나는 9승을 거두고 1년 7개월전 은퇴한 최나연(36) 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골프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질문을 기자로부터 받았다. 최나연은 지체없이 “무조건 반복 연습이죠. 하루에 공 500개를 석달내내 쳐보세요. 필드 라운딩도 1주일에 세 번씩 나가고요” 이에 기자가 “주말 골퍼(아마추어)는 그렇게 못하잖아요?”라고 하자 최 선수는 “(잠시 침묵) 그러니까 그냥 취미로 즐기세요. 골프는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늘어요. 그렇게 안하고 잘 맞기를 바라면 안되죠. 마음을 비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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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정 · 언어활동가현상이란 무엇인가
방금 먹은 양식은 분쇄, 운반, 분배, 흡수 과정을 거쳐 몸 안 37조 개의 세포에 공급되는 영양분으로 변하거나 아니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인체 안에 서식하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수효가 인간 세포보다 더 많다고 하니, 한 사람의 몸은 얼마나 크길래 저 많은 존재가 있는 것일까? 그런데 이 작은 우주 안에는 훨씬 ‘작고 방대한’ 형용 모순의 우주가, 무려, 무수히 많고, 그 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저 음식이라는 ‘형태 있는 것’을 원자 단위까지 추적하다 보면, 그것들은 미지의 심연에 빠져 영 알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그렇다면 ‘형태 없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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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 · 한신대 교수타인의 삶에 대한 예의
수 년간 일간신문에 칼럼을 써왔다. 글이 올라간 후 인터넷에 들어가면 “과연 글을 읽긴 한 것일까” 싶을 정도로 생뚱맞고 감정적인 댓글들이 있지만,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려니 하며 평정심을 유지해왔다. 포털에 따라 같은 글이라도 우호적인 곳과 공격적인 곳이 있어서 각 포털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특징이나 사회적 지향도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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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복 · 미술평론가‘매혹적인’ 워싱턴 D.C.의 필립스 컬렉션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박물관 도시이기도 하답니다. 미국을 상징하는 박물관인 내셔널 갤러리를 포함, 무려 70개 이상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국립 아메리카 인디언 박물관, 국립 자연사 박물관 등 그 종류와 규모가 세계 최고입니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자칫 밋밋한 행정수도에 그칠 수도 있었던 워싱턴D.C.를 보석처럼 빛나게 해준다고 할 수 있어요. 그 덕분에 매년 수백 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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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섭 · 문성길복싱클럼 관장억세게 운좋은 사나이 안영수의 LA올림픽
잊혀질 만하면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고, 불현듯 생각이 나면 한 번씩 얼굴을 마주하는 불원불근(不遠不近) 관계를 유지하는 필자의 40년지기가 있다. 주인공은 1984년 LA올림픽 복싱 웰터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안영수다. 안영수와 필자는 1983년 7월 제3회 세계청소년대회 대표로 뽑혀 함께 합숙훈련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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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 문학평론가5월의 두 표정
5월은 흔히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그렇게 부르는 데는 아마도 5월의 기후가 1년 중에 가장 좋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쾌적한 온도가 영상 18~20℃라는데, 서울 기준으로 5월의 평균기온이 대체로 17~19℃쯤 되니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5월은 4월에 이어 역시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 화려한 자태를 더욱 뽐내고, 신록의 계절이라 부를 만큼 주변의 자연환경이 온통 초록으로 변해간다. 5월은 사람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생물들이 살아가기에도 아주 적합한 철이라 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