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장은주 · 영산대 교수이선균이 남기고 간 정치적 숙제
많은 이들에게도 그랬겠지만, 2023년 세밑에 들려 온 배우 이선균 씨의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 훌륭한 배우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웠고, 윤석열 정권 들어서 시작된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이 결국 이 사달을 내고 말았다 싶어 씁쓸하고 화도 났다. 재작년의 이태원 참사 때도 경찰은 마약 수사에 몰두하느라 축제를 위해 몰려드는 인파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널리 퍼져 있던 터였다. 이번에도 경찰은 실적을 과시하느라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을 부각했을 것이고, 이선균 씨가 그 희생양이 되고 만 것이리라.
-
박상주 · 칼럼니스트정치가 테러를 불렀다
때로 말은 날카로운 칼이다. 성경 시편은 “너는 파멸을 꾸미고 네 혀는 날카로운 칼과 같구나”라면서 말을 경계한다. 요즘 우리 사회엔 칼을 품은 말들이 춤을 춘다. 정치는 증오를 쏟아낸다. 언론은 비루한 언설을 남발한다. 검찰은 날 선 칼춤을 이어간다. 양 극단으로 갈린 세력들이 혀와 펜과 법의 칼로 서로를 찌른다. 급기야 진짜 칼부림까지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의 칼에 찔리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 대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시찰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목 부위를 찔렸다. 백주대낮에 군중들 한 복판에서 일어난 살인미수였다. 야만적인 정치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였다.
-
남경국 · 헌법학연구소장‘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말아야 한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재적의원 298인 중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의원 180인 전원 찬성으로 의결되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즉각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을 그걸(김건희 특검법)로 뒤덮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다”고 주장하였다.
-
박정인 · 칼럼니스트
한동훈의 전쟁, 한동훈의 타협
5.16 군사 쿠데타의 실질적인 리더였던 JP (김종필)는, 당시 기준으로 볼 때 단연 ‘스타일리쉬한’ 엘리트였다. 서울대를 나오고 육사 8기로 임관한 뒤 미 육군 보병학교에서 연수한 학력이 그랬다. 여기에 유려한 언변과 잘 생긴 외모까지 신언서판이 따로 없었다. JP는 명실상부한 쿠데타의 기획자였다. 그가 계획하고 그가 추진한 대로 쿠데타는 진행됐다. 집권 이후에도 중앙정보부 창설을 비롯한 굵직한 국가개조 플랜을 도맡았다. 심지어 야당을 설득 회유하는 일마저도 그의 몫이었다.
-
채진원 · 경희대 교수“5·15 서울역 회군 책임자” 진상규명하자
다사다난했던 2023년 계묘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경기 침체, 전세사기 피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새만금 잼버리 파행,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죽음, 부산엑스포 유치실패 등으로 힘들고 어두운 한 해였다. 여러모로 부족했던 점을 성찰하며 희망찬 새해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우선 소모적 정쟁과 민생정치 실종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긴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
-
전우용 · 역사학자12·12 계엄군과 오늘의 검찰
1979년 12월, 나는 대학입시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다. 비상계엄 상황이라 학교 ‘야간 자율학습’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야간 타율학습’이라도 하려고 서울역 부근에 있던 단과 학원에 등록했다. 12월 12일에서 며칠쯤 지난 때의 일로 기억한다. 밤 9시경, 학원 수업이 끝나 집에 가려고 서울역 앞 육교 위에 올라섰다. 육교 위에는 총 든 계엄군 2명이 서 있었다. 시국이 어수선하던 때라 육교 위의 행인은 내 앞 5~6m쯤에서 걸어가는 젊은 여성뿐이었다. 마침 그 전날 내린 눈이 굳어 있는 상태였는데, 계엄군 한 명이 젊은 여성 뒤로 달려가 미끄러지며 발을 걸었다.
-
박상주 · 칼럼니스트윤석열 시대의 ‘견리망의’… 판을 바꾸자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뽑았다. 공자 말씀인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변용한 것으로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견리망의’를 제안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의 말마따나 나라 전체가 각자도생의 싸움판 꼴이다. 사회정의가 사라진 자리에 추잡한 야바위 판이 벌어지고 있다. ‘견리망의’란 탄식과 우려가 나올 만도 하다. 그 꼴들이 추하다.
-
박용수 ·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선거제 개편, 국회의원수 확대로 풀어보자
내년 총선을 4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다시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그 원인과 대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019년 선거법 개정협의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지 못해서 나온 절충적 대안이었다.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나지 못한 이유는 국회의석 증가를 반대하는 여론, 지역대표 감소를 반대하는 국회의원 이해관계 때문이었다고 할 것이다. 비례대표를 늘릴 수 없다면 47석 중에서 30석만이라도 정당득표에 비해 지역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당에게 비례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 준연동제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였다. 그런데 위성정당이라는 편법으로 오히려 30석의 연동제 비례대표제가 거대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
채진원 · 경희대 교수‘병립형 비례제’가 더 바람직하다
여야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4개월 남겨놓고도 ‘위성정당’의 등장을 초래한 현행 선거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못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12월 1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일이 시작됨에도 선거법 개정이 늦어져 총선에 적용할 기본적인 선거구 획정과 규칙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런 선거법 늑장처리는 후보자와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훼손하고 실무적으로 불편을 주고 있는 만큼, 중대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
장은주 · 영산대 교수시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정치는 이젠 그만!
총선 전초전이 한참이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은 작정한 듯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를 가동했을 뿐만 아니라, 김포 서울 편입, 의대 정원 확대,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 등과 같은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적절성이나 성공 여부를 떠나, 제법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덕분인지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지지율도 굳건하다.
-
박정인 · 칼럼니스트
총선의 시대정신, “87년체제 청산”될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18대 대선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권교체, 부정부패척결, 노무현 정신의 부활 같은 주제들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의 연장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시대에 독재자의 딸이 다시 청와대 주인이 된다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박 후보 당선의 당위를 뒷받침하는 논리라고 해봐야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 지도자를 배출할 때가 됐다는 정도였다.
-
박상주 · 칼럼니스트국민이 ‘더 킹’이어야 한다
#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 12.12쿠데타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줌의 정치 군인들이 어떻게 국가 근간을 흔드는지, 한 무리의 사조직이 어떻게 공조직을 무너트리는지를 재현해 내고 있었다. 술잔을 쳐들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는 하나회는 국가의 암 덩어리였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전두환의 하나회는 나라를 전리품 나누듯 분탕질했다.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과 노태우가 대통령 자리를 주고 받았다. 군의 요직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른자위는 하나회들이 독차지했다. 5.18 민주화운동과 같은 국민들의 저항은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했다. 언론사를 통폐합하고, 노동 운동을 탄압하고, 영장없이 사람들을 삼청교육대로 끌고 갔다. ‘서울의 봄’은 그렇게 짓밟혔다.
-
허성원 · 신원특허법률 대표변리사일론 머스크와 테슬라②가장 큰 길을 내는 자
한편 ‘오픈 소스’는 한마디로 비밀로 유지된 정보를 널리 공개하는 것이다. 기업의 ‘비밀 정보’는 설계 도면, 데이터, 작업 매뉴얼, 현장 노하우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 정보는 내가 그것을 비밀로 지키고 있을 때에 한하여 ‘영업비밀’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만약 그런 기술적 정보를 공개하여 비밀 상태를 해제한다는 것은, 길에서 전단지를 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비밀’이란 워낙 휘발성이 강한 것이라, 일단 공개된 후에는 누구의 것도 아니며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다.
-
허성원 · 신원특허법률 대표변리사일론 머스크와 테슬라① 그들은 진짜 이타적인가?
“우리의 모든 것, 이제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엘론 머스크가 며칠 전인 지난 11월 22일 자신의 X(전 트위터)에 이런 말을 올렸다. “오리지널 로드스터의 모든 설계 및 엔지니어링 정보를 오픈 소스로 완전히 공개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 이제 여러분들의 것입니다(Whatever we have, you now have).” 테슬라의 가장 상징적인 제품인 로드스터의 모든 기술 정보를 공개한다는 말이다.
-
전우용 · 역사학자박력(迫力)과 막무가내(莫無可奈)
감사원은 본디 현직 관리들의 탈법(脫法), 비위(非違), 권한 남용 등을 감찰하던 조선시대 사헌부의 후예 격인 부서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새 사무처장이 취임한 뒤, 감사원은 검찰 특활비 유용 의혹 등 현직 공직자들에게 제기되는 비위 혐의들에는 철저히 눈을 감고 오직 전 정권 정책의 당부(當否)를 파헤치는 데 몰두하고 있다.
-
박기찬 · 북한학 박사북한, 정보화 바람이 금융을 바꾼다
북한의 금융에 대해 얘기하자면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전통적인 사회주의 국가에서 금융이란 ‘인정되지 않는’ 분야였다. 화폐 자체를 자본주의 착취구조가 확대 재생산되는 경제적 매개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경제 분야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가 금융이다. 2010년대 중반 이전에 남한으로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서 개인은 은행 계좌(돈자리)가 없다고 증언해 왔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은행을 통한 금융활동도 당연히 할 수 없다는 거였다.
-
박상주 · 칼럼니스트마키아벨리도 권하는 이동관 탄핵?
이건 쿠데타 아닌가? 하루 아침에 방송국을 접수했다. 일요일 야밤에 방송국 간부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전격 교체했다. 총칼을 앞세우지 않았을 뿐 과거 군사정권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과연 ‘검찰 쿠데타 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퇴행이다. 이건 코미디 아닌가? 문화일보 출신의 박민 KBS 신임 사장이 공정성과 신뢰도를 경영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회 출신의 전두환 신군부가 정의사회구현을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등 짝에 용 문신을 새긴 조폭들이 ‘차카게 살자’를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
소순창 · 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김포, ‘잃을 것 너무 많은’ 서울시 편입 논란
김포시 서울편입론이 점점 뜨거운 감자로 변해 가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氣) 싸움을 하더니 이제는 시도지사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각자의 의견을 던지면서 제2라운드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인천, 대구, 경기, 충남 단체장들은 부정적이다. 주로 여당 광역단체장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박정인 · 칼럼니스트
서울 메가시티 구상: 강력한 파괴력, 더 강한 위험성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경기도 59개 선거구 가운데 불과 7군데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은 51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고양갑 한 군데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내줬다. 현재 국회 의석분포를 보면 민주당 168석, 국민의힘 110석이다. 두 정당간 의석수 차이는 58석. 경기도의 민주당 의석 51개 가운데 29석을 국민의힘이 탈환하면 두 당의 의석 수는 같아진다.
-
장은주 · 영산대 교수‘거부권 정치체제’를 넘어 ‘제7공화국’으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커다란 위기에 빠져 있다. 검사가 대통령이 되더니, 검찰의 이해관계와 문법이 정치를 쥐고 흔들고 있다. 비단 검사 출신이 정부 요직을 장악하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집요한 수사와 기소 관련 문제가 1년이 넘도록 이 나라의 정치판을 규정했다는 사실만이 문제는 아니다. 국회가 법으로 제한했던 검찰 수사의 범위를 달랑 시행령 하나로 무력화했던 반헌법적 폭거가 버젓이 자행되었던 일을 포함해 그동안 우리 민주주의를 지탱해 왔던 많은 법과 규범이 검찰과 검찰 출신 각료와 정치인들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 검찰 정권은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공영 방송까지 장악하더니, 이제 가짜 뉴스를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비판 언론마저 수사와 기소를 통해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