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주
칼럼니스트
박상주는 20여년 동안 신문기자로 살았다. 신문사를 그만둔 뒤 ‘지구촌 순례기자’를 자처하고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세계 오지를 여행하면서 글을 썼다. 어쩌다가 서울교육청과 국무총리실과 국회의장실에서 공무원 생활도 했다. 지은 책으로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아름다운 동행’, ‘부의 지도를 바꾼 사람들’, ‘낙연쌤의 파란펜’ 등이 있다.
박상주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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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숯불로 밥 짓는 혁명, ‘트럼프 제로’ 견딜까
늦은 밤 쿠바의 관문인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작고 남루한 공항이다. 공항을 빠져 나오자마자 캄캄한 암흑이다. 도로와 거리는 텅 비어 있다. 수도 아바나 중심가에 접근하면서 드문드문 불빛이 나타난다. 관광객들로 흥청거려야 할 아바나 올드시티 역시 인적이 끊어지다시피했다. 쿠바엔 지금 어둠을 밝힐 전기도, 자동차를 움직이는 석유도, 경제를 지탱하던 관광객도 모두 끊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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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치가 테러를 불렀다
때로 말은 날카로운 칼이다. 성경 시편은 “너는 파멸을 꾸미고 네 혀는 날카로운 칼과 같구나”라면서 말을 경계한다. 요즘 우리 사회엔 칼을 품은 말들이 춤을 춘다. 정치는 증오를 쏟아낸다. 언론은 비루한 언설을 남발한다. 검찰은 날 선 칼춤을 이어간다. 양 극단으로 갈린 세력들이 혀와 펜과 법의 칼로 서로를 찌른다. 급기야 진짜 칼부림까지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의 칼에 찔리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 대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시찰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목 부위를 찔렸다. 백주대낮에 군중들 한 복판에서 일어난 살인미수였다. 야만적인 정치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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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석열 시대의 ‘견리망의’… 판을 바꾸자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뽑았다. 공자 말씀인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변용한 것으로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견리망의’를 제안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의 말마따나 나라 전체가 각자도생의 싸움판 꼴이다. 사회정의가 사라진 자리에 추잡한 야바위 판이 벌어지고 있다. ‘견리망의’란 탄식과 우려가 나올 만도 하다. 그 꼴들이 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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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국민이 ‘더 킹’이어야 한다
#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 12.12쿠데타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줌의 정치 군인들이 어떻게 국가 근간을 흔드는지, 한 무리의 사조직이 어떻게 공조직을 무너트리는지를 재현해 내고 있었다. 술잔을 쳐들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는 하나회는 국가의 암 덩어리였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전두환의 하나회는 나라를 전리품 나누듯 분탕질했다.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과 노태우가 대통령 자리를 주고 받았다. 군의 요직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른자위는 하나회들이 독차지했다. 5.18 민주화운동과 같은 국민들의 저항은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했다. 언론사를 통폐합하고, 노동 운동을 탄압하고, 영장없이 사람들을 삼청교육대로 끌고 갔다. ‘서울의 봄’은 그렇게 짓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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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마키아벨리도 권하는 이동관 탄핵?
이건 쿠데타 아닌가? 하루 아침에 방송국을 접수했다. 일요일 야밤에 방송국 간부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전격 교체했다. 총칼을 앞세우지 않았을 뿐 과거 군사정권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과연 ‘검찰 쿠데타 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퇴행이다. 이건 코미디 아닌가? 문화일보 출신의 박민 KBS 신임 사장이 공정성과 신뢰도를 경영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회 출신의 전두환 신군부가 정의사회구현을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등 짝에 용 문신을 새긴 조폭들이 ‘차카게 살자’를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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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네타냐후와 윤석열, 그 섬뜩한 데칼코마니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파리 한 마리가 도자기 가게를 부술 수 있다고 말한다. 찻잔 하나 움직일 힘조차 없는 파리가 어떻게 도자기 가게를 부술 수 있을까? 먼저 파리가 황소 귓 속으로 들어가 윙윙대기 시작한다. 황소는 두려움과 분노로 날뛴다. 황소가 사방팔방 날뛰는 와중에 도자기 가게가 부서진다. 하라리는 2001년 9.11테러와 그 이후 미국의 보복을 그런 사례로 들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미국이라는 황소를 자극해서 ‘중동’이라는 도자기 가게를 파괴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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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동훈과 ‘2인자’ 잔혹사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정부의 잇단 인사검증 실패와 김건희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같이 한동훈 법무장관과 연관된 사안들이다. 정국의 시선이 온통 한 장관으로 쏠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한 장관에게 ‘소통령’이니 ‘왕장관’이니 ‘황태자’니 하는 수식어들이 붙기 시작했다. 그 서슬이 시퍼렇다. 우리 헌정사에 일개 장관의 위세가 이토록 막강한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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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에 ‘언론자유’는 없나
언론사 두 곳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기자들의 집에도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언론인들이 줄줄이 고발을 당하고 있다. 특정 언론보도를 겨냥해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 반역죄”, “1급 살인죄”, “국기문란 행위” 등 살벌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군부 독재시절의 서슬 퍼런 언론탄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지난 14일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두 언론사가 보도한 ‘윤석열 검사의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무마 의혹’ 기사가 윤석열 대선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허위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혐의다.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이 여전하고, 허위 인터뷰로 단정 지을 근거가 없고, 공인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