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자유’에 ‘언론자유’는 없나

[박상주의 단소리 쓴소리] 문정부 때 ‘언론재갈법’이라 비판하더니 그때의 진심은 부패 은폐하려던 것인가 언론 탄압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김용진(가운데) 뉴스타파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 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용진(가운데) 뉴스타파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 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슬 퍼런 언론탄압 본격화하나

언론사 두 곳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기자들의 집에도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언론인들이 줄줄이 고발을 당하고 있다. 특정 언론보도를 겨냥해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 반역죄”, “1급 살인죄”, “국기문란 행위” 등 살벌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군부 독재시절의 서슬 퍼런 언론탄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지난 14일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두 언론사가 보도한 ‘윤석열 검사의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무마 의혹’ 기사가 윤석열 대선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허위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혐의다.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이 여전하고, 허위 인터뷰로 단정 지을 근거가 없고, 공인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다.

어디 검찰 뿐인가. 대통령실과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이 벌떼처럼 비판 언론 공격에 나서고 있다. 섬뜩한 광기마저 느껴진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뉴스타파의 해당 보도에 대해 “중대 범죄이자 국기 문란 행위”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 반역죄”라고 말했다.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뉴스타파)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고위 관계자는 “대장동 주범과 언노련 위원장 출신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럽다”면서 “이번 기회에 악습을 끊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도 저마다의 대책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가짜뉴스 근절 TF’와 ‘가짜뉴스 신고 상담센터’, ‘등록취소심의위원회’ 등의 가동이 그런 사례들이다. 하나같이 ‘언론 재갈 물리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책들이다. 입이라도 맞춘 듯 일사불란하고 입체적인 작전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잊었나

참으로 의아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자유’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과거 윤 대통령이 외쳤던 ‘언론 자유’의 뜻은 무엇이었나? 정치에 뛰어든 직후인 2021년 8월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언론중재법을 ‘언론재갈법’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강도높게 비난했었다.

“권력자나 사회 유력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사전에 차단할 길까지 열렸습니다. 군사정부 시절의 정보부와 보안사의 사전 검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국민을 대신해서 대통령께 묻습니다. 대통령의 진심은 무엇입니까? 언론의 자유입니까, 아니면 부패・은폐의 자유입니까? 대통령께서는 진정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한다면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추진을 당장 중단시키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중단시키지 않는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이 법안을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 윤석열은 이 언론재갈법을 막아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나지 않는가.

동영상= 뉴스1 TV

언론 장악에 성공한 정권은 없다

윤 대통령께 묻는다. 대통령의 진심은 ‘언론의 자유’인가, 아니면 ‘부패・은폐의 자유’인가? 대통령께서 진정 자유를 중시한다면 언론탄압을 당장 중단시키기 바란다.

윤 대통령께 고언 드린다. 500여년 전 이탈리아 정치 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지도자가 백성의 미움을 사면 어떤 견고한 성도 그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 역시 윤 대통령이 언론중재법을 비난하면서 인용했던 말임을 상기시켜 드린다.

역사는 말한다. 언론 장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언론에 맞선 정치인의 말로는 하나같이 불행했다. 지금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MB맨들이 뼈저리게 체험했을 터이다. 윤 대통령이 MB의 전철을 되 밟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언론자유는 자유 중에서도 맨 앞에 자리해야 한다.

글쓴이

박상주 칼럼니스트

박상주는 20여년 동안 신문기자로 살았다. 신문사를 그만둔 뒤 ‘지구촌 순례기자’를 자처하고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세계 오지를 여행하면서 글을 썼다. 어쩌다가 서울교육청과 국무총리실과 국회의장실에서 공무원 생활도 했다. 지은 책으로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아름다운 동행’, ‘부의 지도를 바꾼 사람들’, ‘낙연쌤의 파란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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