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도 권하는 이동관 탄핵?
[박상주의 쓴소리단소리] 마키아벨리는 탄핵 제도의 유익함으로 ‘두려움’을 꼽는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이들은 그 두려움으로 반역을 꾀하지 않는다. 이동관 방통위장은 탄핵 혐의가 넘친다.
퇴행과 만행이 판치는 세상
이건 쿠데타 아닌가? 하루 아침에 방송국을 접수했다. 일요일 야밤에 방송국 간부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전격 교체했다. 총칼을 앞세우지 않았을 뿐 과거 군사정권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과연 ‘검찰 쿠데타 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퇴행이다.
이건 코미디 아닌가? 문화일보 출신의 박민 KBS 신임 사장이 공정성과 신뢰도를 경영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회 출신의 전두환 신군부가 정의사회구현을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등 짝에 용 문신을 새긴 조폭들이 ‘차카게 살자’를 외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이건 선을 넘은 것 아닌가? 언론장악을 넘어 언론파괴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군사작전 벌이듯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KBS, EBS 등의 임원진을 대거 해임·해촉했다. MBC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했다가 법원의 제동에 걸리기도 했다.
뉴스타파와 경향신문, JTBC, 시민언론 민들레, 더탐사(현 뉴탐사), 뉴스버스, 리포액트 등 언론사 혹은 기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잇따르고 있다. 박정희나 전두환 등 독재자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탄복할 만한 ‘막가파’식 언론탄압이다.
지목되는 이동관 방통위장 행보
윤석열 정권의 전방위적인 언론탄압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바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다. MB정부의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내면서 “밥 먹듯 방송에 개입”했다는 인물이다. 얼마전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자신이 ‘MB의 스핀 닥터’ 역할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한 인물이다.
‘스핀 닥터’란 여론을 비틀고 돌리고 피하는 홍보 기술자를 가르키는 멸칭(蔑稱)이다. 이를테면 포르노를 예술로 둔갑시킨다거나, 달을 보라고 손짓하면 손톱에 낀 때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재주를 지닌 이들을 스핀 닥터라고 부른다. 우리 말로는 ‘정치 모사꾼’ 쯤으로 번역할 수 있는 말이다.
‘MB의 스핀 닥터’가 ‘윤석열의 스핀 닥터’로 돌아왔다. MB 때보다 더 사납고 더 저돌적인 기세로 언론장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치중립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으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행보다. 언론자유를 수호해야 하는 직분의 방통위원장이 되레 이를 위협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탄핵할 이유 충분하다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효율적인 방편으로 ‘탄핵’만한 것이 없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 이렇게 썼다.
“국가로부터 자유를 지키는 임무를 부여 받은 인물이 그 자유를 침해하고자 계획할 경우 민회나 행정관들의 위원회 또는 법정에 고발하여 탄핵하는 권능만큼 유효하고 필요한 것은 달리 또 없다.”
마키아벨리의 말은 이동관 위원장을 직격한다. 마땅히 언론자유를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이 언론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야당이 이동관 위원장 탄핵에 나선 이유일 것이다. 야당과 시민과 언론이 지적하는 이동관 탄핵 사유를 꼽아보자.
첫째,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방통위는 가짜뉴스 근절을 명분으로 방송사들의 팩트 체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언론사의 인용보도 경위와 방식 등의 자료까지 요구한 것은 명백히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방송편성 자유를 규정한 방송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둘째, 불법인사를 자행하고 있다. 방통위는 KBS이사회와 방문진 임원의 해임과 임명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 방문진 이사를 해임한 이후 법원으로부터 그 사유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처분 효력정지 판결을 받았음에도 거의 동일한 사유로 다른 이사들을 해임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셋째, 법적 근거 없이 타 기관의 업무에 개입하고 있다. 방통위는 방심위를 통해 가짜뉴스를 심의토록 하는 월권을 행했다. 방통위의 소관범위를 넘어 독립기구인 방심위의 업무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짜뉴스에 대한 개념이나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다.
넷째, 5인 합의제 의결을 무시하고 있다. 이동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본인을 포함한 여권 추천 상임위원 2인만으로 안건을 의결하는 직권남용을 하고 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상임위원 5인으로 구성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토록 하고 있다. 설혹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만행이다.

공무원이 국민을 두려워하게 하자
선출 권력은 선거 혹은 탄핵을 통해 심판을 받는다. 헌법이나 법을 위반하면 임기 중이라도 탄핵을 받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는 국회에 주어진 탄핵권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국회는 그동안 탄핵권 사용에 소극적이었다. 이동관 위원장처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다.
마키아벨리는 탄핵 제도의 유익함으로 ‘두려움’을 꼽는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이들이 탄핵에 대한 두려움으로 반역을 꾀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다면 탄핵을 통해 국회와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환생한다면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을 적극 권장하지 않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