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박정인 · 칼럼니스트
‘내란척결·윤어게인’ 걷어찬 유권자의 승리
한마디로 “정치의 무가치함과 싸운 유권자의 승리”였다. 인기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이 ‘변은아’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되찾는 것과 비슷했다고나 할까. 유권자는 ‘변은아’고 정치권은 ‘황동만’이었다. ‘국민의 삶과 유리된 채 따로 가는 무가치한 정치 말고 제대로 된 민생 정치를 하라’는 요구다.
-
조선규 · 칼럼니스트청년들, ‘기성정치의 무능’을 알아챘다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개표 결과와 함께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수치 하나가 다시 논쟁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20대 남성의 55.8%가 국민의힘 후보를, 20대 여성의 66.4%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30대에서도 같은 구도가 반복됐습니다. 30대 남성은 국민의힘 48.6% 대 민주당 42.1%, 30대 여성은 민주당 63.5% 대 국민의힘 32.5%였습니다.
-
박찬운 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변호사
서사에 갇힌 형소법 개정, ‘박찬운’이 던진 쟁점
한인섭 교수(서울대학교 법학 명예교수)는 형사법 학자로서 한평생 반독재 투쟁의 최전선에 서왔다. 민주주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분이다. 특히 지난 12·3 내란 이후에는 시민들이 왜 윤석열 정권과 싸워야 하는지를 번득이는 법이론으로 설명하며 헌정 질서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나와도 오랜 기간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선배 교수이기도 하다. 검찰개혁에 있어서는 8부 능선까지 함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상 가까이에서 서로 다른 노선을 걷게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 오늘 이 논쟁은 형소법 개정 논의에서 피차 인내해야 할 불가피한 과정이다. 한 교수께서 내 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으면서 이 글을 쓴다.
-
문주용 · 기자미셸 박 스틸, 그녀가 7월에 온다
미셸 박 스틸 주한 미 대사 지명자가 7월 중순, 전방위적 ‘한국 압박 보따리’를 들고 올 가능성이 커졌다. 미 의회의 인준 청문회 절차를 마친 스틸 지명자는 예상과 다른 실용적 발언들로 ‘지명 철회’의 빌미를 거의 주지 않았다. 우리 정부로서는 ‘아그레망 거절’ 등 외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
최용주 · (전)5.18진상규명조사위 조사1과장‘80년 광주를 도운 초국적 연대 네트워크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은 ‘고립’에서 비롯되었다. 계엄군의 폭력으로 광주 시민들이 죽고 다치고 끌려갔지만, 정부의 철저한 보도 통제로 대다수 국민들은 그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외부와 고립되어 10일 동안이나 계속된 시민의 ‘불복종 저항 운동’은 공산주의와 불순분자의 폭동으로 왜곡되었다. 결국, 광주의 비극은 고립에 그치지 않았다. 망각과 은폐, 나아가 폄훼와 조롱의 낙인으로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
조선규 · 칼럼니스트AI시대, 진보는 의미없다...보수도
정치를 이해하는 언어는 시대와 함께 늙어갑니다. 한 시대를 정확히 설명하던 개념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현실을 놓치기 시작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그러한 설명의 중심에 있었던 말이 바로 “진보”와 “보수”였습니다. 이 두 단어는 단순한 정치적 취향을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역사적 경험, 1987년 체제 이후의 정당 경쟁, 지역주의의 기억, 세대별 삶의 조건과 가치관까지 함께 품고 있었습니다. 한때 이 구분은 분명 유효했습니다. 시민들은 복지와 성장, 안보와 대북관, 국가의 역할과 시장의 자율성, 개혁과 안정의 문제를 이 틀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김양희 ·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대(對)이스라엘 발언, 던져야 할 3가지 질문
이재명 대통령이 SNS 엑스(X)에 올린 이스라엘 비판 글이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은, 작년 9월 이스라엘 측이 한 팔레스타인에게 자행한 끔찍한 인권침해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공유하며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 일이 지난해 벌어진 것인데 최근 사건으로 착각하는 등 일부 사실관계 착오도 있었으나, 그럼에도 비판의 본질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굽히지 않았다.
-
문주용 · 기자‘검찰개혁의 5가지 함정’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심의 통과한 검찰개혁 관련, 중수청 공소청 설치법 수정안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박찬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9일 자리를 사퇴했다. 이어 10일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위원장은 현재의 개혁 논의를 ‘집단적 착각’이라 규정하며, 다음의 다섯 가지 위험성을 경고했다.
-
정태호 · 경희대 법전원 명예교수왜 재판소원이 필요한가
“권리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구제수단이 있어야 한다(Ubi ius, ibi remedium).” 이 오래된 법언은 입헌국가의 출발점이다. 국가가 기본권을 보장한다고 선언하면서도, 기본권이 침해되었을 때 이를 바로잡을 통로를 닫아 둔다면 기본권의 실효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의 판결이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시민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물음이 바로 재판소원 논쟁의 출발점이다.
-
소순창 · 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역사의 굴레를 끊는 법, ‘원죄’와의 결별
해방은 새로운 출발이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출발선에서 이미 절반의 정의만을 선택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식민 통치의 말단과 중간을 지탱했던 경찰과 관료 상당수가 미군정 시기를 거치며 다시 국가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했다. 질서 유지와 행정의 연속성이라는 명분은 이해 못 할 바 아니었지만, 그 선택은 ‘책임’이라는 질문을 유예하는 것이었다.
-
정태호 · 경희대 법전원 명예교수책임 없는 재판 독립은 특권이다
사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김건희 씨와 그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잇따른 무죄판결은 그 옳고 그름과 별개로, 한국 사법이 여전히 ‘신뢰 가능한 권력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문제는 특정 판결 하나가 아니다. 수사와 기소, 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법 과정 전체가 과연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의문이다.
-
정태호 · 경희대 법전원 명예교수사법부 ‘조희대 라인’ 완성, 그 위험한 신호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월 중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임명했던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5월 1일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적극적으로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
김상범 · 전 서울시 부시장서울시, 제2차 대중교통 개혁할 때다
지난 2004년 7월 1일은 서울의 대중교통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날이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준공영제 도입을 주도했다. 환승 할인이나 중앙버스전용차로 등 당시 ‘천지개편’ 수준의 변화를 서울시에 도입한 것이다. 시행 초기 혼란으로 이 시장은 개편 나흘만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숙이기도 했지만, 하나씩 개선시켜갔다. 이후 한 달만에 분위기는 반전됐고 그는 이를 대통령으로 가는 정치적 자산으로 끌어올렸다. ‘무료 환승’과 ‘거리 비례 요금제’ 의 편리함을 시민들이 체감하기 시작했는데, 버스 준공영제가 그 바탕이 됐다.
-
이해영 · 한신대 교수“국회 입법에 반대” 유엔사, 무슨 자격인가
지난 12월 16일 대한민국 국회의 「DMZ법」 발의에 분노(?)한 유엔사령부, 즉 사실상(de facto) 주한미군이 성명을 발표했다. 제목이 <유엔사군정위UNCMAC의 권한과 절차에 대한 유엔사 성명서>다. 두루 아다시피 ‘유엔사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사령관’ 즉 삼위일체다. 내용은 유엔사(= 즉 주한미군)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볼 수 있다. (관련 기사: 유엔사, ‘DMZ법 반대’ 이례적 성명…통일부 “국회 입법 지원” )
-
김상범 · 전 서울시 부시장오세훈 한강버스보다 공간구조부터 바꿔야
지난 11월부터 다시 운항을 시작한 서울시의 한강버스는 선박고장, 강바닥 긁힘 등의 안전문제들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불식되지 않다. 이제는 사업의 타당성 논란을 넘어 추진과정 등 사업전반에 대한 비난과 의혹으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우려되는 안전에 대한 사항들이 완전하게 해소가 된다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서울 교통’의 관점에서 한강버스가 서울시가 생각한대로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여부다.
-
이정훈 『스며들다 · 정원오』 저자
정원오, 책 쓰다 그에게 스며들어버렸다
작가로서 누군가의 삶을 기록한다는 건 그 사람의 호흡을 흉내 내보는 일에서 시작한다. 책 『스며들다, 정원오』를 집필하며 지난 몇 달간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궤적을 좇았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처음에는 ‘행정가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직업적 냉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원고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때쯤 나는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니라,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
이경렬 · 전 직업외교관이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2018년, 찬란한 해였다. 남북한이 당장 환상적인 일을 낼 것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만났다. 4월 27일 판문점 회담과 도보다리 대화에 이어 5월 26일 김위원장이 덜커덕 판문각으로 내려와 문 대통령을 맞아 뜨겁게 포옹했다. 그리고 그들은 9월 중순 평양에서 또 만났다. 능라도 경기장 연설이 있었고 백두산 천지 동반 등반도 있었다.
-
최용주 · (전)5.18진상규명조사위 조사1과장내란 후 1년, 여전히 걱정이다
1년 전, 윤석열의 내란 행위는 ‘민주주의의 적’이 우리가 상상한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각성케 했다. 그후 그들의 정체가 여기저기서 발각되면서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을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망상증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학원강사 출신 선동가와 사이비 목사가 제1야당의 정치적 노선의 행방을 쥐락펴락하고, 여기에 부응하는 그 정당 대표의 극우적 발언은 차라리 희극에 가깝다. 그 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국무총리를 지낸 자는 허무맹랑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서 선동질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 후보를 지낸 김문수가 윤석열의 불법적 행위를 노골적으로 옹호해도 이상할 게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에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사과할 의향이 없는 것 같다.
-
이경렬 · 전 직업외교관‘착시와 착각’이 부르는 외교적 재앙
부인네들은 100만 원짜리 드레스를 70% 세일로 구입했다면서 돈을 벌었다고 남편들한테 자랑한다. 미안함을 어색하게 감춘다 할까. 서민들의 얘기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팩트시트에 대한 정부 여당의 자화자찬이 바로 그런 상황과 유사하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착시’의 흔쾌한 수용이다. 그래야 당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원래 100만 원짜리는 아니었다. 세일마진을 부풀리려 장난친 것뿐이다. 사실은 30만원이나 그 이하였다면 물건을 산 부인은 얼마나 억울할까. 김용범 정책실장은 팩트시트가 공개된 뒤 협상의 후일담을 소개하면서 처음 미국으로부터 협상안을 받았을 때 “을사늑약을 넘는 수준의 황당무계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
윤두현 · 교육플러스 기자
대통령의 타운홀미팅, 왜 교육감은 안보이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각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타운홀미팅은 정부와 국민 간 소통 방식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전 정부들의 일방적 소통과 비교할 때, 지역 주민 200명 안팎이 직접 질문하고 대통령과 도지사·시장이 답하는 방식은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참여 민주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려는 실험으로 평가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