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2차 대중교통 개혁할 때다
[김상범의 근사한 도시정책 이야기] 이명박 1차 대중교통 개혁한지 22년 버스 수송분담율 크게 떨어진 상태 지하철과 자가용 비중 늘어나 서울시, 철도중심으로 정책 전환해야
준공영제와 버스전용차로, 이명박의 1차개혁
지난 2004년 7월 1일은 서울의 대중교통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날이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준공영제 도입을 주도했다. 환승 할인이나 중앙버스전용차로 등 당시 ‘천지개편’ 수준의 변화를 서울시에 도입한 것이다. 시행 초기 혼란으로 이 시장은 개편 나흘만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숙이기도 했지만, 하나씩 개선시켜갔다. 이후 한 달만에 분위기는 반전됐고 그는 이를 대통령으로 가는 정치적 자산으로 끌어올렸다. ‘무료 환승’과 ‘거리 비례 요금제’ 의 편리함을 시민들이 체감하기 시작했는데, 버스 준공영제가 그 바탕이 됐다.
버스 서비스의 공공성을 일정 수준 확보하고 버스와 지하철의 연계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환경을 정착시킨 준공영제 사업은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준공영제가 가져온 이용의 편리성과 운전자들의 고용안정 등의 편익은 이후 지방도시들도 도입하게 되는 모델이 되었다. 하지만 시행초기부터 시내버스사업자 보조금에 따른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다. 이후 보조금 규모가 증가되면서 ‘돈먹는 하마’라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됐다.
문제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면서 그 전까지 약 3천억 원대를 유지하던 버스 보조금 규모가 8천억 원대로 치솟은 것이다. 준공영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됐다. 여기에 더해 사모펀드의 버스업체 인수와 먹튀, 마을버스의 준공영제 탈퇴시도 등의 사건들이 겹치면서 준공영제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준공영제가 20년 넘게 운영되면서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에 많은 기여를 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준공영제에 내재된 문제점들과 변화하고 있는 서울의 교통환경을 고려하면, 버스 준공영제 문제를 포함한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7%p 떨어진 서울시 시내버스 수송 기능
가장 큰 문제는 20년간 엄청난 교통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의 규모와 기능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의 시내버스는 395개 노선에 7,766대가 운영되었는데, 지금은 394개 노선에 7,384대가 운영 중이다. 간선과 지선노선 수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반면 철도는 당시 8개의 지하철 노선에서 지금은 11개의 지하철(경전철 2개 포함)에 GTX-A, 신분당선, 수인분당선, 공항철도, 전철화된 경의중앙선이 추가돼 운행 중이다. 더구나 경전철과 신안산선, GTX-B 등 광역철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은 이미 철도중심의 대중교통체계로 진입한 것이다.
교통수단별 수송분담율을 보면 2013년에 지하철 38.8%, 버스 27.1%, 승용차 22.9%이었던 것이 2023년에는 지하철/광역철도 44.6%, 승용차 27.8%, 버스 19.9%로 변화했다. 버스의 역할이 7.2% 포인트(p)가 축소되었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버스 기능은 계속 약화할 것이다.
버스의 역할이 축소되었음에도 고정된 적자보전 방식 탓에 노선과 버스 대수에서 동일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내버스 노선의 93%가 적자로 운행되고 있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은 이미 2012년에 서울의 적정 버스 대수를 6,200대로 제시한바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자가용 수송분담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중교통 정책을 성공시켰다고 자부하는 서울시로서는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버스중심 아닌, 철도중심으로 정착시켜야
기후위기 등 지속가능성의 관점과 시민의 지하철 건설 요구를 고려하면 서울시는 현재 계획된 경전철 등의 전철망 계획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물론 운영적자가 부담이 되지만 시내버스 기능 조정을 통해 적자규모를 줄이면서 철도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 철도운영 적자는 공공부문의 적자이기 때문에 시내버스 운영적자보다는 관리가 용이한 점도 있다.
무엇보다 시내버스의 기능을 철도의 지선기능으로 빠르게 전환시켜야 한다. 버스의 많은 간선노선, 심지어는 지선노선 중에도 3시간이 넘게 운행되고 있다. 초과근무 시간, 노동강도에 따른 안전문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로부터 고정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간선노선 중에서 실익이 없는 버스 노선은 지선으로 돌리고 지선은 마을버스 기능과 통합해 노선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가급적 지하철 노선과 촘촘하게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지선노선 개편 과정에서 이용수요가 적거나 일정하지 않지만 공공성의 차원에서 필수적인 노선들도 있다. 이는 일부 시행 중인 수요감응버스(DRT, 호출형 버스) 등 새로운 기법을 확대시켜 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표준원가제 또한 대폭 손질해야 한다. 서울시는 최근 준공영제의 개편방향으로 표준원가의 사전확정제, 사모펀드에 대한 사전심사제, 버스노선 대대적 개편을 위한 용역실시 등을 발표했는데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노선개편을 버스조합 비용으로 시행하겠다고 하다보니 근본적인 노선개편 가능성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인건비 등 필수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비용에 대해서는 비용감축을 성과이윤이나 향후 신규 노선배정과 연계시키는 방안 등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실효성있는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준공영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철도건설과 운영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서울의 교통환경이 철도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1차 서울시 시내버스 개혁이 민영체계를 개편하여 대중교통의 보편적 접근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2차 대중교통 개혁은 변화되는 교통환경에 맞는 대중교통체계의 관점에서 1차 개혁이 이루어낸 공공성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운영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틀을 세우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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