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렬
전 직업외교관
이경렬은 직업 외교관으로 일했다. 1985년에 외무부에 처음 들어간 이후 약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지냈다. 보스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워싱턴,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바르샤바, 루안다(앙골라)가 그의 활동 공간이었다. 코이카 창설, 우리나라의 OECD 가입, 한미 FTA 협상의 과정에 관여했다. 아울러 한미 원자력협정을 협상했고, 보건복지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총괄했으며, 2014년부터 2년간 앙골라에서 대사로 일했다. 퇴직후 지금은 시, 소설, 에세이, 칼럼, 인류문명 비평서 등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이창천이란 필명으로 “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외교”(2025. 3, 진인진), “브라보 한미동맹: 숭미동맹의 그늘 벗어나기”(2025. 8, 진인진)를 출간했다.
이경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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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한미 대북정책 조율협의체, 절대 안된다!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되려는 것일까.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협력을 통제하고 방해했던 ‘한미 워킹그룹’이 이름을 달리해 출범했다. 외교부는 정연두 외교전략 정보본부장(옛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케빈 킴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범정부 ‘한미 대북정책 조율 고위급 협의’를 예정대로 12월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강행했다.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통일부의 반대로 명칭을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협의’라고 바꿨지만 ‘눈 가리고 아옹’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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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2018년, 찬란한 해였다. 남북한이 당장 환상적인 일을 낼 것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만났다. 4월 27일 판문점 회담과 도보다리 대화에 이어 5월 26일 김위원장이 덜커덕 판문각으로 내려와 문 대통령을 맞아 뜨겁게 포옹했다. 그리고 그들은 9월 중순 평양에서 또 만났다. 능라도 경기장 연설이 있었고 백두산 천지 동반 등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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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제는 한미동맹의 짐을 내려놓을 때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4년 11월 17일(워싱턴 시간) 발효된다. 이승만은 조약의 효력이 ‘무기한 유효하다’는 조항을 넣을 것을 끝까지 우겨 미국의 승낙을 받았다. 그는 조약의 체결 직전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는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혜택을 받게 될 것이고, 이 조약으로 우리는 앞으로 번영을 누릴 것이다.” 한국은 자자손손 미국으로부터 혜택과 번영이라는 은혜를 입은 나라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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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착시와 착각’이 부르는 외교적 재앙
부인네들은 100만 원짜리 드레스를 70% 세일로 구입했다면서 돈을 벌었다고 남편들한테 자랑한다. 미안함을 어색하게 감춘다 할까. 서민들의 얘기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팩트시트에 대한 정부 여당의 자화자찬이 바로 그런 상황과 유사하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착시’의 흔쾌한 수용이다. 그래야 당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원래 100만 원짜리는 아니었다. 세일마진을 부풀리려 장난친 것뿐이다. 사실은 30만원이나 그 이하였다면 물건을 산 부인은 얼마나 억울할까. 김용범 정책실장은 팩트시트가 공개된 뒤 협상의 후일담을 소개하면서 처음 미국으로부터 협상안을 받았을 때 “을사늑약을 넘는 수준의 황당무계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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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는 과연 선방이었나
죽어있던 녀석이 되살아났다. 한미 FTA다. 11월 14일 공개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관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 따르면 한미 FTA는 건재하다. 미국의 상호관세로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고 여겨지던 놈이 부활했다. 전보다 더 강해졌다. ‘좀비 프랑켄슈타인’이다.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수입쿼터와 배기량 승인 규제가 폐지되었다. 아울러 농축산품, 노동, 환경, 서비스 등에 관해 전보다 강하거나 추가적인 조항들이 포함되었다. 미국의 요구사항이 망라되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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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항상 당했다. 아니면 국익외교가 필요없다
“항상 밤이다. 아니라면 빛이 필요할 이유가 없다.”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실로니어스 멍크(Thelonious Monk)가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1960년경이다. 밤이 디폴트고 빛은 항상성을 깬다.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성경 창세기 1장 3절이다. 빛이 생겨나 세상은 밝은 시공이 된다. 항상 밤이 아니라면 빛이 필요 없다. 항상 밤이 아닌 세상에는 이미 빛이 있다는 말이니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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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숨은 그림 찾기’로 읽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
팔림프세스트(Palimpsest), 과거 값비싼 양피지를 절약하기 위해 원래 있던 글이나 그림을 벗겨내고 재활용한 양피지를 가리킨다. 그 위에 새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조심해서 밑글이나 밑그림을 복원해내 보물을 건진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아르키메데스 팔림프세스트(Archimedes Palimpsest)가 그 중의 하나다. 1998년에 발견되었다. 10세기에 중세 수도사가 쓴 기도문이 적힌 양피지였다. 그 아래 보물이 숨겨져 있었다. 망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던 아르키메데스의 논문 세 편이 기도문 아래 흔적을 남기고 있었던 것이다. 최첨단 기술과 수년의 노력 끝에 아르키메데스의 명품 논문이 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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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강요된 대미 투자, 시원하게 하려면
10월 29일 오후에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었다. 다들 ‘극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인다. 합의될 것으로 기대 내지는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다수의 평론가들이 그 결과에 대해 ‘선방’(善防)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 그만하면 잘했다는 뜻이다. 지난 8월 25일 첫 정상회담도 선방이었다. 우리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늘 선방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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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국 ‘외무부’, 제대로 된 ‘외교부’ 되려면
한국에는 외교가 없다. 전부 유사 외교행위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조금씩 변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의 ‘유사외교’ 관련 부처를 외무부라고 호칭한다. 외교는 고사하고 단순히 외국과 관련된 사무도 제대로 못 보는 조직이다. 새 정부는 외무부를 앞으로 외교부로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핵심은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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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APEC은 ‘니케아 공의회’...트럼프를 잡아라
예수가 하느님과 같은 존재냐 그보다는 못한 존재냐를 놓고 핫한 논쟁이 있었다. 1700년전 일이다. 못한 존재라는 논리는 이렇다. 예수는 하느님이 창조한 존재다. 그러니까 예수가 세상에 없던 때가 있었다. 그러므로 예수는 하느님보다는 낮은 존재다. 아리우스라는 거장이 그렇게 주장했고 인기가 있었다. 아리우스보다 40년이 어리고 아직 20대 후반에 있던 아타나시우스가 이에 반기를 들었다. 예수는 창조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이 낳은 성자로 항상 하느님과 함께 있었으므로 성부와 성자는 하나라는 주장이다.( 아리우스 논쟁-편집자주 ) 서기 325년 니케아(현재 튀르키예의 이즈니크)에서 종교회의가 열려 아리우스의 주장은 이단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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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미동맹 다시 생각해야 한다. 어쩔수가없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가 1931년에 발표한 “기억의 지속”(La persistencia de la memoria)은 A4 용지만한 조그마한 작품이다. 달리의 대표적인 명작이다. 한국어 제목은 어폐가 있다. 기억이 지속되어서 좋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원제는 그런 뜻이 아니다. 기억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 성가시다는 뜻에 가깝다. “기억의 끈덕짐”으로 번역함이 낫겠다. 한 번 생성된 기억은 여간해서는 떨어지지 않는 법이다. 나쁜 기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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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라보! 한국인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드루와, 드루와!” 영화 “신세계”에서 두목 정청(황정민)이 반대파 칼잡이 다섯 명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 칼부림하다가 피범벅이 되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내뱉는 대사다. “고 어헤드, 메이크 마이 데이!(Go ahead, Make my day!)” 영화 “써든 임팩트”에서 형사 해리(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질을 붙잡고 버티는 강도에게 총을 겨누며 내뱉는 대사다. 둘 다 같은 뜻이다. “덤벼 봐!” 나는 쫄지 않는다는 말이다. 해볼 테면 어디 한번 해보자는 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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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미 정상회담은 성공했는가
미국과의 협상은 기본적으로 체급이 무거운 상대와의 복싱경기와 같다. 미국하고 맞장 떠 꿀리지 않을 자 없다. 트럼프 정부는 한 가지 요소가 더 있다. 체급도 높으면서 무법천하 ‘무장 갱스터’라는 사실이다. 협상의 승패(勝敗)란 없다. 미국은 승리하고 나는 패배하게 되어 있다. 내가 죽기로 작정하고 덤비지 못한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