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
우희종은 서울대 수의과대학를 1981년 졸업한 후 동경대학교, 펜실버니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를 거쳐 1992년 이후 서울대 수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2023년 정년퇴임하였다. 통일수의학센터장,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 전국민교협 상임의장,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우희종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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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우리 사회에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상상조차 못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평소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평화나 편안함이 얼마나 한순간에 깨지고 사라질 수 있는 것인가를 다시 한번 체감하게 했다. 40여 년 만에 다시 겪는 비상계엄이었기에 충격이었다. 어찌 보면 그 충격은 평안한 삶의 일상성이 길거리에 버려진 유리만큼이나 깨지기 쉽다는 옛 기억을 그동안 잊고 있었던 대가였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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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시민의회도 시작한다
이제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22대 국회가 시작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희노애락의, 기대와 실망의 부침이 컸던 지난 21대 국회다. 과연 22대 국회에서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지난 2017년 광화문 촛불 무혈혁명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일말의 기대와 불안이 촛불 시민들에게 있다. 윤석열 정권 하에서 새로운 면면으로 바뀌어 시작되는 22대 국회 시작을 바라보면서 그런 촛불 시민들의 마음을 살피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건 민주당 승리라는 21대 및 22대 총선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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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나는 ‘조국 신당’을 기대한다
두 달 정도 남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결국 지난 21대 총선과 달라지지 않은 선거법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1대 총선은 소수당 등원을 통해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대의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총대를 메고 만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졌다. 당시 국민의힘 당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합법적으로 만들었고, 다양한 소수당의 등원이라는 선거법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민주당은 대책이 절실했다. 국힘당의 위성정당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같은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다는 결론 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사회 원로들에게 연락해 미래한국당과 비례의석을 다툴 민주당 계열의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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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추함, 더러움, 상스러움으로 맞는 새해 되기를
또다시 새해가 밝아 오고,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누구나 새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매년 반복이기는 하지만, 희망이 나쁠 것은 없다. 희망이 현재를 죽이거나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우리의 삶을 조금씩이나마 바람직하게 변화시킨다면 말이다. 우리의 단골 새해 희망은 행복, 사랑과 같은 인류애로부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공적 가치, 혹은 가족 화목이나 개인 성취로 가득하다. 대부분 이미 여러 종교나 성현들의 말씀, 철학 같은 인문과학, 정치 등의 사회과학 등에서 강조하는 가치이며, 공통적으로는 동물 같은 삶으로부터 인간다운 삶, 혹은 인간답게 살라는 메시지다. 허나 ‘작심삼일’이라는 개인 성취는 그렇다 치고, 70년 가까이 지속된 통일의 꿈은 여전히 요원하다. 돌이켜 보면 사랑과 평화라는 소망도 몇 천 년 내려오는 소중한 가치지만, 매년 새해 희망으로 반복 등장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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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악의 평범성’과 ‘선의 일상성’
우리에게 친숙한 말로 ‘악(惡)의 평범성’이 있다. 유태계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 대량 학살의 대표적 범죄자인 아돌프 아이히만 전범 재판을 지켜보면서 만든 표현이다. 일반적인 사람이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위가 폭력이 되어 악(惡)이 될 수 있음을 간파한 말이다. 따라서 악인은 뭔가 특별하거나 나와 다른 이가 아니라, 너와 나를 포함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기도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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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동물의 집, 인간의 집, 생명의 집은 어디인가?
슬로건이 ‘동물의 집은 어디인가’인 올해 서울동물영화제 개막 영화 <니카를 찾아서>는 전쟁 중에 잃어버린 반려견 니카를 찾아가는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가족의 반려견 니카가 실종되었고, 감독은 니카를 찾아 여전히 포격이 있는 키이우로 돌아간다. 그 와중에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그대로 겪고 있는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활동가들을 알게 되고, 그들과 함께 동물 구조 활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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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비난과 책임을 묻는 것은 다르다
선한 의도로 일을 추진했어도 반드시 그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 일 추진 자체를 비난할 것은 없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 추진한 측의 책임지는 자세는 필요하다. 최근 양당 정치의 폐단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필자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어 양당 정치를 강화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총선 이후 국내 상황을 보면 전적으로 공감되는 질문이자, 그동안 내게 했던 질문이기도 했다. 지난 칼럼에서 행정, 입법 권력이 다 확보된 상황에서 정권이 넘어간 현실에 대하여 문재인 전대통령의 유감 표시 등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남긴 이유도 기실 내 스스로에 대한 그 질문으로부터 나온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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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문재인 전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로부터
광화문 촛불집회에 의해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을 때, 국민은 해방 이후 이어져 온 적폐 청산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 문재인 촛불 정부 출발 후 첫 총선인 2020년 4월 21대 총선 결과 역시 그 열망의 흐름 속에 있었다. 지금의 국민의힘 당은 개정된 선거법을 빌미로 설마라는 모든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 정당을 만들어 21대 총선의 모든 비례 의원을 독차지하려는 시도를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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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일본, 또 인류에 어두운 발자국 남기려 하나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붕괴 이후 현재 일본에 저장된 핵 오염폐수는 100만 톤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무너진 원자로 연료봉을 식히고자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다 보니 오염수는 증가하고, 일본 정부는 향후 30년에 걸쳐 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려 한다. 정상적인 일반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냉각수도 아니고 사고로 인한 오염수이지만,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삼중수소와 탄소-14를 제외한 대부분 핵종을 허용 가능치 이하로 걸러낸다는 입장이다. ALPS가 오염수 내 60여 종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고, 단지 저준위 방사능을 배출하는 삼중수소 및 탄소-14 등 2가지 핵종만 걸러내지 못한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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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추어리
“과학 실험은 그 자체로 생명이 있다”
한 달 전인 지난 5월 10일, 저명한 과학철학자인 이언 해킹(Ian Hacking)이 87세의 나이로 캐나다 토론토 요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학철학 분야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그는 단지 과학철학에만 국한된 이는 아니었다. 다양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 걸친 활동으로 주목받은 전형적인 유형의 연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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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챗GPT와 샤먼이 만나야 하는 생명감수성 ②
요즘 챗GPT가 등장하면서 일반인들도 부쩍 인공지능(AI)에 의한 시대적 변화와 함께 AI에 의한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구글 AI의 대부로 알려진 제프리 힌튼 박사가 구글에 사표를 내며 AI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한 것이 뉴스에 등장했다. 또 AI 윤리 전문가로서 미국의 ‘젊은 과학·공학자 대통령상’을 수상한 빈센트 코니처 카네기멜론대 교수 역시 인류 말살의 AI가 더 이상 SF영화가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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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생명 감수성’의 새 시대로 나아가야①
인류에게 발생한 지 만 4년 만에 거의 7백만 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생명 안전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속에 추진된 무역장벽 철폐와 세계화라는 문명 형태는 전염병의 신속한 확산에 기여했고, 그에 따라 많은 나라가 국경 봉쇄의 형태로 질병 확산에 대응한 것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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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보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회가 발전하고 잘 살게 될수록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은 더욱 증가한다. 단순히 진영이나 집단 내지 특정 계층으로 규정해 치부하는 것은 더 이상 효력을 갖지 못하고 그 자체가 매우 폭력적이다. 종종 회사나 공기업 취업과 대학 입학 등에서 접하게 되는 나이, 성별, 종교, 인종, 국적, 혹은 성적 취향 등등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명시는 이를 반영한다. 현실에서도 같은 MZ 세대라 해도 그 내부 다양성으로 인해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판단하고 접근하면 낭패 볼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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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삶은 살만하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한 때 허무함을 느끼지 않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 유한한 삶의 여정 속에 언젠가는 죽음으로 마무리될 운명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나름 열심히 추구하던 가치나 일이 기대와 달리 무너졌을 때 느끼게 된다. 이는 개인적 사안만이 아니라 집단이나 사회 측면에서 겪게 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와 이념의 실현이 무너지고 오히려 반대 입장이 더욱 강조되는 사회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회 현상이 지속될 때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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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진보-보수도 낡았나 보다
지난 민주당 정부와 성격이 다른 국힘당 현 정부가 들어서서 여러 분야의 국정 기조가 방향을 선회하면서 불안정해졌고, 검찰 출신 대통령의 비정치적 행보 역시 사회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취임 1년도 안된 신임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로도 나타나지만, 동시에 거리에서의 진보와 보수 단체 간의 시위 빌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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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지식은 마약이다
마약은 말기암 환자와 같이 강력한 진통이 필요한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약물이지만, 대부분은 중독성과 반복 투여가 뇌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그 해악이 심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중독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각인되어 본인 삶의 일부가 된 상태이기도 하다. 물론 데카르트식 지식이 근대 사회를 뒷받침하는 유용한 인식 체계라는 것에 이의를 달 이는 많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근대사회는 지식에 중독되어 있음을 알아차리는 이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에 근대 위기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