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회도 시작한다

[우희종의 좋은 세상] 조국혁신당과 시민의회는 한 뿌리 촛불 정신의 계승이 조국당의 탄생으로 여의도 엘리트정치의 대안이 시민의회로 시민의회는 ‘시민형 준직접 민주주의’ 지향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평화시위 집회 모습.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평화시위 집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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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시작됐다

이제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22대 국회가 시작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희노애락의, 기대와 실망의 부침이 컸던 지난 21대 국회다. 과연 22대 국회에서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지난 2017년 광화문 촛불 무혈혁명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일말의 기대와 불안이 촛불 시민들에게 있다. 윤석열 정권 하에서 새로운 면면으로 바뀌어 시작되는 22대 국회 시작을 바라보면서 그런 촛불 시민들의 마음을 살피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건 민주당 승리라는 21대 및 22대 총선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 퇴진을 만들어 낸 2017년 촛불 무혈혁명은 사회의 오랜 기득권들이 보여준 국정 농단과 정경유착, 그리고 법질서 위반 등을 목격한 시민들의 ‘사회개혁’을 향한 열망의 소산이었다. 당시 국민들의 바람은 부패 무능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 특정 기득권 집단이 더 이상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되는 진정한 사회개혁이었다.

그렇게 촛불 정부라 불리던 문재인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게 되었으나, 아쉽게도 촛불 정부 초기의 구체적 개혁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를 바꾼 촛불 시민들이, 그런 촛불 정부 초기 상황을 당시 야당으로서 국회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던 현 국민의힘의 반대 탓으로 생각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이에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일반 시민들이 생업을 마다하고 모여 한시적인 진보 진영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까지 만들어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대승에 기여한 것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21대 총선 후 국가 삼권 중에 사법 외의 행정과 입법 두 권력을 민주당이 확보했으니,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제대로 개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행정 및 입법 두 권력의 민주당은 사회개혁은커녕 오히려 정치 검찰에게 정권을 넘겨주었다. 그런 정권 교체에 대한 몫은 오롯이 국민 몫이 되었고, 사회 각 분야의 퇴행만이 아니라 남북 적대화에 의한 한반도 전쟁 위기감까지 높아진 상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윤석열 정부의 거듭되는 실정과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 및 대통령 가족의 총체적 비리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이 또 다시 승리하는 결과를 보였다. 개혁을 하지 못한 21대 총선에 실망한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해 윤석열 정치검찰 정권을 탄생시켰다면,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지난 21대에 이어 다시금 이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21대 국회를 마무리 하고 22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21대 국회를 마무리 하고 22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실패의 경험이 조국 혁신당의 바탕

이렇듯이 지난 2017년 광화문 촛불 혁명 이후의 일련의 정치 흐름을 보면 국민이 22대 국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자명해진다. 2017년 광화문 촛불의 개혁 열망은 2019년 기득권을 지키려는 검찰을 규탄하는 수십 만명 서초동 검찰 개혁 촛불시민의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런 촛불 시위를 관통하는 기본 요구는 ‘적폐 청산’과 ‘사회 개혁’이었다. 바로 그 열정이, 그 힘이 2020년 21대 총선과 이번 22대 총선에서의 민주당 대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면 지난 21대 국회는 단순히 다시 22대로 이어진 것에 불과한 것일까? 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난 지난 21대와 이번 22대 총선에서 그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촛불 시민이 사회개혁을 위해서 민주당의 다수 의석만 확보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던 21대 총선 이후의 경험에 기반한 시민들의 의식 변화인 것이다.

이 의식 변화의 결과가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과 국내 시민의회 담론의 활발한 등장으로 이어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로 무관할 듯한 신생 정당 출현과 시민의회 제도화 추진은 같은 뿌리다. 굳이 둘이 차이를 말한다면, 전자는 기존 정치 틀 안에서, 후자는 의회 밖에서 작동하는 촛불 시민의 의지와 구체적 행동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높은 지지율로 제3당으로 자리 잡아, 두 대형 정당 주도의 기존 정치 문화를 개선할 것으로 국민 기대를 받고 있다. 높은 지지에는 지난 광화문 촛불혁명 이후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아니 오히려 정치검찰 정권 등장이라는 퇴행적 현실에 대한 국민 분노가 담겨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문재인 촛불 정부에서 검찰 개혁에 앞장섰다는 것 하나로 철저하게 집안 3대에 걸쳐 검찰 폭력의 대상이 되었던 조국 전 법무장관이 이제 제3당의 당대표가 되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결연한 심판 의지와 함께 국내 양당 정치 극복을 통한 사회권 선진복지국가, 제7공화국을 말한다. 촛불시민들의 사회 개혁 열망을 기존 정치 언어로 구현하겠다는 정당이다. 거꾸로 조국혁신당은 이런 열망에 부응해야만 하는 책무를 지니게 된 셈이다.

엘리트 정치인의 손에 맞길 수 없다

한편 시민의회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대의민주주의로 포장된 여의도 귀족 정치인들에 의한 구태 정치를 목격하며 실망한 개혁 시민들이 이제는, 더 이상 낡은 구태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삶과 한반도 평화를 맡기기보다는, 시민 스스로가 정치적 주체로 서야겠다는 인식 전환이자 실천 의지 표현이다.

현실에서 다양한 형태의 시민의회가 있고, 국제적으로도 그 인식이 높아져서 몇몇 나라에서는 각 나라 상황에 맞는 시민의회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 이에는 과거와 달리 21세기 IT 기술 발달에 따라 실시간 개인 참여형 의사표시 제도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언제 어디서고 본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즉, ‘시민형 준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지금 같은 기존의 낡은 대의 정당 문화는 더 이상 시대 변화를 반영할 수도 없고 점차 시대 뒤떨어진 정치 형태가 될 것이다.

시민의회 관련 움직임은 단지 지면 상의 논의 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몇 차례 크고 작은 토론회와 대중 행사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시민의회 입법추진 100인 위원회’도 공식 출범했다. 22대 국회와 긴밀한 협력 속에 각 지역 시민의회 및 기존 정치 제도와의 통합 노력이 예상된다. 시민의회 관련 내용은 이미 여러 곳에서 제시되었기에 생략하지만, 그 구성은 철저하게 우리 사회에 맞는 형태로 일반 시민이 정치 주체가 되도록 탈권위주의적이고 분산적 집행부 선출과 구성 방법을 택해야 한다. 아직 발아 단계인 시민의회 추진은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열린 조직 구성안 및 기존 정치제도와의 순조로운 연계 전략 등을 제시해야만 한다.

22대 국회에서 기존 정치 문화 속에서 움직여야 하는 조국혁신당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개혁과 제 7공화국을 기존 정치문화 속에서 풀어내려는 조국혁신당이기에 정책만이 아니라 정당 체제나 문화를 기존 양당 방식이거나 기성 정당 체제를 모방하기보다는 혁신적인 정당 구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혁신의 자세와 노력이다.

특히 여의도 정치 문화 맥락에서는 무엇보다 당직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당내 실권 집단이다. 이재명 의원의 민주당 대표 취임 후 겪었던 저항과 시끄러운 상황에는 ‘늘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당직자들의 어공 취급 분위기도 한몫했다. 혁신적인 당 운영 체제 확립과 개혁 인물로 인적 구성이 되어도 그러한 개혁 구조와 문화를 기존 여의도 정치문화와 양당 구조 속에서 제대로 수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민주당과의 화이부동의 자세를 어떻게 유지하면서 개혁의 당 운영과 가치 구현을 할 수 있는가는 조국 혁신당의 과제이지만, 조국혁신당과 시민의회가 같은 개혁의 뿌리라는 점에서 개혁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간다면 이뤄낼 것임을 믿는다.

글쓴이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

우희종은 싱크탱크인 '리셋코리아행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서울대 수의과대학을 1981년 졸업한 후 동경대학교, 펜실버니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를 거쳐 1992년 이후 서울대 수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정년 퇴임했다. 통일수의학센터장,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현 여산생명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앞서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 전국민교협 상임의장,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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