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로부터
[우희종의 ‘좋은 세상’] ‘적폐 청산’ 열망 저버린 민주당 ‘반성·혁신’ 외면하고 권력투쟁 문 전대통령 진정한 사과부터 시작 계파종식과 완전 물갈이 선언하길
적폐 집단의 부활
광화문 촛불집회에 의해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을 때, 국민은 해방 이후 이어져 온 적폐 청산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 문재인 촛불 정부 출발 후 첫 총선인 2020년 4월 21대 총선 결과 역시 그 열망의 흐름 속에 있었다. 지금의 국민의힘 당은 개정된 선거법을 빌미로 설마라는 모든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 정당을 만들어 21대 총선의 모든 비례 의원을 독차지하려는 시도를 자행했다.
입법권에 대한 위기를 느낀 촛불시민들은, 그동안 구체적 정치 주체로 나선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업마저 놓고 다시 모여 ‘더불어시민당’ 형태로 행동함으로써 그들 의도를 퇴치했다. 이를 통해 180석 가까운 민주당 의석을 만들었고, 다시금 적폐 청산을 통한 사회 개혁을 기대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행정, 입법, 사법이라는 국가 삼권 중에서 실질적인 행정과 입법의 두 권력을 확보했기에 그 누구도 적폐 청산을 통한 사회 변화를 의심하지 않았다.
2년이 지난 2022년 5월, 제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했다. 정치검찰의 상징인 그로 말미암아 촛불 시민들이 거의 숨통을 끊었던 적폐 집단의 맥이 부활했다. 지금은 합법을 가장한 검찰 독재 형태로 이명박 2기를 막무가내로 진행 중이다. 사람이나 사회나 다양한 부위 내지 분야에서 퇴행이 일어날 때 ‘병들었다’고 하듯이, 그의 집권 이후 1년여 만에 우리 사회는 퇴행을 넘어 병들어 간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종전을 말하면 반국가 세력이 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동안의 말 많은 국정 운영과 외교 상황은 물론, 국가 정보기관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던 시절의 주역이자 국내 언론 지형을 망가뜨린 인물을 다시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소환한다. 조 단위 국가사업을 처가 축재에 활용하고자 한 의혹도 끝나지 않았는데, 전 세계 150여 개 회원국에서 4만 3천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하여 교류와 우애를 나누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낯선 곳에서 어린 학생들이 겪어야 했던 고생과 함께 평생 지닐 한국에서의 불편한 기억을 전 세계로 확산시킨 셈이다. 국제 망신은 덤이다.
이런 국정 운영 상실의 원인을 여전히 전 정부 탓을 하는 현 정부의 치기 어린 대응도 우습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 역시 전 정부 탓을 할 수 밖에 없다. 국정 운영의 당·청(黨·靑)으로서 민주당과 지난 정부는 행정과 입법의 두 국가 권력을 갖고도 사회개혁은커녕 정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겨줬다. 지금 그 결과를 온 국민과 사회가 참담하게 몸으로 겪고 있다.
당시 정부 수장인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의 야욕을 정리하기보다는 “우리 검찰총장”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보호를 해주었고, 국회 180석 가까웠던 민주당은 당내 세력 싸움으로 분열되어 정권을 윤석열에게 갖다바친 꼴이었다. 심지어 검찰 개혁에 앞장 선 조국과 추미애는 당청 어느 쪽으로부터도 지지는 커녕 거추장스런 인물이 되어 버렸다.

궤멸로 가고 있는 민주당
이제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미 지난 것에 대한 한탄과 아쉬움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새롭게 추슬러 나아가야 할 때다. 병든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성숙한 사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다시 한번 승리해야만 하는 중요한 총선을 앞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있다.
지난 21대 총선을 우스꽝스런 형태로 만들었던 현행 선거법을 하루 빨리 개선해 또다시 위성 정당이 등장할 가능성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행정과 입법 두 국가 권력을 지니고도 정권마저 넘겨준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실망 극복이 최우선이다.
민주당. 정권을 넘겨준 후 제대로 된 반성과 혁신이 있었는가? 사상 초유의 정치검찰 권력에 대응하기 위해 단합된 모습이 있었는가? 최소한 내 주변의 그 누구에게서도 그렇다는 답을 듣지 못했다. 정권을 잡고 있을 때나 정권을 넘겨 준 후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 민주당 지지 여부를 떠나, 진보나 보수 입장을 떠나, 남녀노소 국민 모두 모처럼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민주당 모습이다. 국민 열망을 짓밟고 여전히 반성의 행동이 없는 그런 정당에게 누가 다시 표를 줄 것인가. 그렇다고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는 현 정부와 여당을 지지할 수 없는 촛불국민의 뜨거운 열정은 갈 곳을 잃었다.
어찌 보면 광화문 촛불과 지난 21대 총선 이후 우리가 목격한 것은 군사독재 정부와 싸운 과거의 영광으로 포장한 ‘어부지리 정당’의 등장이다. 총선이 코앞인 지금, 행정과 입법 권력을 확보하고도 정권을 넘겨준 그 모양 그대로, 전혀 새로운 변화도 없이 적폐 기득권의 국힘당을 빌미로 또다시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자체 문제의식과 개혁 의지 및 그에 맞는 준비가 없는 어부지리 정당은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표면을 진보라는 과거의 영광으로 포장한 까닭에 정당의 표면과 내용 간의 틈새가 상존한다. 상대방이 그 틈새를 공략하면 언제나 힘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늘 검찰, 언론, 상대 정당 등의 외부 요인에 끌려다니게 된다.
단합된 모습으로 국민들과 함께하기는커녕 내부 분열과 당내 권력 싸움으로 소일하고 있는 민주당 모습은 검찰 및 언론 개혁은커녕 총선을 앞두고 시급한 선거법 개정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초선 당대표에 대한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함께 정치검찰의 집요한 당대표 먼지털이 표적 수사와 검찰 대변지로 전락한 주류언론의 여론몰이 속에 민주당은 궤멸로 향하고 있다.
정권을 넘겨준 부분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를 넘어설 혁신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민주당이 또 다시 어부지리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 이후 국민들은 민주당의 무능과 위선을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설령 이번 총선에서 구태 그대로 과거처럼 어부지리를 얻어 연명한다 한들, 양당 기득권 체제를 굳히는 것에 불과하니 이는 공적 가치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과 정치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국힘당과 다를 바 없다. 위성 정당이 등장했던 지난 총선 이후, 신속히 선거법을 개정하겠다더니,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양당 기득권에 유리한 현행 선거법 개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이제 그런 민주당의 위선에 실망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힘당은 서로 정치 쌍생아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죄 나서야할 이유
하지만 정치란 현실이고 결과로 말한다면 현재 촛불시민이 원하는 적폐 청산을 할 실질적 정치 집단은 여전히 민주당이다. 민주당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당의 혁신 모습과 국민들의 힘든 삶에 대한 실질적인 개혁 의지이자 그에 걸맞는 구체적 정책 제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논리와 처방이 있을 수 있겠으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볼 때, 현실적으로 시급한 것은 당 내부를 추슬러 단합된 대정부 행동으로 나서고, 동시에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당이 단합된 형태로 난국을 정면 돌파하면서 그동안 민주당의 무능과 무책임 및 위선으로 인해 실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이대로라면 총선 후 민주당은 지난 광화문 촛불 이후 상갓집 개와 같은 국민의힘 당 꼴이 난다. 행정과 입법의 두 국가 권력이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정권을 넘긴 정당을 누가 지지할 것인가는 민주당 의원들 스스로도 알고 있다 보니, 총선을 맞이한 민주당 의원들은 정당보다는 각자도생이 되어 지역구 활동이나 확보에 열성이다.
이처럼 야당으로서의 민주당 모습이나 역할이 실종된 상태임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보니 민주당이 늦게나마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단합된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 정치 욕망으로 인해 분열된 당내 모습부터 변해야 한다.
그 첫걸음을 위해서는 정권을 넘겨준 민주당의 분열과 지난 정부의 실책의 중심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야만 한다. 물론 정권을 넘겨 준 것은 그만의 책임은 아니며, 당청 모두의 책임도 있지만, 그는 지난 정부의 상징적이자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이기에 그의 사과가 필요하다. 그의 종전 선언 추진을 함께 열렬히 지지했던 국민 한사람으로서, 국민들의 진정한 실망은 정권 교체가 된 것에 더해, 촛불국민들의 사회개혁 열망이 무산된 것에 대하여 당청의 주요 인사들 중에 그 누구도 제대로 된 공식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
이는 자신들의 실책을 되돌아보지 않고 전 정권 탓이나 하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지 않다. 현 시국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뜨거웠던 국민 열망을 무너트리고 무책임하게 정권 교체를 빚어낸 지난 상황에 대하여 당시 총책임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이런 사과는 현재 당내 분열 모습인 계파 종식을 담아야 한다. 친문, 개딸, 동교동계 등등 모두 힘 합쳐 나아가 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질 필요가 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질 때를 기억한다. 전임 대통령 측이 전격적으로 후임과 함께 하기보다는 ‘학력도 별로인 노무현’이라는 식으로 당내 기득권들이 보인 일종의 갑질이 있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여의도 국회에서 다선의원으로 기득권을 지닌 당내 인사들이 국민 지지와 함께 굴러 들어온 당대표를 적극 지지하지 않는 현실이 있다.
그나마 이를 정리할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무엇보다 전 정부 대표자였던 그의 사과가 필요하다. 그런 사과를 통해 민주당 내 소위 친문 세력에게 이제 모두 당대표와 하나 되어 난국을 헤쳐 나아갈 것을 주문해야 한다. 정권 교체로 국가가 이토록 망가진 상태로 전락시킨 가장 원초적 책임이 있는 최고 권력자였던 이로서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한 것이다.
그것은 지금이라도 야당으로서의 긴 역사와 맥을 지닌 민주당의 단합된 모습을 되찾게 하고자 하는 지도자의 노력이다. 뜨거운 지지 속에 무력하게 정권을 넘겨준 전 대통령이 한가한 책방 운영이나 전원생활 하는 모습은 오히려 열정을 짓밟힌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보여주었던 정당으로서의 무책임과 무능 및 위선을 상기시켜 준다.
정치 개입 아닌, 현실에 책임지라는 것
정치 현장에 등장하거나 당내 정치에 개입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 위치에 있었던 분으로서 엄중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국내 현실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것이고, 그런 전 대통령의 자세를 통해 난국을 앞둔 야당에 새 출발의 매듭을 맺어달라는 것이다. 정당보다는 개인 정치 욕심에 정신없는 구태 민주당 의원들에게 정신 차려서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와 힘을 제시하고 나아가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때 비로소 국민은 실망을 넘어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민주당에 애정을 지닌 모든 국민의 심정이 아닐까 한다.
좋은 여건과 지지하는 국민들 뜨거운 열정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넘겨준 민주당은 지금 모습 그대로 총선에 임해서는 철저하게 국민들 외면 속에 버려질 것이다. 야당 정신이 실종된 어부지리 기득권의 민주당은 궤멸로 간다. 국가 운영을 정치 검찰에게 넘긴 것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함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개혁 정신으로 지금의 당을 완전 물갈이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총선을 맞이하여 전면적인 개혁 공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정치에서도 각자도생은 없고, 공짜 점심도 없다.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하면 주역들도 변해야 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야말로 총선을 앞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회변화에 발맞춰 개혁되는 민주당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정권 교체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통해 지지하는 뜨거운 국민 사랑에 응해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무너진 민주당은 물론, 정치검찰의 합법을 가장한 노골적 탄압에 직면한 진보 진영의 새로운 장을 여는 모습이다. 사즉생의 자세다. 결코 자신과 함께 했던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굳이 주어진 사면권을 사용하지 않아 표창장 하나로 철창 속에 4년을 갇혀 있는 이를 기억한다면, 모든 것을 잃은 한 가족을 기억한다면, 그 모든 것을 담은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적폐 세력에 대한 단호한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떠난 국민들의 사랑과 지지가 되돌아 오고, 새 술이 새 부대에 담길 수 있는 분위기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