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덮친 ‘블루 쓰나미’…민주당 상·하원 장악, 트럼프 레임덕 가속

사진=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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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탈환하며 의회 권력을 장악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반환점을 앞두고 행정부와 의회 권력이 양분되는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됐다.

민주당 상하원 장악할 듯

이번 선거는 당초 예상됐던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를 넘어 압도적인 승리를 뜻하는 ‘블루 쓰나미’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전체 435석 가운데 최소 24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원에서도 아이오와 등 주요 경합주를 잇달아 뒤집으며 과반인 51석을 확보했다. 선거 전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이었던 의석 구도가 역전된 것이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이 거둔 승리가 두드러졌다. 텍사스에서는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고,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94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 당선을 이뤄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며 공화당의 아성이 흔들렸다.

선거 결과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강하게 반영됐다. CNN 등 주요 방송사와 SSRS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물가 상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탓이라고 답했다. 생활비 문제가 투표에 결정적이거나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응답도 89%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원한 후보들도 잇달아 패배했다. 텍사스의 켄 팩스턴 후보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마이클 와틀리 후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히 공화당 내부에서 강력하지만, 그 영향력이 본선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결과 수용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패배의 책임을 자신의 국정 운영에서 찾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셜미디어에는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2년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됐다.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청문회와 소환장 발부 등 의회의 조사·감독 권한을 활용해 행정부와 대통령 측근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설 수 있다. 상원 다수당 지위를 통해 장관과 연방 판사 등 고위직 인준권도 확보했다. 관세 정책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과제에도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탄핵을 확정하는 데도 상원 3분의 2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탄핵 저지선을 유지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미국 정치의 새로운 대치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가 서로 다른 정치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충돌할 경우 입법과 정책 추진은 물론 대외정책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은 국정 동력 약화와 의회의 견제 속에서 상당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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