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온기를 온 국민에게…李대통령, “모두의 성장을”
역대 최대 821조원 2027년 예산안 국회에 보고 ‘모두의 성장’ 위한 불평등 양극화해소 방점 전작권 회수 대비 국방예산 73.3조 편성 R&D투자 39.5조원, 청년 임대주택 10.6만호
이재명 대통령이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가 회복되고 성장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그 성과가 국민의 삶으로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성장이냐 분배냐’는 낡은 이분법을 넘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모든 지역과 계층이 함께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뚜렷한 V자형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제 회복의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성과에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진단했다. “나라 경제는 좋아졌다는데 내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 내 삶이 나아지지 못한다면 성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무거운 질문에 우리가 답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이번 시정연설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성장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려 했다는 점이다. 연설문에서 ‘성장’은 36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투자 24회, 국민 22회, 미래 16회, 지방 15회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본예산 시정연설에서 11회 언급됐던 성장이라는 단어가 올해 36회로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의 결과가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2.8% 늘어난 사상 최대규모 821조 예산
이러한 구상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됐다. 정부는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천억원을 내년도 총지출로 편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이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을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미래선점 예산인 동시에 국가의 성장을 국민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과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네 분야에 추가 세수를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래대응기금도 주요 재정 수단으로 제시했다.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재정안정 장치이자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일자리와 서민금융, 주거 안정을 3대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지역사랑상품권 25조6천억원, 온누리상품권 4조5천억원을 발행해 골목상권의 매출 기반을 넓히고, 청년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10만 6천호로 확대한다. 주요 사회보장급여의 신청주의를 자동주의로 바꿔 수급 자격이 있는 취약계층이 복지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성장 기회의 지역적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지방 투자도 강조했다.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고,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도 연내 확정해 내년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5극 3특 권역별 성장거점을 조성하는 한편,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지원 규모를 늘리는 지방 우대 사업도 확대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 미래선도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역대 최대인 39조5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인공지능(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시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2조8천억원을 투자하고 햇빛소득마을을 확산하는 등 에너지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은 역대 최대인 43만대로 확대한다.
안보와 산업 기반을 위한 투자도 이어진다. 내년도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8.2% 늘어난 73조3천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2.33%로 올해(2.28%)보다 0.05%포인트 높아진다. 정부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 대비 3.5% 수준으로 높이는 목표를 두고 있다.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전력과 핵추진 잠수함, KF-21 등 핵심 전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 편성의 원칙으로 과감한 투자와 재정 효율성, 지방 우대를 제시했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비효율적인 지출은 줄이되 미래 성장과 국가균형발전에 필요한 투자는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대치하는 여야...예산안 통과 쉽지 않을 듯
다만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둘러싼 국회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162조원대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한 대규모 재정 지출에 대해 삭감을 주장하고 있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 법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