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3분기 영업익 83조…“메모리 공급난 계속”

분기 매출액 사상 첫 100조원 돌파 영업이익률 80% 육박…HBM4·서버용 DDR5가 견인 올해 주주환원 100조원 규모…키옥시아 투자수익도 배당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8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회사는 AI 시장의 성장과 메모리 생산시설 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04조6천155억원, 영업이익 83조3천338억원, 순이익 39조7천7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27.9%, 영업이익은 632.1%, 순이익은 215.7%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76조2천605억원을 9.3%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79.7%로 80%에 육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HBM4·서버용 DDR5가 실적 견인…AI 수요 확대

이번 실적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이끌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출하가 본격화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면서 D램 실적이 성장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321단 기반 기업용 SSD(eSSD) 판매가 확대되며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제품 전반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AI 투자가 초기의 소수 대형 기술기업 중심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응대, 검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매출 창출로 이어지면서 AI 사용량 증가가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수요도 단기적으로는 기업용·개인용 AI가,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가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연산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과 성능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공급 부족 전망…생산시설 확충이 관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선단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고 생산시설을 새로 건설해 가동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수급 구조를 근거로 2030년까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D램에서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을 높이고 DDR5와 AI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인 LPDDR5 SOCAMM 판매를 확대한다.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HBM4 생산을 늘릴 방침이다. 회사는 4분기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부문에서는 321단 공정 비중을 확대해 고성능·고용량 eSSD 공급을 늘린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대역폭플래시(HBF)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AI 서비스의 처리량과 경제성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확대를 뒷받침할 장기공급계약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주요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현재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일부 고객과는 통상적인 5년보다 계약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회사는 고객과 합의한 가격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계약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용인 1기 팹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외 생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는 고객 수요와 제품 경쟁력, 수익성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절할 방침이다.

순현금 99조원…올해 주주환원 100조원 규모

실적 개선은 재무구조 강화로도 이어졌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6조5천억원 늘었다. 차입금은 15조8천억원으로 2조8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현금은 98조7천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완료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더해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해 올해 전체 규모를 100조원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주주환원 규모는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취득·소각 60조원 이상이다.

3분기 주당 배당금은 2만원이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일본 반도체기업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반영한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키옥시아 투자 수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날 20조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취득도 결의했다. 이 가운데 약 10조원은 주주환원 목적으로 취득해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할 예정이다. 결산 배당은 연간 실적 확정 이후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실적은 AI 투자 확대가 실제 메모리 수요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공급 부족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생산능력 확대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회사가 전망한 장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시설 확충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 경쟁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글쓴이

정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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