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국 신당’을 기대한다

[우희종의 좋은 세상] 민주당은 비례정당 구성에 기득권 포기를 민주당 밖에서 힘 합칠 진보적 소수당 나와야 젊고 참신한 의욕적인 이들이 정치 나설 시기 건강한 정치와 미래 위해 조국 신당에 기대건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장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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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복되는 비례정당 만들기

두 달 정도 남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결국 지난 21대 총선과 달라지지 않은 선거법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1대 총선은 소수당 등원을 통해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대의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총대를 메고 만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졌다.

당시 국민의힘 당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합법적으로 만들었고, 다양한 소수당의 등원이라는 선거법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민주당은 대책이 절실했다. 국힘당의 위성정당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같은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다는 결론 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사회 원로들에게 연락해 미래한국당과 비례의석을 다툴 민주당 계열의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민주당과 소통하던 시민사회 원로들은 ‘정치개혁연합’이라는 비례정당의 창당을 시도하게 되었다. 원로들 중심이다보니 창당 작업 자체가 위에서 아래 내려가는 하향식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빠른 시일 내에 창당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의 출현을 본 검찰개혁 촛불 시민들은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율적으로 ‘시민을위하여’라는 선거비례연합 정당을 만들기로 하였고, 민중의 열정과 함께 상향식으로 신속히 진행된 창당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더불어시민당으로 전개되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진보 총선 승리에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더불어시민당 당대표로서 나 자신이나 민주당 역시 그런 총선 대승리가 사회 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검찰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형태로 진행된 것에 대하여 책임을 느껴야 하며 성찰을 필요로 한다.

22대 총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함으로써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만을 국회의원으로 두는 비례정당이 탄생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22대 총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함으로써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만을 국회의원으로 두는 비례정당이 탄생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실패를 되풀이 말아야

22대 총선을 앞두고 굳이 지난 21대 총선 진행을 언급하는 이유는 지금 21대와 동일한 선거법에 동일한 거대 양당의 동일한 행보가 보이기 때문이다. 국힘당은 공식적으로 위성정당 창당을 진행하고 있고, 민주당도 준위성정당이라는 명분으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이라는 선거연합정당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하지만 지난 날의 실수나 실패를 통해 배운 바가 없다면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21대 총선 이후 사회 개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 동일한 집단의 동일한 형태로 진행되는 22대 총선 역시 그 결과를 떠나 사회 개혁은 불가능할 것임을 안다. 더욱이 이번에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시민사회 원로를 통한 민주당 중심의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이라는 비례연합정당 추진 모습은 지난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추진한 것에 비교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비례정당 동참 여부나 정당 내의 의석수까지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여 많은 시민들의 기대가 몰린 범진보연대보다는 민주당만의 관점에서 선거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선거비례연합정당 구성에 있어서는 그 어떤 기준을 두어 선별하려 하지 말고, 준연동형 취지와 국내 정치발전을 위해 제대로 통 큰 접근을 해야 한다. 비례연합정당에 동참하는 소수당에 그 어떤 사전 기준을 요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어차피 지지율 3%라는 기준선이 있기에 국민 지지 3% 이상이면, 진영 입장이 어떠하건 비례로 의회에 들어갈 만하다. 그것이 준연동형의 취지다. 사전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 식의 발상이야말로 선거비례연합정당을 특정 정당의 위성정당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특히 범진보 연대를 위한 통합형이라고 하는 이상, 주도할 민주당 몫 내지 기득권이나 이해관계에서 민주당 이득만을 주장하지 말고, 과거 더불어시민당처럼 주도하는 이들이나 당의 무개입 형태로 진행시켜야 한다. 오는 정당 막지 말고, 가는 정당은 가도록 하는 열린 자세다.

돌이켜보면 소수당을 국회로 보내자는 준연동형 선거법으로 진행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야말로 민주당 위성정당이 아니라, 선거법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선거비례연합정당이었다. 이를 증명해 준 이가 역설적으로 지금은 국힘당에 합류한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이다.

선거 후 국힘당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국힘당과 전면 합당이었지만, 더불어시민당은 당선자 다수 뜻에 의해 민주당과 합당 형태를 취한 것이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시대전환 조정훈 등은 더불어시민당의 선거비례연합정당 취지에 맞게 각자의 당으로 돌아갔다.

더욱이 시대전환 조정훈은 그 후 국힘당과 합당함으로써 국힘당으로도 갈 수도 있는 다양한 소수당을 원내에 진입시킨 더불어시민당이야말로 준연동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린 선거비례연합정당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면 등장해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는 민주당도 진보 진영의 맏형 격으로서, 진영이나 당리당략에 근거해 동참하는 당을 사전에 가리지 않아야 국내 정치 문화 건강성에 기여할 수 있다.

국내 정당 정치의 가장 큰 병폐는 양당 정치에 있다. 물론 세상에 완전한 제도는 없고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몫이기는 하지만, 제도가 사회 발전에 장애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면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진보적 소수당이 필요하다

양당 정치는 정당이 사회 발전과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하기보다는 차악 선택의 어부지리를 얻기 위해 상대방 정당을 전면 비난하는 행태다 보니 사회를 분열과 갈등 속에 빠트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수당이 필요하고, 준연동형제에서는 각각 희망과 미래의 전망을 보여 줄 멋진 당들이 등장해 친일 적폐 기득 정당과 맞서야 한다. 정치에서 차악을 뽑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언제나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최선을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차악으로 흘러가는 사회가 된다.

국내의 지난 정당들 모습을 되돌아보면 민주당이 법안을 시도할 때마다 정의당 등의 소수당은 아무리 좋은 취지 법안이라도 ‘우리가 민주당 제2중대냐’ 식의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가치와 지향점이 같다면 언제고 힘을 합질 수 있는 화이부동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이런 국내 정치 상황은 민주당 밖에서 민주당과 힘을 합칠 새로운 진보적 소수당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수권 정당인 민주당이 진보층만 대변하기도 어렵기에, 지난 21대 총선 후 해체하기로 했던 더불어시민당을 계속 존속시켜 민주당과 함께 정국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을 당시 이해찬 당대표와 나눈 바 있다.

이에 대하여 윤호중 당시 원내총무가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고, 그때는 21대 총선 대승 결과와 함께 이낙연 대선 후보 지지율이 매우 높던 때다 보니, ‘굳이 대국민 약속을 깨면서까지 민주당과 함께 할 소수당을 두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변수가 있더라도 대책이 있어 민주당만으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복안이 있다’는 당내 입장을 전해 왔다. 그래서 더 이상 고려하지 않았던 없는 이야기로 했으나, 이후 벌어진 정치검찰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상황 속에 민주당은 철저히 무기력했다.

조국 신당에 기대하는 이유

이제 정권 헌납의 책임을 따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민주당 밖에 가치를 공유하는 우호적 소수정당을 두어 서로 함께 범진보연대와 가치 실현을 이루어 내야 한다. 개혁적이자 현실에 근거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낼 ‘열린’ 제3당의 필요성이다. 그런 제3의 정당은 민주당을 각성시키고, 국힘당을 긴장시키는 정당이다. 단순히 양당제도 속에 도우미 당이 아니라, 양당을 발전적으로 견인해 차악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당제 국내 정치 문화에 기여한다. 이것은 무혈로 정권을 바꾼 국민 수준이기에 가능하다.

그러면 이번 22대 총선에서 어느 당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살펴 볼 수 밖에 없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가려던 해외 연구년 계획마저 던져버리고 사회 개혁의 마음 하나로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맡아, 생업도 중단하고 함께 해준 더불어시민당 당원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어 더욱 이를 살피는 것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양당 정치를 종식시키고 사회에 희망과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당은 우리 국민 수준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요즘 창당되는 여러 신당에 있어서 반윤석열 정서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퇴행적 양당 체제를 넘어서자는 소수당은 서로 적극 연대하되, 단지 이번 총선용 정당이 아니라면 반윤석열 입장에 더해서 사회에 희망 및 행복의 가치와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와 번영을 향해야 한다. 미래는 현재의 누적이니 현장의 구체적 정책과 더불어 무엇보다 ‘정당의 방향성 내지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다른 소수당들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신당에 있어서 간혹 엘리트 정당에서 종종 보이듯, 하향식 셀럽 정당으로의 유혹을 넘어 철저하게 현장 민중을 근간으로 상향식 창당 작업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선거의 투표용지 정당 순서도 고려해 ‘현역 의원들 합류’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인재 영입에서는 ‘젊고 참신한 의욕적인’ 이들이 절대 필요하다. 이는 결코 쉽지 않지만, 건강한 국내 정치와 미래 사회를 위해 그리 가야 한다면 함께 힘 모아 가는 것이다. 나는 조국신당(가칭)에 그 기대를 한다.

글쓴이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

우희종은 싱크탱크인 '리셋코리아행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서울대 수의과대학을 1981년 졸업한 후 동경대학교, 펜실버니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를 거쳐 1992년 이후 서울대 수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정년 퇴임했다. 통일수의학센터장,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현 여산생명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앞서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 전국민교협 상임의장,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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