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에도 ‘전쟁 가스라이팅’ 당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에 전쟁 부추겨 NYT “빈 살만, 이란 장기 위협으로 인식” “유가 걱정하는 트럼프에 ‘일시적’ 설득”
“미국이여, 전쟁을 계속 해달라. 지상군도 투입해달라”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백악관은 공식적으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이란은 사우디를 맹비난하며, 노골적인 보복을 예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지도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 보도를 부인했지만, 뉴욕타임즈는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NYT는 빈 살만 왕세자(MBS)가 최근 일주일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란 강경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중동 재편의 ‘역사적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은 지난 2018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자신을 비판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크지 기자의 살해를 사주한 잔혹한 인물이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유엔 조사에서 그는 ‘신속개입군(RIF)’이라 불리는 개인 경호팀을 급파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
이 암살단은 카슈크지를 약물 주입으로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했으며, 화덕에서 소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을 ‘살인자’라 부르며 거리를 뒀던 반면, 트럼프는 그에게 면죄부를 줬다.
NYT는 이날 보도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 전쟁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은 실수”라 주장하며, 이란 정부를 약화하기 위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촉구해왔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특히 미국의 지상 작전도 옹호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병력을 보내 에너지 시설을 장악하고 이란 정부를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대화에서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그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장기적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는 정권 교체 없이는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에게 공습을 사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란을 장기적 위협으로 보고 있지만, 전쟁 이후 상황을 두고서는 인식의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내부 혼란에 빠져 ‘실패 국가’가 되더라도 이를 성과로 평가할 여지가 있지만, 사우디는 이런 상황을 중대하고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 정부가 무너지더라도 군부 세력이나 민병대가 등장해 사우디를 계속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석유 시설이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전쟁을 중동 전역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있으며, 전쟁이 계속되더라도 자국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빈살만 왕세자도 전쟁을 피하고 싶어 했겠지만, 전쟁이 중단될 경우 나머지 주변국들이 더욱 대담해진 이란에 홀로 맞서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우디 정부는 관련 보도를 부인하면서 NYT에 “사우디는 전부터 이번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항상 지지해왔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약속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가 나가자 백악관의 캐롤린 레빗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의 사적인 대화는 확인해 줄 수 없다. NYT의 보도는 익명의 소식통에 의존한 추측일 뿐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의 제안에 솔깃하면서도, 유가가 급등할 경우 자신의 지지율에 치명적이라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악관 내 실무진들은 빈 살만이 ‘미국 군사력’을 사우디의 안보를 위해 이용하려 한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전쟁을 부추기며 트럼프를 가스라이팅하는 빈 살만의 의도가 먹힐 경우, 이란 전쟁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에 에너지 공급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에너지 안보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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