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커질수록 표적이 되는 미국 대통령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랜치 장관 대행은 이날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실제로 행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아마도 대통령을 포함해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이나 내각의 인사가 아닌 대통령이 살해 표적이 되는 일이 이번에도 일어난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은 전날 밤 워싱턴DC의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장 보안 검색 구역에서 비밀경호국(SS) 요원을 향해 산탄총으로 총격을 가한 뒤 보안을 뚫으려다 현장에서 제압당했다.
총격범은 만찬장 안으로는 진입하지 못했으나 당시 행사장 안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모두 대피했다. 목적지는 만창장이었고, 목표는 대통령이었다.
과거 미 대통령에 대한 암살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권력’ 또는 거대 이익집단의 이해에 걸림돌이 되어서 제거 대상이 됐다는 음모론이 번번히 출몰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음모론이 도사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블랜치 장관 대행은 이 용의자가 기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에서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DC로 이동했으며, 행사가 열리기 하루나 이틀 전에 해당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총격범이 범행 당시 소지하고 있던 총기 2자루는 “지난 2년 이내에 구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용의자가 현재는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수사관들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면 이 판단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총격범은 현재 수사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지만, 연방 공무원에 대한 공격 및 총기 발사, 연방 공무원 살해 미수 등의 혐의로 27일 연방 법원에 기소될 예정이라고 블랜치 장관 대행은 전했다.
이번 사건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총 세 차례나 직접적인 총격 위험에 노출됐다. 또 미국 대통령은 수많은 암살사건의 희생자였다.
지난 2024년 7월 13일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연설 무대에서 불과 200∼300야드(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으로 약 8발을 발사했으며, 트럼프 후보는 오른쪽 귀 윗부분에 관통상을 입었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 피격 사건은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과 두 달 뒤인 같은 해 9월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골프장에서도 암살 시도가 포착됐고 결국 체포됐다.
여기에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 사건까지 추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 사이 세 차례나 총격 시도에 노출된 셈이 됐다. 특히 이번 총격은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직접적인 암살 시도다. 총격범인 콜 토머스 앨런(31)는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단독 범행인 것으로 추정되나 수사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날 사건이 벌어진 워싱턴 힐튼 호텔은 45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가 발생한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존 힝클리는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총을 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수술받은 끝에 목숨을 건졌다.
이처럼 미국은 역사적으로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과 암살 시도가 반복돼 왔다.
1835년 앤드루 잭슨 당시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은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역사상 첫 암살 시도로 꼽힌다.
재임 중 총탄에 사망한 대통령은 4명에 이른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1865년 워싱턴 포드 극장에서 남부 출신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은 1881년 정신질환자의 총에 맞아 숨졌고,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은 1901년 무정부주의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했다.
암살 시도도 적지 않았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12년 대선 유세 도중 총탄에 가슴을 맞았지만 살아남았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총격 위협을 겪었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살인마이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 등에게 2년여간 두 차례나 암살 위협을 겪기도 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