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검찰개혁 평가위’를 설치하자
- 냉정한 점검 체계 구축 오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으로 형사사법제도가 전례 없는 대수술을 겪게 되는 만큼, 소모적인 찬반 논쟁에서 벗어나 새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데이터에 기반해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 대통령 직속 ‘검찰개혁 평가위원회’ 매월 정례회의를 열어 경찰, 공수처, 공소청, 중수청 등 국가기관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놓고 사건 처리 속도, 수사 공백 여부, 피해자 권리구제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자.
- 사실에 기반한 책임 정치와 성역 없는 보완 입법 형사법뿐만 아니라 행정·인권·통계 전문가 및 찬반 양측 인사를 아우르는 위원회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시행착오와 제도적 결함을 구분해 필요시 신속하게 보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긴급제안>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문제는 그 ‘점검과 보완’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검찰개혁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10월 2일이면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고, 우리 형사사법제도는 전례없는 변화를 경험합니다.
이 시점에서 검찰개혁의 찬반 논쟁을 되풀이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논쟁을 다시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새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일입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 뒤 우리의 형사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차분히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개선책을 찾아야 합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를
그것을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즉시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 ‘검찰개혁 평가위원회’를 설치합시다.
검찰개혁은 단순히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만드는 조직개편이 아닙니다. 수사와 기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형사사법체계의 대수술입니다. 시행 초기 어느 정도의 혼란과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발생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밝혀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혁 시행 첫날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자료를 축적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자료를 모으고 원인을 찾으려 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습니다.
검찰개혁 평가위원회는 바로 이 일을 하는 기구입니다. 매월 한 차례 정도 정례회의를 열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공소청과 중수청만 볼 일이 아닙니다. 경찰과 공수처까지 포함하여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국가기관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놓고 살펴봐야 합니다.
또 ▲사건 처리가 과거보다 빨라졌는지 늦어졌는지, ▲수사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과 업무분담은 원활한지, ▲수사의 공백이나 중복은 없는지, ▲중대범죄에 대한 국가의 대응능력은 유지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없이도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경찰에 대한 통제와 피해자의 권리구제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기소 과정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지, ▲새로운 수사절차가 공판절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검찰개혁 이후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찬성·반대론자 다 참여해서
평가위원회에는 형사법 전문가만 참여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형사정책, 행정, 인권, 통계 등 관련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대표자들이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검찰개혁에 찬성했던 사람과 비판적이었던 사람, 그리고 검찰개혁 논쟁에서 특정한 입장에 깊이 관여하지 않은 전문가들을 적절히 포함시켜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가 결과에 사회적 신뢰가 생깁니다.
이렇게 매달 자료를 축적하고 분석한다면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는 첫 번째 중간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1년 뒤에는 보다 종합적인 평가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가장 중요하게 판단해야 할 것은 발생한 문제가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시행착오인지, 아니면 제도 설계 자체에서 비롯된 구조적 결함인지입니다. 전자라면 운영 개선을 권고하면 됩니다. 그러나 후자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것은 법률을 다시 손봐야 합니다. 평가위원회는 이 경우 정부와 국회에 보완입법을 권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검찰개혁을 추진했다고 해서 처음 만든 제도를 절대로 고쳐서는 안 되는 성역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시행 초기에 문제가 조금 나타났다고 해서 개혁 전체가 잘못되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사실과 자료에 근거한 냉정한 평가입니다.
책임정치를 실현해야
저는 이것이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의 책임은 법률을 통과시키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추진한 개혁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잘된 것은 정착시키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데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났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신속하게 보완하는 것 역시 개혁의 일부입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철저한 점검과 보완’을 말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객관적이고 지속적인 평가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 직속 ‘검찰개혁 평가위원회’를 만듭시다. 개혁의 성패를 정치적 주장이 아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입각해 평가합시다. 그리고 문제가 확인되면 주저하지 말고 고칩시다. 그것이 검찰개혁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길이고, 개혁의 결과까지 책임지는 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필자인 박찬운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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