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의 처방은 틀렸다

챗GTP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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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하락의 원인 진단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개혁 부족’으로 보고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주문하는 강성 지지층의 처방은, 오히려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하여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 책임정치 실종의 위험성 공소청 직제 논란 등에서 강경파의 반발에 밀려 정부안을 번복하거나 부처에 책임을 돌리는 태도는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무책임한 국정운영이다.
  • 국민 전체를 향한 국정전환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강성 지지층을 만족시키라는 경고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지층과 거리를 두고 국민 전체를 바라보며 최종 결정에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를 복원하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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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하락 이유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권 강성 지지층이 내놓는 진단과 처방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이들은 지금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개혁전선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이 초심을 잃고 개혁에 미적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란세력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검찰개혁도 흔들리니 핵심 지지층이 실망해 떠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처방은 간단합니다. ‘대통령이 눈치 보지 말고 개혁의 고삐를 더 세게 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진단과 처방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핵심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중도층의 이탈’입니다. 이들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가 개혁을 덜 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대통령의 책임 있는 국정운영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지지율 하락 원인을 ‘개혁 부족’으로 보고,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해법으로 내놓는 것은 위험합니다. 원인을 잘못 짚으면 처방도 잘못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핵심 지지층 일부를 다시 결집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도층의 이탈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믿은 처방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더 빠르게 만들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잘못된 처방으론 더 떨어질 수 있어

최근 공소청 직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정부가 발표한 직제안은 검사의 정원을 당장 줄이지 않고, 각 지방공소청에 경찰 수사를 심사하는 ‘사법통제부’를 두도록 했습니다. 저는 ‘사법통제부’라는 이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능 자체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법률적 통제 기능은 오히려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야 제2의 장윤기 사건을 막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검찰, 즉 공소청이 보완수사요구, 재수사요구, 시정조치 등을 통해 경찰 수사를 통제할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장려할 일입니다.

그런데 직제안이 발표되자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나왔습니다. 수사권이 없어졌는데 검사 숫자를 왜 줄이지 않느냐, 사법통제부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되살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저는 이런 주장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봅니다. 이들은 전건송치도 회복하지 않고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도했습니다. 그 결과 앞으로 경찰 수사의 오류와 권한 남용을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 형사사법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혁을 주장해 온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공소청 검사에게 형사소송법상의 권한을 잘 활용해 경찰 수사를 철저하게 통제하라고 등을 떠밀어야 할 판입니다.

검사 정원 역시 수사권이 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줄일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사소송법 체제에서 필요한 업무와 인력을 따져 결정할 일입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제도가 가져올 위험은 외면하면서 검찰을 약화시키는 데만 몰두한다면 그것은 무책임 그 자체라고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무책임해 보이는 대통령의 대응

더 걱정스러운 것은 대통령의 대응입니다.

이런 비판이 쏟아지자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직제안을 고치라고 지시했습니다. 강성 지지층에서는 자신들의 요구를 대통령이 받아들였다며 반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바로 이런 국정운영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소청 직제는 이 정부 검찰개혁의 핵심이고, 대통령령으로 결정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대통령이 정부안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강성파의 반발이 나온 뒤 담당 부처를 질타하며 물러서는 모습은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대통령이 정말 몰랐다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정부의 핵심 개혁정책이 어떤 조직과 인력으로 시행되는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만 대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어 국정 전체를 살펴보다 보면, 과거 자신이나 지지층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변절도 아니고 개혁의 후퇴도 아닙니다.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책임있는 태도입니다.

지지층에 설명하고 설득해야

대통령의 판단이 지지층의 생각과 다르다면 대통령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여당과 지지층을 설득해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듣고 자신의 판단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조정을 거쳐 정부의 최종 방침을 정했다면 대통령이 그 결정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이 따갑다고 슬쩍 뒤로 물러서거나 담당 부처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닙니다.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더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꼭 해답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과 조금 거리를 두고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개혁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개혁의 강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개혁이 ‘국민을 위해 좋은 제도를 만드는가’하는 점입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강성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정치가 아닙니다. 지지층의 요구에 끌려가기보다 국민 전체를 바라보며 판단하고,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며,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에 책임지는 정치입니다.

지금의 지지율 하락에서 읽어야 할 신호는 ‘개혁을 더 세게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책임정치를 다시 세우라는 경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글은 필자인 박찬운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이 칼럼을 영상으로 · 1:51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폭락, 개혁 후퇴가 원인인가?
글쓴이

박찬운 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전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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