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에 솔직해져야 한다”
빅터 차 주관한 CSIS 컨퍼런스 조셉 윤 전주한미대사 대리 “한국인은 미국에 신뢰 있는지 의문 가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베이징 담판(현지시간 14일)을 앞두고, 워싱턴의 아시아·태평양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는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어제(13일)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미 국무부의 전직 고위 당국자들은 역내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공세보다, 오히려 미국 내부의 ‘동맹 경시’와 ‘신뢰 결핍’이 한반도 안보의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제대로 재평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올바르게 대응할 수 없다”며 한국의 외교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얼마 전까지 한국에 주재했던 조솁 윤 전 주한미대사 대리의 언급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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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미국은 거울을 보고 솔직해져야 한다”
주한미국대사 대리를 지낸 조셉 윤 전 대표는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인 희생과 협력을 강요하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셉 윤은 “우리는 한국에 더 강력한 한미일 연합을 요구하지만, 정작 워싱턴 내부에는 동맹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없다. 한국인들은 지금 우리에게 ‘당신들의 신뢰(Trust)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칩스법(CHIPS)이나 IRA를 통해 중국과의 절연을 요구하면서 그 손실은 한국이 감당하라는 태도는 ‘솔직하지 못한’ 행태다. 미국이 마땅한 파트너임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각자도생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마크 램버트 “중국은 ‘한 번에 한 놈만 패는’ 전략가”
마크 램버트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현재의 ‘무역 휴전’ 상태를 중국의 전술적 후퇴로 규정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중국은 현재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미국 및 한국과는 잘 지내고 싶어 할 뿐이다. 중국은 절대 한 번에 여러 싸움을 하지 않습니다(One fight at a time). 이번 베이징 회담의 웃음에 속아 한미일의 고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중국은 다시 한국과 일본을 각개격파하려 들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마땅히 누릴 자격이 있는 진정한 파트너로서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 변화: ‘핵추진 잠수함’과 대만 해협
이번 컨퍼런스에서 특히 주목받은 대목은 한국의 군사적 위상 변화와 대만 문제의 결합이었다. 램버트 전 부차관보는 한국이 추진 중인 핵추진 잠수함을 직접 언급하며 새로운 전기를 시사했다.
그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는 해군 임무의 패러다임을 연안 방어에서 역내 안보 전체로 확장하는 신호탄이다. 양안 갈등 시 미국은 한국이 북한 방어에만 머물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강화된 한국의 해상 전력이 역내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이제는 한미 양국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터 차의 결론: “전략적 모호성의 종말”
행사를 주최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한국이 더 이상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명확한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그 전제 조건은 역시 미국의 ‘변치 않는 신뢰’임을 분명히 했다.
빅터 차는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지지율이나 전략 자산 확보 열망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는 미국의 보호막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에서 기인한다.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 결과가 한국을 배제한 ‘강대국들만의 거래’로 끝난다면, 한미 동맹은 돌이킬 수 없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현지시간 14일)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열렸다,
아래는 CSIS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주요 참석자의 발언 요약.
행사 취지문 (Introduction)
“워싱턴과 서울의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중국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찾는 논의가 진행되는 지금,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가치를 밑바닥부터 재평가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은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진지하고 포괄적인 재평가 없이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습니다.
수십 년 동안 서울은 한미 안보 동맹과 한중 경제 관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해 왔으나, 미·중 경쟁의 심화와 대만 사태라는 잠재적 위기는 서울이 오랫동안 미뤄왔던 선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세션 구성 (Summary of Panels)
패널 1: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가치 재평가 (사회: 스콧 스나이더)
패널 2: 대만 분쟁 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 헨리에타 레빈)
패널 3: 중국은 북한 문제에 도움이 되어 왔는가? (사회: 시드니 사일러)
주요 발언 요약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우리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합니다. 미국, 일본, 한국이 더 강력한 연합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방향은 좋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 정부 내부에는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은 ‘당신들에게 신뢰(Trust)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계속될 흐름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동맹의 강화는 한쪽의 요구가 아니라 양측 모두의 요구와 신뢰에 기반해야 합니다.”
마크 램버트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중국은 현재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들은 역내 패권국이 되기를 원하며, 동아시아 전역에서 제약 없이 활동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긴밀해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중국은 보통 ‘한 번에 한 가지 싸움(One fight at a time)’을 합니다. 현재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는 잘 지내고 싶어 할 것이며, 미국과도 당분간은 충돌을 피하려 할 것입니다.”
마크 램버트 (대만 및 군사 관련 발언)
“미국은 한국이 마땅히 누릴 자격이 있는 파트너(the partner Korea deserves)가 되어야 합니다. 양안 갈등이 발생하여 미국이 관여하게 될 경우, 한국은 곤란한 처지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이 기회를 틈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이 대북 방어에서 눈을 떼는 것을 미국도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확보를 추진함에 따라, 한국 해군은 이전에는 담당하지 않았던 다양한 역내 임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수십 년 동안 서울은 한미 안보 동맹과 한중 경제 관계 사이에서 세심한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또한 북한을 관리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도 공유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균형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That balance is under strain).
미중 경쟁은 더욱 굳어졌고, 베이징의 대북 영향력은 서울이 한때 기대했던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 문제는 한국이 오랫동안 미루고 싶어 했던 선택을 강요하는 돌발 변수로 부상했습니다(Taiwan looms as a contingency that could force choices).”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제대로 재평가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올바르게 대응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미중 경쟁 구도는 한국으로 하여금 전략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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