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 반성없는 개각...정책기조 이어갈듯

사진= 청와대
사진=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과 정책 브레인의 책임은 외면한 채, 국정 실패의 책임을 하위 부처 장관들에게 떠넘기는 ‘꼬리 잘라내기식’ 개각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아쉬운 개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재정경제부, 법무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성평등가족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일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최근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정책 실패와 정책 혼선에 대해 대통령 본인은 물론 비서실장, 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진의 공식적인 사과나 반성 없이 단행됐다.

국정 운영의 기조를 바꿀 근본적인 성찰 대신, 정책을 집행하는 실무 장관들만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부동산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경제·정책 라인의 전면 쇄신은 비켜갔다. 정책라인의 실세로 정책 설계를 하다 집중 비판을 받았던 김용범 정책실장은 여전히 이 대통령의 참모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오히려 이번 개각은 민주당 내 강경파와 친문계, 범여권 정당 인사들을 대거 전진 배치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검찰개혁 강경파로 알려진 김승원 의원을 지명하고, 친문계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정무특보에 기용한 것은 정책 방향의 오류를 인정하기보다 늦는게 지지층 결속과 진영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인사를 발표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각 후보자의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하며 국정 동력 확보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강 실장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형일 1차관에 대해 “중동발 고유가 사태 당시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며 실행역량을 입증한 손꼽히는 정책통”이라며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구윤철 부총리는 교체통보를 사전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김승원 의원에 대해서는 “판사 출신이자 법사위 간사로서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새로운 제도 안착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 난맥상을 수습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는 홍지선 2차관을 내부 승진시켰으며,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 요직을 거친 현장형 관료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주택을 신속히 공급할 실무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3군 사관학교 통합에 따른 군 내부 반발에 직면했던 국방부에는 강신철 전 연합사 부사령관을 기용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을 과감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와 함께 범여권과의 연대 및 파격 발탁 인사 배경도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 대해선 “세대와 성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하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AI미래기획수석에 기용한 것에 대해선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AI 산업의 범부처 역량을 결집할 차세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지명된 이소영 의원 역시 소상공인 보호 입법 경험을 높이 샀다고 덧붙였다.

국회와 야권에서는 대통령실 핵심 브레인과 정책 책임자들의 자성 없는 이번 개각을 두고 “국민의 매서운 질타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 인사”라며 강도 높은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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