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크라이나 외교 갈등… “추가 조치도”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의 일방적 공개와 비공개 합의 파문이 결국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공개 사과를 촉구한 가운데, 양국 외교 장관이 물밑 소통에 나서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윤석열 정부 시기부터 철저한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되어 온 북한군 포로 송환 협의 내용이 최근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공개되면서 비롯됐다. 당초 우크라이나 측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 연설 계획을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사전에 알리긴 했으나, 구체적인 포로 송환 내용까지 밝히지는 않은 채 연설을 통해 이를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향해 빠른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이 합의 사실을 부인하며 대한민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도리어 ‘남북 간 군사 충돌’을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서 묵과할 수 없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키릴로 부다노우 비서실장 등이 북한군의 참전 경험이 동북아 안보에 위협이 될 것임을 부각하며 러시아 침공의 위험성과 자국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정세를 자국의 목적 달성에 이용하려 한다는 정부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양국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상황에서도 외교 당국 간의 물밑 소통과 타협점 모색은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과를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 등을 얘기해 왔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며 적절한 수위 조절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이번 사태를 ‘외교적 오해’ 정도로 규정하며 “이 상황이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에게 한국은 중요한 국가”라는 유화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전황에 따라 돌발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양국 외교 수장 간의 직통 소통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어떤 형식으로든 공식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사과를 수용할지 여부가 향후 한·우크라이나 관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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