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오세훈 “내 탓이오”...방역 최고당국자의 이런 자세
[더 칼럼니스트= 문주용 기자] 코로나 19 4차 대유행으로 방역 허점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으레 나오는 것이 책임 공방이다.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지며 책임을 씌우거나, 안아야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애궂은 희생양을 만드는 모습은 우리에게 흔한 일상이 됐다.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을 빚고 있는 `방역 위기` 상황에서 최고당국자들이 보인 모습은 달랐다. 외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대신 당국의 잘못에 적극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방역 최전선에서 한몸이 되려는 모습으로 국민들을 그나마 인심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방역 위기속에서 ‘상생정치’가 빛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코로나19 4차 유행과 관련해 “서울 방역의 총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들이 오랜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조치로 극도의 불편함과 생활고를 겪으면서 방역에 협조해줬다”며 “그럼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상생방역’이라는 방침으로 방역의 고삐를 느슨하게 풀어놓은 것이 수도권 4차 대유행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숙인 것.
오 시장은 이어 지난 14일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4차 대유행의 책임을 물은 것과 관련해 “정무 부시장의 돌출발언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말씀 올린다”며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상대 탓을 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강하게 질책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에는 중앙·지방정부의 책임과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위중한 상황 앞에서 국민과 서울시민에 희생을 강요하고 정치방역을 해 온 적은 없는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수급 등과 관련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틀전 문재인 대통령은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출석을 요구하지 않기로 여야가 합의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장이 국회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각한 코로나 국면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방역과 접종에 집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국회 예결위는 이에 따라 14∼15일 이틀간 열리는 전체회의에 정은경 청장 대신 나성웅 질병관리청 차장을 대리 출석시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정 청장이 가장 먼저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정 청장은 지난 13일 코로나 4차 대유행을 앞두고 나온 방역 완화 메시지에 대한 판단 착오를 솔직히 인정했다.
정 청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 불려나가 “거리두기 개편안과 예방접종 인센티브를 발표하면서 완화된 메시지가 전달된 것 같다”며 “메시지 관리와 위험도 경고 조치 등을 신중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상생방역’ 등이 4차 대유행의 원인 중 하나가 아니냐고 지적하자 정 청장은 “3차 유행 이후 500∼600명대 확진자가 누적돼 왔고, 여기에 방역 이완과 계절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상생방역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 가지 이유나 변수로 4차 대유행이 촉발된 게 아니라며 전문가로서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밀접한 관계당국인 서울시를 탓하려는 정치권에 한사코 고래를 저었다.
여권은 서울시의 방역으로 화살을 돌리고,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집중 난타하며 정쟁으로 끌고 가려한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정 청장은 이날 “방역당국 책임자로서 4차 유행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송구하다”라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