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대선공약, 처음으로 나왔다...실현 가능성은?

청년들에는 연 100만원 별도로 지급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더 칼럼니스트= 문주용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경쟁에서 기본소득 공약이 공식 제기됐다. ‘기본소득’ 도입을 줄곧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가 처음으로 대선공약으로 발표했는데, 공약의 파괴력이 어느정도일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 원, 그 외 전국민에게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최종 목표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이지만, 재원 형편상 임기 내에 도달할 수는 없다”며 이같은 내용의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우선 전국민 보편 기본소득 구상에 대해 “연 100만원(4인 가구 400만원) 이상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며 “임기 개시 이듬해인 2023년부터 25만원씩 1회로 시작, 임기 내에 최소 4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 약 700만명에게는 보편 기본소득 외에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보편 기본소득과 청년 기본소득이 정착되면 청년들은 11년간 총 2200만원의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어렵지않다”며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 재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우선 자연 증가분과 재정구조 개혁, 예산 절감 및 우선순위 조정, 세원 관리 강화 등을 통해 25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연간 60조원을 오가는 조세감면분을 순차적으로 축소해서 25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토지 공개념 실현과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을 위해 국토보유세를 부과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세를 부과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국토보유세 1%는 약 50조원인데 조세저항이 심할 것”이라며 “징수세 전액을 국민에 균등 지급하면 80∼90%의 국민이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많은’ 순 수혜자가 되므로 저항을 줄이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등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세에 대해서도 “국제기구 권고에 따라 톤당 8만원으로 올리면 64조원”이라며 “이 재원 중 일부는 산업전환 지원에 사용하고, 일부는 물가상승에 직면할 국민들에 균등 지급하면 복합 효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후 기본소득 정책의 효능이 증명돼 국민적 합의의 토대가 만들어지면 차차기 정부에서는 일반적인 기본소득 목적세 도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증세를 동반한 본격적 기본소득은 국민이 필요성을 체감하고 동의한 후에야 가능하다”며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해 공감을 끌어내며 기본소득을 설계하고 점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공약, 파괴력 있을까

이 지사가 발표한 ‘기본소득’ 공약은 선거 경선에서 어느 정도 파괴력이 있을까.

이날 발표한 내용을 보면, 종전 이 지사가 조금씩 밝혔던 내용을 상당히 보완한 흔적이 보인다. 선거공약으로 다듬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는 얘기다.

파괴력을 높이려 했다는 평가는 기본소득 지급금액을 올리려 노력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목표는 월 50만원으로 하되 당장 증세 등 재원 확보를 할 수 없을 상황에서는 임기 이듬해에 1회 25만원씩이라도 지급하고 임기내 최소 4회이상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각종 복지 제도는 손을 대지 않겠다고도 했다.

여기에 700만명에 달하는 청년들에 대해 별도의 청년기본소득을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몇 푼 안되는 돈을 지급하려고 기본소득 논란을 일으켰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반향은 적지 않을 듯하다.

이 지사의 공약은 특히 ‘증세’를 공식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내 경쟁 후보는 물론, 국민의 힘 대선후보들의 집중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토보유세, 탄소세 등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는 한편, 조세감면 규모를 축소해 재원을 삼겠다고 밝혔다.

도입하는 방식으로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효능이 증명돼 국민적 합의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을 전제를 깔았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해 공감을 끌어내겠다며 조심성을 보였다.

그러나 ‘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양극화 해소라는 정책 명분에 과다 토지보유자, 대기업체등이 세목 신설을 동의할지 의문이다.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기반 강화가 아니라, 성장 동력 강화에 필요한 소비력의 보강이 기본소득 도입의 목적이라는 점은 자칫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성장을 위해 증세 하자’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논란이 예상되지만, 기본소득 공약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 고착화를 막기 위한 대안중 하나로서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대통령에 당선되든 실패하든, 이 지사는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당겼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