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개발격차, 지구촌 현안 되다
지구촌 절대빈곤 인구 20년만에 다시 늘어나 선진국된 한국, 세계 도울 역할 적극 찾아야
[주동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전문위원] 2019년 12월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후 거의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간다. 이 신종질병은 그 후 전세계를 휩쓸면서 인류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현재까지 2억 3천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473만명이 사망했다(Worldometer).
전세계 모든 국가가 동시에 국경을 차단하고 인간의 이동을 봉쇄하는 사상 초유의 현상을 경험했으며, 그 뒤로 우리의 삶은 지금까지도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늘 쓰고 살아야 하며, 외출이나 모임도 제약을 받게 됐다.
이 답답한 현실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가 초래하는 개발격차의 확대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우울한 세상
코로나-19는 우리들의 건강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면서 사회 전체로는 경제활동의 저하를 통해 불행을 증대시킨다. 모든 나라가 방역 차원에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제한하면서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생계 위협이 커진다.
필자는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인터넷 까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유심히 읽어보고는 한다. 영업에 타격을 받고 빚만 늘어나서 고통을 호소하는 우리 이웃 소상공인들의 절절한 이야기들이 날마다 올라온다. 우리의 현실도 지금 이처럼 절실하지만, 동시에 세계를 보면 어떠한가? 참으로 처절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
UN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계 전체로 1억 1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1억 2천만명이 극심한 빈곤 상태로 떨어졌다고 한다(The Financing for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1).
세계은행은 지구촌의 절대빈곤 인구가 20년만에 처음으로 더 늘어나는 현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절대빈곤이란 하루 1.9 달러 이하의 소득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우리 돈으로 하루 2천원 남짓한 소득을 버는 인구의 비율이 지구 전체로 2017년 수준인 9.2%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UN개발계획(UNDP)에서는 2020년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는 현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간개발지수란 소득과 함께 교육, 보건 등의 지표를 함께 고려하는 지수이다. 현재로는 2019년 기준 나라별 지수가 공개되고 있으며, 한국의 HDI는 0.916으로 ‘매우 높은 인간개발’ 범주에 들어가고, 나라별 세계 랭킹은 23위이다.
인간의 삶을 만족스럽지 못하게 하는 여러 사회현상을 좋은 상태로 바꾸어나가는 과정을 ‘개발’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코로나-19는 지구촌의 개발을 심각하게 역전시켜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커지는 경제격차와 심각한 백신 격차
지금 지구촌의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위의 간단한 통계들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욱 절박하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고 교육과 보건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빈부격차가 커지는 한편, 한끼의 식사도 해결할 수 없는 절대빈곤 상태의 사람들이 신종질병에 무차별로 노출되고 있다.
IMF의 2021년 7월 최신 경제전망은 세계경제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스 3.2% 성장했으나 금년에는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6%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민생 악화에 대응해 무려 16조 달러의 긴급 자금을 투입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면서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인플레 위협을 가져오고 있다.
한편으로 선진국들은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코로나와 더불어(with Corona)’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한달 뒤면 전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백신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2021년 6월까지 세계인구의 14%를 차지하는 최빈개도국(Least Developed Countries: LDCs)에는 세계 백신 확보량의 1.2%만이 제공됐다. 인구 1000만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1만 회분 수준의 백신 밖에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도 많다는 이야기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자
UN은 지구촌의 심각한 빈곤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2000년에 새천년 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채택하고 2015년까지 절대 빈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2015년 이 목표가 달성된 뒤에는 2030년까지 인류사회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했다.
인간이 초래한 자연 파괴로 기후변화가 발생해 지구 전체 생물체의 ‘여섯번째 대멸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과연 지속가능한 미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현실적인 문제로 던져주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에게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식민지 통치를 겪은 후 빠른 시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2010년에는 개발도상국 가운데 처음으로 원조공여국이 되었으며, 2021년에는 UN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선진국이 되었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자랑스러운 나라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모범적인 방역으로 세계의 찬탄을 받고 있으며, 오랜 전통에 기초한 우리의 문화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한 위기 상황에서 세계를 구원하는 선진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 내부에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고, 지금 당장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도 너무나 많다. 가까이 있는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면서 우리의 시야를 넓혀 세계를 보는 안목도 항상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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