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예산 4조 시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어떻게
새정부 관련기구 ‘통합’ 논의 시작해야 민간자금 연계한 개발금융 확대 필요
한국 정부는 올해 1월 27일 『2022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4조 425억원에 달하며, 44개 기관에서 전세계 88개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1765개의 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국의 ODA 예산은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에 가입하던 지난 2010년에 1.35조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는데, 12년만에 3.3배가 늘었다. 국제적으로는 2020년 기준 29개 DAC 회원국중 중간 수준인 16위로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많은 편이 아니지만, 우리의 원조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늘어났다.
ODA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와 사회발전을 지원하는 공공부문의 예산을 말한다. 국제개발협력이란 ODA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활동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선진국들이 긴 세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제개발협력을 하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류사회의 빈곤 퇴치를 돕는다는 공식적인 목적과 함께 각자 자국이 추구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필자는 국제개발을 전공하고 오랜 동안 ODA 정책 자문과 사업 수행, 교육에 참여해온 사람으로서 지금 이 시점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에 필요한 문제들을 생각해봤다.
‘통합적 원조정책기관’ 논의에 대해
올해 1월 11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한국이 중진국이 아니고 선진국이 된 마당에서 글로벌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더 넓은 시각에서 ODA 조직을 통합해 필요하면 부처를 하나 만들더라도 ODA 전략을 제대로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해외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무상원조, 유상원조부터 통상까지 묶은 공적개발원조(ODA) 통합 조직을 제안했다.
한국의 ODA는 2010년 제정된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기초해 외교부가 무상원조, 기획재정부가 유상원조를 담당하면서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총괄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이러한 체제로 인해 한국의 개발협력은 소위 ‘분절화(分節化) 문제’에 따른 유무상 연계와 조정 필요성 등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국무조정실장이 통합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에는 이같은 문제 인식이 바탕에 있다고 생각된다 (*아래 그림 참조).
ODA 예산이 커진 만큼 새정부에서는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예산 및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정책 수립과 사업 평가, 대국민 홍보 등의 실무적인 부담도 확대되어 이를 보조할 수 있는 정책연구 및 평가 기관의 설립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 살리고 글로벌 의제 대응해야
새정부 출범을 준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초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은 국정목표 4의 99번째 과제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 강화”라는 주제 속에서 “선진국형 국제개발협력”을 추진한다는 목표로 제시되어 있다. 국격에 걸맞은 선진국형 국제개발협력을 통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및 글로벌 가치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와 방침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이행해나갈 지는 앞으로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짧은 역사 속에서 잘 정리된 정책문서들을 쌓아왔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매 5년 단위로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해왔다. 그 중간 단계로서 2010년에 『ODA 선진화전략』을 마련한 후, 2012년에는 우리의 지원역량을 감안하여 강점이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한다는 취지로 159개 사업을 선정한 『한국형 ODA 모델』도 수립했다.
5년 단위의 종합기본계획은 지금까지 제1차(2011~15년), 제2차 (2016~2020년) 계획을 마무리하고 현재 제3차(2021~-25년) 계획이 이행되고 있다. 또한 해마다 상황변화를 반영한 종합시행계획도 수립해오고 있으며, 2022년 1월에는 올해의 종합시행계획도 확정했다. 이밖에도 5년 단위로 중점지원국가를 선정하고, 전체 ODA 총액의 70% 정도를 지원한다는 방침 하에 국가별 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Program: CPS)을 수립해 적용해오고 있다. 제3기(2021-25) 중점협력국으로는 27개국을 선정하기도 했다.
신정부의 ODA정책은 이러한 기존 정책문서들과의 일관성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 새로운 글로벌 의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국민들의 삶이 퍽퍽한 시대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국제개발협력이 우리의 역량과 강점을 살려 최적의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한국형 ODA의 개념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이다.
개발금융 확대도 필요하다
지속가능개발목표 또는 발전목표라고 표현되는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2015년에 제70차 UN총회에서 2030년까지 이행해야 할 지구촌의 개발 과제로 제시된 17개 목표를 말한다. 여기에는 빈곤과 기아 퇴치, 보건, 복지, 교육, 성평등, 수자원, 청정에너지, 경제성장, 산업, 혁신, 인프라 개발 등 사회, 경제, 환경 등 거의 전분야의 광범위한 목표가 포함된다. 목표가 너무 광범위해 이행이 어렵다는 비판이 있지만, 지구촌의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전방위적으로 추진되어야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인류 사회의 목표로 공감을 얻고 있다.
문제는 이 광범위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예산으로 추진되는 ODA 중심의 국제개발협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세계 전체 ODA 총액은 1612억 달러였으나, OECD는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간 2.5조 달러 이상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선진국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투입한 자금만 해도 11.7조 달러에 달했다.
이에 OECD는 민간기업들의 무역, 투자, 수출금융 등의 활동과 자금을 개발에 연결시키는 개발금융(Development Finance)을 새롭게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여 2018년에 빌드법(Build Act)을 제정하고 국제개발공사(U. 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 DFC)를 새로 설립했다. DFC는 USAID와 협력하면서 민간자금을 개발에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도 유무상 ODA 및 민간자금을 연계한 패키지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상업적 동기를 추구하는 민간자금을 비영리적인 개발사업과 연결시키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국제추이를 감안하면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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