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전하고 강력한 ‘녹색 산업국가’로 나아가야
文대통령 기후협약정상회의 참석중 인류의 미래, 기후협약회의 논의에 달려 한국 탄소중립 산업화, 인류에 희망주는 모델로
[주동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전문위원] 지금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2년 가까이 신종질병 코로나-19가 가져오는 충격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종래 우리가 막연히 느꼈지만 현실의 내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던 기후변화라는 이슈가 동시에 모든 사람의 코앞에 닥친 문제가 됐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계절 구분이 무디어지고 백년만의 홍수, 백년만의 폭설 등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하는 현상이 전해진다. 지구촌 곳곳에서 산불,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자연재해가 잇따르는 소식도 날마다 접한다. 발생빈도를 더해가는 신종질병과 각종 가축질병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말들이 나온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개발
우리는 이 상황이 산업혁명 이래 가속화된 인간의 자연 파괴로 야기되는 현상임을 알고 있다. 이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지구라는 별에서 80억명에 가까운 인간들은 물론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멸종할지 모른다는 경고도 이미 익숙하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해 2015년에 UN 총회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하고 인류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021년 10월 30일에 지구촌의 가장 부유하고 힘있는 20개 나라의 지도자들은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갖는다. 이어 11월 1~2일에는 그들이 모두 영국의 글라스고우로 이동해 UN기후변화협약(UNFCCC)의 26번째 당사국총회(COP26)의 특별정상회의에 참여한다. 이 양대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인류의 미래가 이 3일 동안의 정상회의와 12일까지 이어지는 COP26 당사국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한 것이다.
지구를 망가뜨린 근대화에 대한 반성적 성찰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확산된 산업혁명은 종래 인간의 육체노동과 가축의 힘을 이용해 일용할 양식과 물자를 생산하던 세계를 기계를 이용해 대량생산하는 시대로 변화시켰다. 거대한 공장들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된 물자가 넘치면서 인간들의 생활은 풍요로워졌으나, 그 과정에는 심각한 자연파괴가 함께 했다.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는 오염과 공해, 산성비, 오존층 파괴, 생물다양성 파괴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어 나왔다. 그리고는 지구를 데우는 온실가스 이야기가 나오고 기후변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산업혁명에 일찍 성공한 나라들이 강대국이 되고 부국이 되어 세계를 지배하니 전세계의 모든 나라가 그 뒤를 따르려 노력해왔다. 해방 후 한국인의 정신을 지배했던 근대화라는 구호는 하루빨리 공장을 짓고 공산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과정, 그리고 이런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부국인 서구의 문화와 제도를 배우는 과정이었다. 프랑스 사회학자 레이몽 아롱의 정의에 따르면 근대화란 서구화와 산업화를 말하는 현상이었다.
한국은 성실한 국민들의 장시간 노동을 발판으로 수출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빠른 시간내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탈바꿈했다. 모든 개발도상국들이 근대화에 몰두했지만, 한국처럼 빠른 시일에 성공한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런데 전세계가 한국처럼 근대화에 몰입하고 20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우리 세대는 지금 심각한 자연파괴의 결과로 기후변화라는 대재앙을 맞이하고 있다. 서구가 낳고 인류가 몰입해온 근대화라는 이념에 대해 반성적인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인류의 새로운 미래 ‘탄소중립 산업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개발이 최대 이슈가 된 이 시대에 우리는 지금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라는 생소했던 용어를 날마다 접하게 됐다. 지금 열리는 G20 회의와 COP26에서 이 용어는 단연 가장 중요한 의제다.
지구를 더워지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인간의 활동으로 대기 중에 뿜어나오는 이산화탄소(CO2) 등 소위 온실가스인데, 자연 상태에서는 녹색식물이 이것을 흡수해 과도한 탄소 배출을 억제한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의 발생량과 흡수량을 같게 하여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자는 구호이다.
2018년에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국제전문가들의 단체인 IPCC에서는 ‘지구 온난화 섭씨 1.5도’라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도 가량 상승했다고 추정하고, 이것을 최대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상쇄되어 넷제로(Net-Zero) 수준에 도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여기에서 발전해 나온 용어가 ‘탄소중립’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국가별 탄소중립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는 탄소배출을 유발하는 화석 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한편으로는 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방법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의 문제는 탄소 배출의 주원천인 에너지와 산업 부문의 활동을 급속히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은 이를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키워드가 된 시대에 이를 회피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인간이 먹고 입고 쓸 것을 생산하는 산업활동은 오늘의 부국들과 가난한 나라를 구분짓게 해온 강력한 변화의 힘이다. 지금 세계 도처에서 절대 빈곤에 시달리다가 먹고 살길을 찾아 목숨을 걸고 선진국으로 밀입국하고자 하는 난민들의 문제는 그들의 나라에서 일자리와 소득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산업 발전을 독려해야 해결이 가능하다.

안전하고 강력한 ‘녹색 산업국가’를 위해
산업혁명이 가져온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에 성공한 나라들은 일찍 부국이 되고 강국이 되었다. 한국은 뒤늦게 이 대열에 뛰어들었지만 빠르게 성공했다. 수천년 문화 전통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래의 한국은 강력한 산업기반 위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해 안전하고 평화롭게 번영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개발’이라는 용어가 담고 있는 개념을 실천적으로 달성해 위기에 빠진 인류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들을 개발해 세계에 수출하고, 인류의 공동 미래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녹색 산업국가가 한국의 미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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