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잠’ 입었을 뿐인데, 나도 패션 피플?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새로운 활력 찾던 남성복 패션계 ‘야구 점퍼’에 주목
[김서나 기자] 대학생들이 교복처럼 즐겨 입는 학과점퍼, 일명 ‘과잠’이 올 가을 남성복 트렌드를 흔들어 놓을 핫 아이템으로 투입되었다.
패션 용어로 ‘바시티(Varsity) 재킷’인 이 야구 점퍼 스타일의 아우터가 이번 시즌 세계 디자이너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는데, 로고 티셔츠와 니트 조끼, 야구 모자 등과 함께 캠퍼스 룩의 대열을 형성하면서 존재감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익숙한 느낌의 트렌드인 만큼 가을이 가기 전에 가볍게 도전해보자.
오랜 역사의 바시티 재킷, 패셔너블하게 변신
바시티 재킷은 1865년 하버드 대학교의 야구팀 유니폼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하버드 대학 야구팀은 우수 선수의 유니폼 상의에 학교의 이니셜인 ‘H’를 장식해주었고, 그 영광의 유니폼을 부여 받은 선수는 ‘레터맨(letterman)’이라 불렸다.
카디건으로도 만들어지면서 인근 다른 학교들에 유행으로 번진 레터맨 유니폼은 1930년에 현재의 모습과 유사한, 울 소재의 몸판에 가죽 소매가 달린 ‘레터맨 재킷’으로 진화했고, ‘바시티(Varsity, 학교의 스포츠팀 의미) 재킷’이라는 이름도 생겨났다.
이후 바시티 재킷은 미식축구와 농구 등 다른 종목에까지 전파되며 대표적인 스포츠 아우터로 자리잡았다.
대학가에서 출발한 만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의 스타일인 ‘아이비(Ivy) 룩’,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의 스타일인 ‘프레피(Preppy) 룩’에도 필수적으로 등장하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바시티 재킷.
하지만 더 이상 단정한 교복이나 유니폼으로만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듯, 이번 시즌 바시티 재킷은 패션쇼 무대에 올랐다.
‘버버리(Burberry)’의 이니셜 ‘B’를 가슴 양쪽에 커다랗게 달기도 하고,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재미있는 그래픽 장식들과 만나기도 한 바시티 재킷은 ‘와이 프로젝트(Y/Project)’의 독특한 재단을 통해 감각적으로 재탄생하는 등 눈부신 활약상을 보였다.
그리고 바시티 재킷의 캠퍼스 동료들, 로고 티셔츠와 야구 모자도 함께 출격했다. 브랜드 네임 그대로를 심플하게 넣거나 메시지를 담은 글을 적어 넣은 티셔츠들이 바시티 재킷에 어울릴 만한 이너로 준비되었고, 스포츠팀의 로고 대신 패션 브랜드의 로고를 부착한 야구 모자들도 다양하게 제안되었다.
특히 야구 모자는 머리 감지 않은 날 만만하게 쓰이던 지난 기억은 뒤로 하고,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깔끔하고 세련되게 다듬어져 최근 몇 시즌간 인기를 독차지해온 ‘버킷(bucket) 햇’을 향한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캠퍼스 룩의 멀티 플레이어, 브이넥 베스트
울 소재의 점퍼를 입기엔 좀 이른 감이 느껴진다면 먼저 브이(V) 네크라인의 니트 조끼로 캠퍼스 패션에 동참해보자.
바시티 재킷과 마찬가지로 아이비 룩, 프레피 룩에 빠지지 않는 주축 멤버인 브이넥 니트 베스트는 이너 위에 느슨하게 레이어링 하는 것만으로 간결하고 시크하게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변형된 네크라인의 전위적인 베스트를 흰 티셔츠 위에 덧입힌 와이 프로젝트, 박시한 실루엣의 줄무늬 베스트를 연보라 셔츠 위에 겹쳐 입힌 ‘에르메스(Hermès) 등 이번 시즌 여러 패션쇼 무대에서 브이넥 니트 베스트를 캐스팅했다.
초가을엔 아우터로, 추워지면 바시티 재킷 안의 이너로 활용할 수 있는 니트 베스트는 실패하기 어려운 유용한 아이템이다.
올 가을만큼은 입을 것이 마땅치 않을 때 걸쳐지는 신세가 아닌, 엄연한 패션 트렌드의 주역으로 우뚝 선 바시티 재킷. 이 기세라면 곧 다가올 가을 야구의 열기도 한층 끌어올려주지 않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