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의 인기에 불을 당긴 ‘스키웨어’ 트렌드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겨울 스포츠의 에너지 받아 다채로워진 패딩
[김서나 기자] 올해에도 역시 겨울 패션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복귀한 패딩. 더 이상 보온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개성적인 스타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번 시즌엔 스키웨어가 겨울 트렌드로 등장하면서 패딩 디자인에 활기를 더 불어넣었다.
스키웨어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과감하게 진화한 패딩 룩을 만나보자.
기본에서 벗어나 스타일리시해진 패딩
패딩이 따뜻하긴 해도 패션 아이템으로는 울코트나 무스탕 등 다른 겨울 아우터들에 밀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패딩이 2010년대 초반을 휩쓴 ‘노스페이스 패딩’의 열풍을 계기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패딩의 따뜻함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그 이후로 패딩이 유행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붙들고 있다.
마치 맡아 놓은 자리인 것처럼 또다시 겨울 아우터의 리더로서 컴백한 패딩은 매년 돌아오는 만큼 이젠 익숙해진 기본 스타일에서 벗어나 각양각색 달라진 모습으로 변신했다.
볼레로와 같이 아주 짧은 패딩을 선보인 ‘지방시(Givenchy)’를 비롯해 여러 브랜드들이 롱 패딩에 대한 반발로 숏 패딩을 제안했으며, 퀼팅 스티치도 평범한 가로가 아닌, 세로나 사각 또는 곡선 등으로 넣어 변화를 주었다. ‘미우미우(miumiu)’는 구불구불 곡선형 스티치를 장식하거나, 조각조각 별모양을 패치워크한 파스텔 컬러의 패딩으로 귀여운 걸리쉬 룩을 표현했다. 대담한 컬러와 화려한 프린트도 패딩에 사용되었으며, 다른 소재와 패딩을 부분적으로 적절히 배치한 독창적인 디자인들도 시도됐다.
물론 무난한 무채색의 패딩 코트들이 다 사라진 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슬림하고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연출되었으며, 로맨틱한 스커트 함께 우아한 분위기로 스타일링되었다.

스키웨어 트렌드로 확장성 얻은 패딩
이번 시즌의 패딩이 특별함을 가지게 된 데엔 스키웨어 트렌드의 힘이 컸다.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스키웨어에 착안해 디자인을 풀어낸 브랜드들이 많았고, 그 영향으로 패딩은 더 스포티하게 더 액티브하게 변신할 수 있었다.
알프스의 스키 휴양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패션쇼를 연 미우미우는 설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패딩 아이템들을 전개한 가운데 당장 스키를 타도 좋을 법한 점퍼와 팬츠, 점프수트도 포함시켰고, 스키장보다는 스키 리조트에서의 한가로운 시간에 초점을 맞춘 ‘샤넬(Chanel)은 마치 샤넬 퀼팅백처럼 얇은 퀼팅의 슬림한 오버올을 선보였다.
남성복은 좀더 본격적으로 스키웨어를 재현했는데, 기능성 소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패딩 코트, 점퍼, 베스트 등을 제시하면서 여기에 강렬한 색채들을 적용해 에너지 레벨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예술적인 감성을 더했다. ‘디올(Dior)’은 피터 도이그(Peter Doig)의 감각으로 재 탄생된 카무플라주 페인팅을 아노락 점퍼에 입혔으며, ‘사카이(Sacai)’는 ‘카우스(KAWS)’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팝아트적인 컬러 블록을 패딩 하프코트 위에 옮겨 놓아 관심을 모았다.
스키웨어 트렌드 효과로 확장성을 가지게 된 패딩은 아우터 외에도 스커트와 팬츠 등 여러 아이템으로 확대됐다. ‘우영미(Wooyoungmi)’는 곡선의 퀼팅 스티치가 들어간 밀리터리 느낌의 팬츠를 울 코트와 매치해 도회적인 패딩 룩을 연출했다.

트렌디한 윈터 룩 완성해줄 조력자들
스키웨어 트렌드는 겨울의 주인공 패딩과 잘 어울릴 만한 조연들, 니트와 액세서리들도 불러냈다.
따뜻하게 받쳐입는 용도라면 기본 터틀넥 니트가 무난한 선택이지만, 스키 착장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두툼한 니트를 제안하기로 한 디자이너들은 꽈배기 모양으로 짜여진 ‘케이블(cable)’ 니트와 눈꽃송이 무늬가 놓여진 ‘페어아일(Fair Isle)’ 니트를 중용했다.유럽 북부 지역의 방한용 의복에서 유래된 케이블, 페어아일 니트가 겨울 스포츠 테마를 강조하기에 제격이기 때문.
샤넬은 긴 소매 탑에 몸에 피트되는 반소매의 페어아일 니트를 레이어드했고 ‘셀린느(Celine)’는 패딩 조끼 안에 편안한 실루엣의 페어아일 니트를 코디네이트했다.
또한 스키 룩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줄 방한모 ‘발라클라바(balaclava)’도 등장했는데, 눈 부분을 제외하고 머리와 코 아래, 목을 모두 덮어주는 발라클라바는 미우미우에 의해 알프스 소녀 느낌의 손뜨개 니트로, ‘마린 세르(Marine Serre)’에 의해 니트 탑과 연결된 후드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됐다.
이와 함께 스키 부츠를 닮은 슈즈들이 패션쇼 무대에 오르고, 스키 장갑과 고글까지 액세서리로 활용되면서 스키웨어 트렌드는 겨울 패션을 완전히 장악했다.
물론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 온몸을 포근히 감싸주는 롱 블랙 ‘김밥’ 패딩을 먼저 찾게 되긴 한다. 하지만 가끔은 다른 분위기도 낼 수 있도록 스키웨어와 같은 과감한 디자인의 패딩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도심 속에서 스키 슬로프를 가르는 기분까지 전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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