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K팝 4세대’ 리더라는데, 진짜는 누구?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K팝 4세대 열렸다지만 확실한 계승자 안보여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제2의 BTS’, ‘제2의 블랙핑크’를 향한 아이돌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먼저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스스로를 ‘K팝 4세대’의 대표라 칭하는 그룹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대중의 체감과는 한참 거리가 먼 듯하다. 4세대에 접어든 것은 맞는지, 그렇다면 선두주자는 누구인지 함께 살펴보자.
전 세대와 달리 뚜렷한 존재감 안보여
1990년대 후반 H.O.T.가 10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이후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등이 차례로 등장해 인기를 나눠 가지면서 아이돌 1세대를 형성했다.
시간이 지나 2004년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등이 잇따라 데뷔해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2세대로 불리었고, 2012년 엑소가 문을 연 3세대는 BTS, 세븐틴, 트와이스, 블랙핑크의 주도 아래 K팝의 영역을 전세계로 넓혔다.
이제 선배들이 깔아 놓은 레드카펫을 따라 글로벌 K팝 팬들을 비교적 수월하게 공략하고 있는 2020년대의 아이돌 그룹들이 저마다 4세대의 중심이라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연말을 맞아 올 한 해의 인기가요를 결산하는 특집프로그램을 준비한 각 방송사는 ‘4세대’ 수식어를 애용하는 그룹들 위주로 라인업을 채웠다.
지난 11일 엠넷이 생중계한 ‘2021 마마(MAMA)’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최고 1분 시청률’(TNMS 조사)을 차지한 가수는 자칭 4세대 주역이 아닌, 워너원이었다. 지난 2017년에 프로젝트 그룹으로 결성되어 활동을 마친 후 오랜만에 다시 모여 무대에 오른 워너원이 4세대 리더 후보 모두를 압도했다는 뜻.
‘4세대의 선두주자’라는 타이틀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어느 하나 확실하게 치고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일단 3세대의 인기가 아직까지 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BTS, 블랙핑크는 연차가 늘어나는데도 여전히 이름값을 유지하고 있어, 4세대가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오기는 커녕 그들의 아성을 위협하기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4세대가 힘을 키우지 못한 또다른 이유로는 H.O.T, 동방신기, 엑소로 소녀 팬들을 대이동시키며 세대교체에 앞장서 왔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판단미스를 들 수 있다.
앞의 그룹들의 후계자로 SM은 2016년 야심 차게 NCT를 내놓았으나, 멤버를 계속해서 추가하고 매 활동마다 멤버 조합을 달리하는 낯선 시스템은 소녀 팬들에게 혼란을 주고, 대중에게는 선뜻 다가가기 힘든 벽을 만들면서, 세대교체의 방해막이 되어버렸다.

K팝 4세대를 열어갈 유력한 후보들은?
SM의 NCT가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시간을 쓰는 동안 3세대 BTS의 인기를 바탕으로 하이브 엔터테인먼트는 점차 막강해졌다.
과거 3대 대형 소속사 SM, YG, JYP엔터테인먼트가 경쟁하던 시절, 세 곳으로 적당히 분산되었던 아이돌 지망생들도 이제는 하이브에 쏠리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구도가 바뀌어 가는 모양새다. 그 결과 연습생 부자가 된 하이브는 신인 그룹들을 짧은 텀으로 연달아 런칭시키고 있다. 그밖에 다른 기획사들의 연습생 수준도 정상급과 격차가 많이 줄면서 신생 기획사들의 도전이 줄을 잇는 추세이다.
보이그룹 가운데 조금 앞서 있는 팀은 하이브가 BTS의 첫 후배그룹으로 2019년 선보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전세계 BTS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막대한 어드밴티지를 지닌 덕분에 안정적으로 성장 중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반면 선배팀과 컨셉이 겹치지 않도록 포지셔닝되다보니 태생적 한계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서정적인 감성을 표방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BTS와 같은 각 잡힌 군무로 임팩트를 줄 기회가 많지 않아 차세대 리더로 각인되기까지 시간이 좀더 걸릴 듯하다.
반대로 에이티즈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내세워 해외 팬들을 사로잡은 케이스.
블락비를 키워낸 KQ엔터테인먼트가 2018년 출범시킨 에이티즈는 일단 퍼포먼스 실력은 인정받은 만큼 이젠 보다 폭넓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만한 히트곡이 필요하다. 해외 인기가 확보되었더라도 성장에 탄력이 붙으려면 국내 인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걸그룹 가운데엔 2019년 ‘달라달라’로 신인상을 휩쓴 JYP의 있지(ITZY)가 가요계의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발표한 곡들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2020년에 데뷔한 하이업 엔터테인먼트의 스테이씨 역시 ‘에이셉(ASAP)’으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으나 다음에 내놓은 ‘색안경’이 바람을 잠재우면서 주춤해진 상황이다.
SM의 에스파가 ‘넥스트레벨’의 리메이크로 이들을 추월했으나 노래의 인기를 온전히 에스파의 인기로 판단해도 좋을지 의문이다.
한편 이들이 소녀시대나 블랙핑크 정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경쟁자 아이브가 등장했다.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으로 얼굴을 미리 알린 안유진, 장원영을 주축으로 팀이 구성되어 출발점부터 유리했던 아이브는 데뷔한지 한달도 안 된 신인 그룹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보이면서 4세대를 대표할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타이밍 상으로는 4세대가 열려야 할 때이긴 하다. 현재의 4세대 주도권 싸움에서 확실한 승자가 계속 안 나올 경우 내년 2022년의 신인그룹이 그 자리를 가로챌 수도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이후 CJ ENM과의 합작으로 엔하이픈을 런칭했던 하이브가 BTS의 또다른 후배그룹을 준비하고 있고, SM에서 에프엑스, 레드벨벳 등 독창적인 컨셉의 그룹들을 탄생시켰던 민희진 이사를 영입해 걸그룹 준비도 맡긴 상태다.
JYP와 YG 역시 트와이스와 블랙핑크의 동생 걸그룹을 트레이닝 중이며, 싸이가 이끄는 피네이션의 첫 보이그룹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제낄 진짜 리더는 누구일지 2022년 K팝의 판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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