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나온 ‘파자마와 나이트 가운’ 패션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잠옷처럼 아늑하고 여유로운 스타일 주목
[김서나 기자] 팬데믹으로 인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옷과 일상복의 경계가 희미해진지 오래다.
외출 계획이 없는 날엔 편안한 라운지 웨어로 하루를 보내고 그대로 잠이 들 때가 많은데 이와는 정반대의 패턴인, 잠자리에서 입을 차림새로 일상을 이어가는 방식이 트렌드로 제시되어 눈길을 끈다.
파자마, 나이트 가운이 셔츠나 코트 등 외출복의 자격으로 남성복 패션쇼에 오른 것.
기상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옷장 속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잠옷의 일탈 행위를 살펴보자.
때와 장소를 망각한 잠옷의 화려한 외출
찬 바람이 느껴진다 싶으면 어느새 패딩의 계절, 겨울이 바로 들이닥칠 테니, 그전까지 최대한 가을의 기분을 뽑아 내기 위해선 트렌치코트와 울 코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의 코트들은 포근하게 몸을 감싸주는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주로 제안되고 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잠자리에 들어도 될 만한 자태로도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격적으로 잠들기 전, 파자마 위에 둘러 입는 나이트가운이 가을 코트로 변신했는데, 버튼이나 지퍼와 같은 별도의 여밈 없이 느슨하게 겹친 코트의 앞자락을 질끈 묶은 허리끈으로만 고정하고, 넓은 칼라와 큰 주머니 등의 디테일까지 장착하면서, 나이트가운의 모습이 제대로 재현되었다. 소재만 도톰한 가을 직물로 바뀌었을 뿐.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한가로이 책을 읽는 고전 영화 속 주인공도 떠오르게 하는 이 우아한 스타일은 여러 브랜드에 의해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전개되었는데, ‘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선보인 숄 칼라의 클래식한 가운 코트들 가운데 특히 아이보리 컬러와 만난 코트는 마치 목욕 가운을 입고 거리에 나선 듯 유머러스한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불 속으로 직행해야 할 파자마도 가운 못지않게 행동반경을 넓혔다.
매끄러운 소재감의 파자마가 이번 시즌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었는데, 잔잔한 무늬의 얇은 셔츠와 팬츠가 매치된 그야말로 파자마 그 자체인 스타일은 물론, 잠옷에서 많이 보여지는 끝단에 라인을 두른 깔끔한 디자인의 셔츠나, 살짝 각이 잡힌 실크 수트로도 연출되었다.
‘톰 포드(Tom Ford)’의 선택을 받은 파자마는 강렬한 색채의 프린트가 입혀지면서 감각적인 파티 룩으로 변모하기도.
여유로운 느낌의 헐렁한 셔츠와 팬츠 위에 흐르는 듯한 실루엣의 가벼운 가운이 걸쳐진 파자마 쓰리피스는 레오파드 무늬나 야성적인 꽃무늬가 더해져서 톰 포드 특유의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로 완성되었다.

원피스 잠옷 같은 롱 셔츠도 유행 동참
전형적인 파자마나 나이트가운 외에 잠옷으로 입을 법한 여러가지 홈 웨어들도 이번 트렌드에 합류했다.
내복처럼 보이는 니트 소재의 상하의 세트도 등장했고, 원피스 잠옷처럼 기다란 셔츠도 동참했다. 팬츠의 경우 이미 인기를 끌고 있던 넉넉한 사이즈의 배기 팬츠가 파자마 패션의 흐름을 함께 타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특히 롱 셔츠는 다양한 의상들과 스타일링되면서 또 하나의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무릎길이 혹은 무릎을 덮을 정도로 내려온 긴 길이의 셔츠가 마치 바지 위에 치마를 덧입은 듯 착시효과를 주면서 파격적인 레이어드 룩으로 제안되었는데,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은 캐주얼한 스웨트셔츠 안에 롱 셔츠 겹쳐 드레시한 느낌을 가미했고, ‘웨일스 보너(Wales Bonner)’는 스포티한 트레이닝 점퍼와 팬츠에 롱 셔츠를 더해 독창적인 스트릿 룩을 표현했다.
그동안 귀찮다는 핑계로 정작 잠자리에서도 갖춰 입지 않았던 파자마지만, 올 가을엔 일단 외출용 파자마부터 우선 장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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