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배상영 부동산학 박사의 집(Home) 이야기] 오피스텔 청약에 왜 12만명이 모였나 주택인 듯 주택아닌 오피스텔에 대한 궁금증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부동산학 박사)] 주거시장의 변방에 있던 오피스텔이 시장의 중심에 섰다. 최근 수도권 오피스텔 청약 2건에 각각 12만 명을 상회하는 청약자들이 모였다. 두 분양 물량이 200호가 되지 않는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공급되는 ‘신길 AK 푸르지오’ 청약에는 12만 6천여 명이 몰렸고, 경기도 과천시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청약에도 12만 4천여 명이 몰렸다.
청약 흥행이라고 하면 흔히 낮은 분양가를 떠올릴 수 있지만, 가격이 싸지도 않다. ‘신길AK 푸르지오’의 경우 주력평형인 78 m2가 9억 7천만원 수준이었고,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의 경우 주력 평형이었던 84 A유형이 16억 180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 재고 아파트와 비교해도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으며, 인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오피스텔, 부동산 시장의 천덕 꾸러기가 아니었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투자용으로도 실거주용으로도 인기가 높지는 않았다. 매달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거주 편의성이 떨어지고, 단기/월세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이에 더해 아파트 대비 자산 가치 상승 수준이 높지 않아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위 ’아파텔’ 이라고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 시장 전반에 걸친 규제, 주택 가격 상승, 아파트 청약시장의 가격 왜곡과 이로 인한 청약수요 급증에 더해 오피스텔의 아파트화가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
오피스텔 흥행의 배경 세 가지
1. 주택에 대한 다양한 규제로 오피스텔의 매력 업(UP)
오피스텔의 취득세율은 4.6% 다. 예전에는 4.6%의 취득세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으나, 최근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취득세율이 최대 12%까지 상향되었다. 주택시장에 대한 대출 강화 또한 영향이 있다. 전반적인 대출 총량에 대한 조정이 있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으로 상당히 대출 가능 금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주택 대비 높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가 가능하여 단기 투자 수요 역시 오피스텔 청약에 몰리고 있다. 최근 과천과 신길의 오피스텔 단지는 모두 100실 미만이다. 당첨자 발표 당일에 일부 평형은 1억 원에 가까운 프리미엄이 형성되었다는 후문이다.
2. 실수요자의 접근이 어려운 아파트 청약, 오피스텔로 몰려
이번 오피스텔 청약 흥행은 아파트 청약/분양 제도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아파트 청약은 ‘로또’ 라고 불릴 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재고주택 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을 미루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 당첨 점수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 되어야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가 필요한 사람이 청약을 넣어 당첨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점수가 높은 사람이 청약을 넣어 시세차익을 누리는 구조다.
결국 청약 점수가 높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재고주택시장에서 매입을 하거나 청약점수가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피스텔 청약은 청약 점수가 필요 없으니 이러한 사람들에게 신축 주거상품을 사는데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
3. 아파트를 닮아가는 오피스텔의 변신, 아파텔
아파트는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 상품이고, 선호도도 가장 높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오피스텔의 가격상승과 청약 열풍은 과거의 원룸형식의 오피스텔에서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소위 ‘아파텔’이라고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오피스텔의 평면도를 살펴보면, 흡사 아파트의 평면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아파트의 평면과 유사하다.
이러한 오피스텔의 변신 또한 실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몰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오피스텔 준대형 평면까지 바닥난방이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정리하면, 현재 오피스텔의 청약 인기는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청약제도, 대출제도, 전매제한 등에서 기인하고, 아파트의 상대적인 높은 인기, 청약점수, 대출규제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과거보다 높아진 상품성만큼 가격대도 높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라면, 거꾸로 아파트 대출 완화, 대량 공급, 완화적인 청약정책이 나타나면 오피스텔 인기는 시들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단기적으로 그러한 일이 나타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규제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유로 가격이 높아지고 선호도가 높아지는 자산은 규제에 포함되거나, 시장 전반적인 규제완화가 나타나면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기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동시에 오피스텔 규제완화에 호응하여 디벨로퍼들과 시공사들이 오피스텔의 거주가치를 얼마나 혁신시킬 수 있는지 또한 오피스텔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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