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5년 부동산정책 키워드 ‘민간, 시장’
[배상영 부동산학 박사의 집(Home) 이야기] 가격 하락 보다는 시장 안정을 목표로 여소야대로 지방선거 후 공약 구체화
지난 5년간 주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정책/규제였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 별개로 주택 규제와 세제 강화, 대출 강화와 같은 정부 발 요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시기였다. 윤석열 당선자의 부동산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규제 강화 보다는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공공의 역할은 주연에서 조연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문정부 정책은 시장 규제를 통한 가격 하락
지난 5년의 주택 정책의 방향성은 명확했다. 주택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국가가 회수하면서 투자 매력을 감소시켜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양도세, 종부세, 취득세 상향이 나타났고, 신축 아파트의 가격은 분양가 상한제와 HUG 보증으로 통제되었으며, 재건축 사업의 이익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로 국가가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정부는 보여줬다.
이에 더해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 위하여 실수요자들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를 시행했다. 2021년부터는 공급부족을 인정하고, 공공 중심의 공급으로 주택 정책의 전환을 시도했다.
전반적인 정책의 핵심은 주택 가격 하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국토부와 기재부의 수장이 개별 아파트 거래나 인덱스 상승률을 언급하며, ‘가격’에 대한 코멘트를 자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상승했고, 지난 2년 간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특이한 현상도 관찰되었다.
윤 당선자는 민간 중심, 시장원리로 안정 시도
윤 당선자의 정책은 지난 5년 간의 방향과 정반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민간 중심의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고 동시에 관련 규제들을 완화해 공급을 촉진시킬 것을 공약으로 세웠으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시킬 뜻을 밝혔다. 이에 더해 차기 정부에서의 여소야대 환경을 고려하면 가까운 기간 내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이나 아파트 주택 임대사업을 재개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공약들은 윤 당선자 만의 것은 아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는 판단에서인지 여당소속의 대선 후보도 작년 말부터 규제 및 세제 완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민간 중심의 시장 원리에 순응하는 주택 정책은 특정 후보나 당의 정책이기 보다는 국가가 규제와 세금으로 시장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도의 실패가 가지고 온 자연스러운 원상회복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의지만으로 불가능하겠지만 ‘시장 색’(Color)은 변화
여소야대 환경을 고려하면 차기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모든 부동산 공약이 구현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경우 시정(市政)의 변화 만으로도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기도 했고, 국회를 통하지 않은 시행령 및 조례 개정을 통해서도 정비사업은 속도를 내고 세제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더해 변화하는 정책 기대감은 신축 아파트 보다는 정비 사업 대상지역에 대한 선호를 높이는 한편, 정비 사업으로 인한 수도권 내 요지의 공급은 주택 수요자의 매수세를 다소 둔화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출 규제완화로 인한 구매력 상승은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주택 수요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지역환경 개선 및 인프라 공약, 지방 선거에서 구체화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세제 완화가 여소야대 국면에서 구현이 어려운 부분이라면,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공약한 내용들도 있다. 윤 당선자의 공약을 살펴보면 인프라 투자 및 개선이 상당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비롯해 1기 GTX(A, B, C) 역 추가 및 2기 GTX(D, E, F) 신규 건설 등이다.
이러한 인프라 공약은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에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6월로 예정되어 있는 지방 선거에서 이러한 인프라 투자 내용은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야 후보 할 것 없이 해당 지역의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약속들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보다는 시장 안정에 중점을
정부는 지난 5년간 주택 가격의 향방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주택 시장 내에서의 개발이익 혹은 시장 상승의 수혜를 회수하는데 힘을 썼다. 그러나 이러한 미봉책은 사회 전체 주택의 질을 낮추고 양을 줄인다는 판단이다. 정책의 타겟은 가격이 아닌 시장 전반의 안정이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민간 부문의 부의 축적이 나타날 때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은 경제 성장의 결과이며, 주택 가격 하락이 나타나는 환경을 걱정하는 것이 맞다.
정부의 정책은 가격 그 자체와 싸우기 보다는 경제 성장과 민간의 자산 축적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인 자산인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시장에서 공급의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고, 시장 시스템에서 주택 구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을 지원해 주면서 시장 안정을 꾀하는 것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한다.
주택 시장 사이클은 길어...일희일비 말아야
당선자의 공약 중에서는 수요자의 주택 구매력을 증가시키고, 지역 주택 가격을 상승시킬 만한 내용이 보인다. 전통적인 지역 호재라 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 및 개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지역/상품 별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 단위, 월 단위 가격 상승률에 일희일비 하면서 주택 정책을 펼치기에는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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