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 놓은 숙제 ‘주택 공급...누가 되든?
[배상영 부동산학 박사의 집(Home) 이야기] 대선이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주택 시장 변곡점인가? 여전히 남아있는 공급 부족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의 영향이라는 분석과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에 관망세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조정국면이라는 평가도 있다. 주택 시장을 둘러싼 매크로 환경 측면에선 글로벌리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으나, 그동안 시장에서 주택시장의 상승 요인으로 꼽았던 공급 부족은 여전하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년 만의 최저치인 2만 가구에 불과하고, 경기도의 올해 입주 물량은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10.8만 가구에 불과하다(부동산 114). 서울의 경우 이번 정부 들어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고,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다양한 규제들로 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신도시 및 택지지구를 조성하여 아파트를 지을 땅을 늘리는 것과 주거 소비자들과의 괴리가 존재하는 주택들을 상품성 있는 주택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토지 보상금’과 ‘재개발·재건축 구역 발(發) 매매·전세 상승’ 이다.
#토지 보상금...현 정부의 뒤늦은 공급 시작
올해 토지보상금이 32조원 풀린다. 이중 약 25.8조 원이 수도권이다.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공공주택지구 토지 보상 절차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고양(6.7조원), 남양주(6.9조원), 용인(4.8조원), 부천(2.3조원), 안산(1.4조원) 등에만 1조원 이상의 보상금이 풀린다.
토지 보상금은 전통적으로 인근 주택 가격을 자극해왔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보상금이 풀린 것은 2009년으로 34.8조원이다. 지난 2기 신도시 시기를 살펴보면, 추세적으로 토지 보상금이 늘어난 시기(2003~2006년, 2013~2014년)에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주택 가격에 정(+)의 영향을 미쳤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다음 정부의 공급책
이제는 말 그대로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되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될 듯하다. 야권은 예전부터 규제 완화를 주장해 왔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은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는 것을 선호했다. 여당 또한 이제는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는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재개발과 재건축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후보의 발언이 정책으로 구현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재개발 ·재건축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의 진행은 주택 가격 상승에 기여할 확률이 높다. 재건축·재개발 물건의 가격 자체가 간단하게 보면, 신축 아파트 가격에서 시간 할인과 향후 불입해야 할 건축비를 뺀 값이므로 속도는 시간 할인분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시장의 속설대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와 사업진행은 인근의 주택 가격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공급을 하지 말아야 하나?
토지보상금과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는 분명 단기적으로 인근의 주택시장 및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자극은 그동안 미뤄 놓은 숙제의 대가라고 판단한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라는 큰 흐름 속에서 주춤하는 주택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세는 양질의 공급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토지보상금이 주택시장에 몰리는 것이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인근의 다른 주택 가격을 올리는 것의 원인은 근원적으로 양질의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는 ①수도권 선호 입지에서의 양질의 주택공급 부족, ②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의 가격 괴리율 증가 등이 원인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양질의 주택공급이 구현되고, 동시에 시장에서 선호입지에 지속적으로 신규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다면 토지보상금이나 정비사업의 속도가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긴 어렵다.
미뤄 놓은 숙제의 대가
필자는 주택시장의 단기적인 안정세를 위해 미뤄온 공급의 대가를 치러야 할 시점이 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의 가격 상승을 피하기 위해 공급을 미루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이미 우리는 지난 몇 년간 확인한 바 있다. 장기적인 주택시장의 안정세와 주거안정을 위해서 우리는 공급 발(發) 시장 자극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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