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엇갈린 전망과 행동들...정부가 할 일은
[배상영 부동산학 박사의 집(Home) 이야기] 다주택자는 매도 ‘유보’ vs ‘영끌’은 여전히 매수 이럴 때 정책 예측가능성 및 신뢰도 높여야
주택 시장의 미래에 대한 엇갈린 전망
강도 높은 대출규제로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KB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의 상승률은 지난 9월 마지막 주 전국 +0.55%, 서울 +0.44%를 기록하고는 11월 마지막 주 전국 +0.16%, 서울 +0.14%까지 둔화되었다.
이에 정부는 주택 가격 상승률 둔화에 고무된 분위기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매매시장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11월 실거래의 절반이 직전 거래 대비 보합·하락했다”라고 언급했다. ‘하락 진입 직전’이라는 표현과 경제 수장이라는 지위를 고려할 때 조만간 하락을 자신하는 모양새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2022년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조금은 다른 뷰(View)를 제시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수도권의 2022년도 주택가격 상승률을 5.1%로 추산했고,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전국 +3.7% 상승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수도권 +7.0%, 전국 +5.0%를 추산하는 등 대부분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2022년도 주택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상승률과 소득 대비 주택가격의 레벨, 금리 인상 사이클 및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주택가격의 하락 및 조정 압력이 존재하나, 여전히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고, 향후에도 단기간(2-3년 간) 신규 공급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엇갈린 전망 속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 또한 흥미롭다.
2021년 화제의 키워드 : 다주택자와 영끌
2021년 주택 시장 참여자들 중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영끌 매수자’와 ‘다주택 매도 유보자’다. 행정부는 ‘영끌’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고, ‘다주택’ 매도를 주문한 바 있다.
‘팔라’, ‘기다리라’는 정부의 권고에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
‘다주택자’는 매도 보다는 ‘버티기’ 혹은 ‘증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가 다소 감소했다는 통계가 있으나, 그 폭은 크지 않다. 시장에 매도를 하면서 주택 수를 줄이기보다는 ‘증여’를 통해 주택 수를 줄인 것이 부동산 증여 통계에서 확인된다(최근 몇 년간 급등한 매매 대비 증여 비율은 매도보다는 증여를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에서 찾았던 그동안의 정부의 진단과 2021년도 주택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매도세에 참여한 다주택자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추정한다.
한편, ‘영끌’ 매수는 2021년에도 이어졌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청약과 현재 주택가격의 레벨 등을 고려할 때 주택시장 안정세 및 상승세 둔화를 여러 번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소위 ‘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자본과 대출’을 통해 주택 매수세에 참여했다. 전례 없는 낮은 금리에 힘입어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중저가 시장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들은 지역 내 프라임 입지가 아니라 늘 소외되었던 입지였으며,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덜한 상품들이었다.
정책 변화 기대하는 ‘다주택자’와 시장 강세 전망하는 ‘영끌’
두 주체의 행동을 살펴보면 다주택자는 정책의 지속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영끌’ 매수자는 주택가격의 안정보다는 상승을 예상한다고 볼 수 있겠다.
현재 구현되어 있는 다주택자 대상으로 하는 중과세제 하에서는 다주택자 보유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주택 가격 상승이 뒷받침되더라도 세후 수익률이 매우 낮아져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보유세로 인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이 상황에서 보유를 선택한 기저에는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영끌’은 현재의 강세장의 지속을 전망하는 사람들의 매수세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대출은 강화되고, 청약도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고, 향후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 당장 내 영혼을 끌어 모아 주택을 매수하지 않는다면, 향후에는 매수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영끌’의 배경으로 추정된다.
엇갈린 전망과 행동들, 시장 신뢰도 회복부터
전례 없는 전세/매매 동반 상승장이 나타났던 2021년이 지나가고 있다. 정부는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의지와 주택시장 안정세를 전망하고 있으나, 시장은 정책변화와 주택시장 상승세 지속을 기대 또는 예상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진단, 해법이 있다. 해법을 세제 완화에서 찾기도 하고, 임대사업 촉진에서 찾기도 하고, 공급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시장 참여자들과 눈높이를 맞춰서 정책 변동성을 낮추고, 전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정부의 선결과제가 아닐까 진단한다.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잦은 정책변화에 대한 혼란과 수요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상승 압력이 큰 이슈다. 시장에서 형성된 문제의식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인식하면서 공감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이뤄진다면 시장 참여자들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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