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 퀀트’가 바꿀 IT스타트업의 미래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구글 스토어에 있는 구글 로고. 사진=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구글 스토어에 있는 구글 로고. 사진= 연합뉴스
  • [요약] ‘터보 퀀트’ 기술에 설레는 IT 스타트업
  • 진공 압축의 마법 두꺼운 패딩을 압축 팩에 넣듯, 구글이 데이터를 6분의 1로 줄여 16차선 도로(고사양 GPU) 없이도 8배 빠른 지능의 고속도로를 열었다.
  • 자체 서버 시대 IT 중소기업들은 비싼 서버 월세 대신 500만 원대 고사양 PC 한 대로 거대 AI(LLM)를 직접 운용하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가능해졌다.
  • 스타트업의 꿈의 실현 <더 칼럼니스트>이 꿈꾸는 ‘초개인화 지능형 뉴스룸’처럼, 자본이 없어도 지능만으로 거대 기업과 경쟁하는 혁신적 비즈니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구글 리서치가 내놓은 ‘터보 퀀트’ 기술은 인터넷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기회를 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고사양 PC 한 대만으로 지금의 방대한 AI 작업을 소화할 수 있고, 비싼 월세(서버이용료)를 내지 않고도 ‘자체 서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AI 기술의 민주화’가 또 한 번 거대한 진전을 하게 된다.

AI스타트업이 맞는 엄청난 기회

지난 25일 발표된 내용대로라면 구글의 터보 퀀트는 단순한 AI 성능 향상 그 이상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빅테크들이 구축한 ‘클라우드 제국’의 판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데이터의 포장법’과 ‘수학적 지름길’에 있다. 두꺼운 겨울 패딩을 진공 압축 팩에 넣어 부피를 6분의 1로 줄였다가 나중에 원형대로 펴듯, 저장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법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에 KAIST 한인수 교수팀이 1비트만으로 압축 오차를 교정하는 ‘QJL 기술’을 더해 실용성을 완성했다. 16차선 도로(메모리)를 새로 닦는 대신, 달리는 차를 초소형으로 압축해 데이터가 흐르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인 셈이다.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가 만든 '터보퀀트'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가 만든 ‘터보퀀트’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그동안 AI를 제대로 돌리려면 개별 기업은 감당할 수 없는 서버 비용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클라우드 GPU를 빌려 써야 했다. 하지만 터보 퀀트로 AI가 6배 가벼워지면 굳이 비싼 ‘월세’를 낼 필요가 없어진다. 작은 스타트업도 사무실에 둔 500만 원짜리 고사양 PC만으로 거대 언어모델(LLM) 운용이 가능해진다.

<더 칼럼니스트>가 꿈꿨던 비즈니스의 가시화

이런 변화는 <더 칼럼니스트>와 같은 미디어 스타트업에게 확실한 도약의 기폭제가 된다. 막대한 자본이 없어 꿈만 꿨던 비용 절감, 회원 관리 효율화, 1대1 맞춤형 서비스 등 지능형 비즈니스 모델을 이제는 적은 비용으로도 손쉽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만 명의 구독자 개개인이 읽는 관심 기사의 맥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마치 ‘전담 편집장’이 옆에서 설명해주듯 맞춤형 요약과 심층 해설을 즉각 제공하는 ‘초개인화 지능형 뉴스룸’ 서비스도 더 이상 자본의 벽에 가로막힌 미래가 아니다.

물론 위험해지는 기업도 있다. “저전력 칩”을 무기로 투자받았던 NPU 스타트업이나, 서버를 떼어다 팔던 중소형 클라우드 재판매사들은 고객들이 ‘자체 서버’로 이탈하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역사가 증명하듯, 새로운 기술은 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비용 효율화는 스타트업들이 또 다른 혁신 비즈니스를 시도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구글이 기술을 공개한 의도는

구글이 이 귀중한 기술을 공개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 기술로 AI를 가볍게 만들어라. 대신 그 표준은 우리가 쥐겠다”는 전략이다. 알고리즘으로 하드웨어의 중요성을 낮춰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고 판을 새로 짜겠다는 야심이다.

구글은 오는 4월 23일 브라질 행사에서 논문과 함께 소스코드도 완전히 공개할 에정이다. 그렇게 되면 9월경부터는 이를 내장한 오픈소스 모델들이 세상에 쏟아질 것이다. 모두 구글의 ‘터보 퀀트’ 기술을 내장한 AI 모델들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수익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전 세계 모든 기기(스마트폰, PC, 자동차)에 구글식 AI 엔진을 심어 생태계의 실질적 지배자가 되려 한다. 기존 제국의 구성원들이 이를 손 놓고 지켜보지는 않겠지만, 표준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새로운 기회는 열려 있다. 터보 퀀트의 성능을 100% 끌어내려면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명령어 세트 탑재 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메모리 강자들은 이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차세대 솔루션을 통해 산업 표준을 다시 잡을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특히 터보 퀀트 역시 엔비디아 GPU 위에서 구현되는 만큼, 하드웨어와의 상생적 발전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를 바꿔놓을 미래

터보 퀀트가 일상화되면 비즈니스의 문법이 바뀐다. 하드웨어 장벽에 막혀 포기했던 아이디어들이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재의 AI는 대답할 하기 전에 “생각 중...”이라는 표시가 뜬다. 그러나 이 기술이 적용되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답변이 나오는 속도감을 경험하게 된다. 속보와 분석 칼럼이 동시에 발행되는 시대다.

그리고 단 20W로 고도의 사고를 하는 인간의 뇌처럼, 적은 전력으로 스마트폰 배터리만으로 AI를 하루 종일 돌리는 세상도 오게 될 것이다.

의료(맞춤형 진단), 금융(투자공시분석), 제조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가볍고 영리한 소형 모델(sLLM)들이 속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물론 압축에 따른 미세한 정보 휘발 등 리스트도 해결할 과제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하드웨어를 짓는 대신, 지능으로 효율을 높이자”는 이 거대한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은, 결국 기술의 민주화를 통해 우리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통째로 바꿔놓을 것이다.

이 칼럼을 영상으로 · 2:12 4월 23일 터보 퀀트 소스코드 공개, 엔비디아를 겨냥한 구글의 숨은 전략은?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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