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소나기 미사일’ 쏘고 있을까
[고수석의 통일수첩] 다목적이지만 중국 불만이 커 미사일만 보지 말고 속뜻 헤아려야
1월에 7차례 미사일 발사
북한이 지난 1월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추정) 2발을 발사했다. 1월 들어 7번째(5일, 11일, 14일, 17일, 25일, 27일, 30일)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미사일을 많이 발사한 경우는 드물다.
과거 사례를 빌어 분석하면 ‘내부결속+대미 협상용’이라고 가볍게 해석할 수 있다. 2~3번 정도는 그 분석이 맞을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발사 간격이 너무 짧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추세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왜 그럴까? 7번이나 발사했는데 또 발사할까? 북한의 내외부 사정을 차분하게 따져보면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첫째, 내부적으로 보면 UN대북제재+코로나 19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물자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경 봉쇄로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과 무역이 차단돼 있다. 중국이 UN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지원을 과거처럼 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공염불이다.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을 보더라도 ▶2018년 25억 2831만 달러▶2019년 28억 7888만 달러 ▶2020년 7억 1280만 달러(자료 KOTRA)로 2020년은 전년도에 비해 77.2%p나 줄었다. 2021년은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었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확 줄어들자 북한은 더 고통스럽게 됐다. 중국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월 4일부터 열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북한의 이번 ‘소나기 미사일’은 다목적이지만 특히 중국에 대한 불만 표시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각오한 듯하다. 중국이 ‘남의 잔치상에 재를 뿌리느냐’고 내심 괘씸하게 생각하더라도 섭섭한 것은 섭섭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 이면에 자력갱생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일까? 중국이 경제지원을 하지 않고 애간장을 태우면 자신들이 득달같이 달려갔던 과거를 잊으라는 뜻일까?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가적이고 계획적이며 과학적인 자력갱생을 발표했다.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전략적 관리 아래 국가의 계획에 따른 자력갱생을 말한다. 더불어 과학기술발전을 활용해 원료·자재의 국산화와 재자원화로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다.
자력갱생은 UN대북제재와 코로나 19로 생산 침체와 외화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의 고육책이다. 내부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우선 코로나 19가 진정되기 이전까지 그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북한은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 시즌2도 불만
둘째, 외부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밀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코가 빠져 있다. 바이든 외교의 시험대가 우크라이나 사태다. 푸틴에게 밀리면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낭패다.
북한의 ‘북’자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시즌2’다. 북한이 ‘소나기 미사일’을 감행한 것은 이런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담겨 있다.
결국 북한은 중국·미국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일 중국에 대해 ‘소나기 미사일’의 효과를 봤는지 알 수 없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제24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100년 여정의 첫해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경사”라고 한껏 띄웠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두 당, 두 나라 인민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체육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불만을 어느 정도 수용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준 듯한 뉘앙스다.
올해 북한은 김일성 생일 110주년, 김정일 생일 80주년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끝자리가 0, 5로 끝나는 해를 ‘정주년’이라고 하며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선물’을 줘야 할 상황이다. 이를 생각하면 김 위원장은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자력갱생을 제대로 하더라도 급한 부분은 외부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기 정부가 이런 북한을 정확히 알고 대처해야 한다. 과거처럼 Share 개념으로 접근하면 효과를 보기 힘들다. Partner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남북한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역할을 나눠 협력을 해야 서로의 자존심을 살리면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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