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진격 명령”...준비된 바이든의 ‘함정’은
[신은철의 미국정치 ‘스틸 컷’] 미국, ‘정보전’으로 러시아 손발 묶는 전략 바이든, 미국내 보수 주류 지지까지 얻는 중 푸틴 보다 바이든이 전리품 더 많이 챙길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해 진격 명령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한 것이다. 수일내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향한 진격이 아닌 제한된 무력행사로, ‘침공’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 미국과 EU는 이 지역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만 내렸다.
외교적 해법 물건너 갔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민주당)은 미·러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하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푸틴 또한 정상회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한 만큼, 미·러 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바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예정대로 24일에 유럽에서 만날 예정이다.
한편 푸틴은 국경을 침범했다며 우크라이나의 군용 차량 2대를 파괴해 다섯 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후에, 돈바스 국경(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공화국을 독립국가로 승인하고 평화유지 작전을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병력 투입을 결정했다. 이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범한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하되, 전면적인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부과하지는 않았다.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공격하며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제재를 밀어붙일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으로선 향후 사태가 푸틴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시절에 외교위원으로서 구(舊)소련을 방문하며 관련 이슈를 다루었고, 부통령 시절에도 우크라이나를 자주 방문하며 현지의 상황을 직접 파악했다. 때문에 바이든은 전화통화에서 푸틴이 민스크 협정 내용을 장황하게 언급하는 것에 말려들지 않았다.
미국은 또한 지난해 10월에 고위급 기밀회의를 가진 뒤 병력을 투입하는 동시에 기밀 해제된 정보를 이용하여 러시아군의 동태를 시시각각 공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동맹국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에이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해 11월 17일에 러시아 관련 정보 브리핑을 했고, NATO는 그 브리핑을 계기로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후에도 최신 정보를 공유하며 NATO와 공조하고 있다.
특히 독일 또한 포괄적인 제재를 추진하겠다며 러시아를 압박 중이다. 서방 측이 돈바스 국경의 상황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락하되 미국이 정규병력을 파병하지는 않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현직 정보기관 종사자들은 이번 미국의 정보전을 “쿠바 미사일 위기(1962년) 이래 가장 공격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이번 정보전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응하는 또 다른 한 축이다.
미국의 전략은, 외교전 대신 ‘정보전’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무소속)은 그와 같은 미국의 정보전이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NATO는 냉전이 종식된 뒤 위성 및 항공정찰, 요원을 통한 첩보와 같은 수단을 동원하며 러시아군의 동향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 언론인, 학자, 싱크탱커 등은 공개출처정보(OSINT), 즉 상업용 위성이 촬영한 사진,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 선박·항공기 수송 추적 사이트 등을 활용하며 군대의 움직임을 파악 중이다.
실제로 콜로라도에 소재한 맥사(Maxar)의 위성들이 레치사(벨라루스)의 러시아군 기지를 촬영했고, 미국은 이와 같은 정보를 기밀 해제하고 공개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결과,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서 정보전을 펼치면서, 전쟁을 방지할 수 있다면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킨다’라는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혀왔다. 예를 들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에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서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낱낱이 공개하되,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오판을 했다는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발언했다.
블링컨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이라크 관련 유엔 연설(2003년 2월 5일)을 인용하면서 전쟁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바이든은 이미 지난 18일에 “러시아가 수일 내에 키예프를 공격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어떻게든지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바이든은 정보전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공화당의 기류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같은 해외의 전쟁 이슈는 역대 미국의 국내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을까.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공화당)은 지난 1952년 10월 25일에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공언, 한국전쟁의 장기화에 반대하던 미국 유권자를 결집시켰다. 베트남 전쟁은 1968년 3월 31일에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할 정도로 린든 B. 존슨 전 미국 대통령(민주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공화당)은 미국의 이미지 손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해외이슈를 활용했다.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동시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그 결과 AP의 자체 출구조사 결과인 보트캐스트(VoteCast)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에 백인 복음주의자(evangelical) 중에서 81%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분쟁은 미국의 국내정치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공화당의 주류 보수 또한 바이든의 강력한 대응을 지지한다. 하지만 내부 속사정은 복잡하다.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인디애나· 6선)이 소비에트 연방 해체 직후에 ‘넌-루거 프로그램’을 도입해 구(舊)소련의 핵무기 과학자 5만 8,000명의 재교육을 지원했듯이, 과거의 공화당 주류는 현실주의 성향의 실용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지난 2012년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초선)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롬니가 2010년 7월 5일에 워싱턴 포스트에 직접 칼럼을 올려서, 실전 배치된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2010)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더니, 2012년 3월 26일에는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미국 제1의 지정학적(geopolitical) 적국으로 꼽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오바마 전대통령 시절 최측근 데이비드 엑설로드가 CNN 방송에서 인정했듯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계기로 롬니의 대(對)러시아 강경책이 재조명되고 있다. 롬니 자신도 서방이 NATO를 강화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주장했다. 과거와 다르게 보수 주류들이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는 상황을 이용해 공화당은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를 부각시키면서 바이든을 유약한 대통령으로 묘사하려 한다.
하지만 상황은 공화당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당대표 격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7선)는 바이든의 대응에 박수를 보내면서, 그가 지상군과 스팅어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와 같은 주류의 관점은 바이든의 대응에 관한 미국 시민의 평가와 대체로 일치하기도 한다.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에서 63%가 대(對)러시아 제재를 지지했다. 외교적 해법(57%) 및 우크라이나와 같은 국가의 나토 가입(58%)에 대한 지지율 역시 55%를 웃돌았다. 특히 공화당 등록유권자(지지층) 중에서 53%가 푸틴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요구에 반대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때문에 갈등중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문에 공화당의 내부에 이견이 빚어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 푸틴을 ‘의심할 여지없이 오바마보다 더 강한 지도자’로 묘사했던 적이 있고 트럼프 스스로 항상 푸틴에게 우호적이었다. 그의 캠프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이 2016년 대선 공약에 포함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공화당이 4년 동안 친(親)러 논란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는데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파들은 다시 목청을 높이기 시작했다. 터커 칼슨 폭스뉴스 앵커는 폭스뉴스가 선거음모론과 거리를 두어 트럼프와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과는 별개로, 트럼프 측의 입장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인물이다. 올해 1월 24일에 진행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칼슨 앵커는 하원 정보위원회의 공화당 서열 1위인 마이크 터너 의원(오하이오 제10구·10선)에게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 불충한 행위’라는 주장의 근거를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터너 의원은 “러시아의 탄압을 받는 민주국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맞서야 했다.
그러자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 제14구· 초선)이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는 바이든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은 선거음모론을 지지할 뿐 아니라 미국 좌파 진영의 아이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뉴욕 제14구·재선)을 직접 위협하는 등 위협적인 언행을 일삼아서, 트럼프처럼 트위터 계정이 영구 폐쇄된 인물이다. 플로리다 제7구 선거에 뛰어든 앤서니 사바티니 주(州)하원의원(제32구)도 “공화당을 불간섭을 추구하는 평화주의 성향의 정당으로 변모시켰다”며 트럼프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공화당의 대선 주자들 또한 트럼프와 그의 지지층을 의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득불평등 퇴치,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테크 기업 반독점규제 등을 지지하며 초선 상원의원임에도 차세대 대선 주자로 부상한 조시 홀리 의원(미주리)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및 유라시아 전문가인 셀레스트 월랜더 박사의 국제안보 담당 국방차관보 임명을 반대했다. 월랜더 임명안이 전체 표결 결과 찬성 94에 반대 1로 통과된 후에도, 홀리 상원의원은 “중국 견제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며 자신의 반대 의사를 정당화하려 노력했다.
되살아날 기회잡는 바이든 리더십
요컨대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계기로 정치적 난맥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공화당의 균열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푸틴이 실제로 침공을 강행하면, 바이든은 포괄적인 대(對)러시아 제재와 더욱 강력한 군사대응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역시 독일의 지지를 끌어내어 노르트스트림- 2 송유관을 제재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역으로 푸틴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동의하면, 바이든은 “미군을 해외전쟁에 투입하지 않는 선에서 분쟁을 조정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전체적으로 크림반도를 자신의 영토로 만들고 흑해를 장악하려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이 선을 지키되 러시아의 도네츠크 및 루간스크 독립 승인을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 이후에도 공화당의 분열을 파고들 기회를 갖게 된다. 1년전인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점거폭동이 우크라이나 분쟁과 똑같은 시기에 공화당을 갈라놓은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1년전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은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서열 3위)을 역임하며 거물로 부상해 있었다. 하지만 체니 의원은 2차 트럼프 탄핵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폭동의 진상을 조사하는 하원 특별위원회에 합류했다. 이에 하원 공화당은 2021년 5월에 투표를 실시해서 체니 의원을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축출했다. 한국의 중앙당 격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올해 2월 4일에 체니 의원을 견책하는 동시에, 의사당 점거폭동을 ‘합법적인 정치 담론’으로 규정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면 하원의장에 도전할 수 있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 제23구·8선)는 체니의 경선 상대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분열상을 보였다.
상원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43대)과 매코널이 트럼프를 견제하는 동시에 상원 선거에서 승산을 높이기 위해서 경합주인 애리조나, 메릴랜드, 뉴햄프셔, 버몬트의 현직 주지사들을 차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지금껏 그 누구도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풋볼 스타 출신으로 트럼프의 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허셸 워커가 새로운 경합지역으로 떠오른 조지아의 상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만약에 워커가 본선에 진출한다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파 흑인 남성 대(對) 에반에셀 침례교회의 선임목사(라파엘 워녹)라는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즉 대중성을 갖춘 인물을 투입해 승산을 높이겠다는 매코널 측의 계획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진배없다.
그렇다고 현 상황을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 변곡점’으로 묘사하면서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고 거듭해서 강조하는 바이든이 주류 보수파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까.
실제로 민주당이 2018년에 도시 교외지역(suburbs)을 관할하는 지역구에서 승리하여 하원 다수당을 탈환했거니와 바이든이 존슨 대통령(1964) 이후에 처음으로 교외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온건 보수파들이 미국의 전통 가치관이 걸려 있는 공화당 내부의 갈등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란 핵협상에도 희망의 빛이
이란 핵협상이 양당의 선거전에 미칠 영향 역시 지켜봐야 한다.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에 통과된 이란 핵협상 검토법(2015)에 의거하여 합의안에 대한 평가를 의회에 일임해야 하지만, 공화당은 양원 다수당이었던 2015년에 불승인 결의안을 가결하지 못했다. 또 그때와는 달리 이스라엘의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다. 모사드의 지속적인 공격과 1차 핵협상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늦췄다는 정보부의 평가를 바탕으로 현 이스라엘 정부가 핵협상 복원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야시나)는 미국과의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삼가고 최종 문건 내용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 이달 6일에는 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문제를 상의한 후에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그를 국빈으로 초청할 정도였다.
게다가 미국이 원유(세계 4위)와 천연가스(세계 2위) 매장량에서 최상위권으로 검증된 이란과의 합의를 복원한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유가 상승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열린다. 유가가 하락하며 인플레가 진정된다면 1.9조 달러 코로나 부양책과 같은 재정확장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었다는 공화당의 주장이 설득력을 상실한다.
또한 바이든이 더 나은 재건법(Build Back Better)을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기회도 손에 쥔다. 실제로 그는 지난 10일 버지니아 제7구를 방문하여 더 나은 재건법의 한 조항인 ‘처방약값 인하’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등 재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해서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시 12.1%였던 어린이 빈곤율이 자녀세액공제(CTR) 지급이 만료된 올 1월 이후 17%까지 상승했다고 밝힌 컬럼비아 대학의 조사 결과 또한, 바이든이 원안에 가까운 재정안을 추진할 명분이 될 수 있다.
1982년 중간선거 당시에 하원 공화당 선거조직에서 일했던 낸시 드와이트가 전했듯이, 바이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공화당)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레이건은 1982년 1분기에 10%를 돌파한 실업률 때문에 중간선거 당시에 수세에 몰렸음에도 “공급중심경제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Stay the Course)”고 선언했다. 개표 결과 1954년 1월부터 언제나 하원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하원에서 26석을 늘렸을 뿐 상원 다수당을 되찾지 못하는 바람에, 레이건은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 뇌동맥류와 폐색전증 수술을 받은 데다 당시의 레이건보다도 나이가 많지만, 바이든은 연방정부의 역할에 관한 미국인의 관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요컨대 온건 성향의 주류와 좌파 간의 갈등이 민주당 내부에서 지속되고 있는 것과 같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계기로 공화당의 내분 역시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분쟁 및 이란 핵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와 해외 이슈에 관한 입장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중간선거가 약 9개월 뒤인 오는 11월 8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분쟁이 종식되고 더 나은 재건법 논의에 다시 탄력이 붙으면 바이든이 국정 주도권을 되찾아올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지금은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한다’라는 역사적 추세가 재현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이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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